예정에도 없던 노출연기 때문에 은퇴해버린 우뢰매 데일리.. 지금은 식당 사장님

1980년대 중·후반, 실사와 애니메이션이 결합된 영화 ‘외계에서 온 우뢰매’ 시리즈는 당시 아이들에게 ‘국민 히어로물’이었다.

주인공인 심형래의 ‘우뢰매’ 옆에는 하늘을 날며 악당과 맞서는 여전사 ‘데일리’가 있었다.

긴 생머리에 온몸을 감싸는 타이트한 슈트, 날렵한 액션과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까지, 데일리는 어린이들의 우상이었다.

그 역할을 맡았던 배우 천은경은 당시 그야말로 ‘모두의 첫사랑’이었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이라 팬레터가 집으로 수북이 쌓였고, 어린이들은 극장에 가기 전부터 데일리 복장을 사달라며 부모를 졸랐다.

주변에서는 “소녀시대에 버금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우뢰매 시리즈의 성공 이후 그녀는 영화 ‘소금장수’에서 주연을 맡아 대종상 신인배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까지 인정받았다.

화장품 모델과 각종 광고에서도 활약하며 충무로의 샛별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전성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천은경이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 역시 아버지였다.

영화 제작에 참여하던 아버지를 만나러 갔다가 김청기 감독의 눈에 띄어 ‘데일리’로 캐스팅됐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은퇴의 이유 역시 아버지와 얽혀 있었다.

아버지의 지인이 제작하는 영화에 출연하게 됐는데, 촬영 도중 예상치 못한 노출 장면이 추가됐다.

아버지는 딸을 보호하기 위해 대역을 쓰도록 했지만, 영화가 개봉된 뒤 그녀는 ‘에로 배우’라는 낙인을 피할 수 없었다.

당시 어린 나이였던 천은경은 큰 충격을 받았고, 결국 아버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연예계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시간이 흐른 뒤, 그녀는 “그때 아버지 말씀을 듣고 조금만 더 버텼다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며 “그 시절 아버지에게 가장 죄송하다”고 털어놓았다.

화려한 스크린을 떠난 지 수십 년, 천은경은 지금 서울의 한 한식당에서 새로운 무대를 이어가고 있다.

사장인 그녀는 매일 아침 출근하자마자 김치를 담그고, 반찬을 만들고, 점심시간에는 서빙까지 직접 한다.

손님들이 “김치 맛 때문에 다시 온다”는 말을 들을 때면, 카메라 앞에 설 때와는 또 다른 뿌듯함을 느낀다.

식당 운영을 시작하기 전까지 쉽지 않은 시간이 있었다.

이혼 후 홀로서기를 하며 다섯 번의 사업 실패와 빚, 그리고 암 투병까지 겪었지만, 다시 일어섰다.

“일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다”는 그녀의 말에는, 오랜 시간 버텨온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무게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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