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처럼 충전 가능” 전기자전거 무선충전기 등장

전기자전거를 타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충전기를 휴대하거나, 언젠가 전력이 소진되는 상황을 경험하게 된다. 그런데, 세계적인 자전거 중심지인 네덜란드에서 전기자전거 충전 방식에 대한 새로운 해법을 제시했다. 그것은 바로 무선 충전이다.

‘틸러(Tiler)’라는 팀이 개발한 무선 충전 시스템은 기존 벽면 콘센트 충전기와 견줄 만큼의 성능을 갖췄다.

사실 틸러의 아이디어는 꽤 오랜 시간 연구됐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R&D의 막을 걷고 외부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20년부터다. 이후 유럽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틸러가 선보인 기술은 자전거 브랜드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적용 가능한 무선 충전 방식이다. 기존 모델인 ‘틸러 우노(Tiler Uno)’는 이미 유럽 전역에서 약 25만 km의 주행거리 데이터를 기록한 바 있다.

이번에는 차세대 제품인 ‘틸러 콤팩트(Tiler Compact)’가 출시된다. 이번 신제품은 보다 저렴한 가격, 간편한 설치, 그리고 플릿(공유) 충전 허브로의 확장 가능성을 특징으로 한다. 이는 자전거 공유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들이 무선 충전 인프라를 손쉽게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다.

틸러의 무선 충전 시스템은 구조적으로 매우 단순하다. 두 가지 구성 요소만 갖추면 충전이 가능하다. 현재 시판 중인 전기자전거의 약 80% 이상에 호환된다. 첫 번째 요소는 독특한 형태의 킥스탠드이며, 두 번째는 충전 패드이다.

충전 패드는 고정형 제품으로, 다양한 장소에 설치 가능하며, 사용자가 킥스탠드를 어디에 놓아야 하는지 직관적으로 안내한다. 이 패드는 인근 벽면 콘센트에 연결되며, 하나의 콘센트로 최대 24개의 패드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두 번째 요소인 킥스탠드는 기존 자전거 킥스탠드를 교체해 장착하는 방식이며, 자전거의 배터리 충전 포트에 연결된다. 배터리가 방전됐을 경우, 인근의 틸러 충전 패드를 찾아가 해당 위치에 킥스탠드를 정확히 위치시키기만 하면 된다. 충전 시간은 배터리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틸러 웹사이트에 따르면, 전체 충전 스테이션의 무게는 2kg 이하이며, 최대 150W로 충전한다. 500Wh, 36V 배터리 기준으로 완충까지 약 3.5시간이 소요된다. 방수·방진 등급은 IP67이며, 이는 야외에서도 문제없이 작동함을 의미한다. 충전은 유도 방식(인덕션)을 통해 이루어진다.

틸러는 현재 보쉬, 바팡(Bafang), 야마하 등 주요 제조사와의 호환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브랜드가 추가될 예정이다. 나아가 틸러는 e-바이크뿐 아니라 전동 킥보드, 전동 이륜차로도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도심 내 무선 충전 기반의 마이크로 EV 인프라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기술이 도심 환경에 가져올 변화는 크다. 우선, 도심 도로와 주차장에 충전 포트를 무분별하게 설치하는 일이 줄어들게 된다. 틸러의 패드는 매우 얇고 돌출되지 않아 도시 미관을 해치지 않는다.

또한, 충전 시스템의 경제성과 확장성은 다양한 기업의 관심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제조사에 따르면 틸러 콤팩트의 사전 예약 가격은 €250(약 40만 원) 수준이다. 이와 같은 무선 충전 솔루션은 많은 개인 및 소상공인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현재 틸러 타일과 킥스탠드는 별도 구매가 가능하며, 누구나 구매할 수 있는 상태이다. 따라서, 일정한 허가를 얻은 후에는 개인 차고나 직장 내에 직접 설치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제품은 2026년 여름에 본격 출시될 예정이다.

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