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리뷰가 많을수록 잘 팔릴까?
고객님, 후기 남겨주시면 적립금 드릴게요!
거의 대부분의 의류 쇼핑몰에서 시행하고 있는 고객 리뷰 프로그램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쇼핑몰은 고객들의 리뷰를 1개라도 더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런 기업들의 활동을 보면 구매후기의 중요성에 대해선 모두가 크게 공감하고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과연 리뷰 운영도 잘 하고 있을까? 고객의 후기 작성 유도를 위해 할인, 적립금 등과 같은 많은 자원을 쓰면서, 정작 그렇게 소중하게 작성된 고객 리뷰는 제대로 관리되고 있을까? 오늘은 국내 의류 쇼핑몰의 비정상적인 고객 리뷰 운영에 대해 이야기를 통해 함께 논의해보고자 한다.
1. 일반적인 상품 리뷰
아마존 쇼핑몰의 제품 고객 리뷰 모습이다. 129개의 리뷰가 있는 베스트 상품 중 하나다. 세부 리뷰 평점을 보면 5점 만점을 제외하고 4점, 3점, 그리고 1점 또한 11%나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3점 이하 평점이 32%나 된다.
그렇다면 국내 종합 쇼핑몰은 어떨까? 해외 아마존이라서 그런 거 아니야? 라고 생각할 분들을 위해, 국내 종합 쇼핑몰의 제품 리뷰를 보아도 아래 빨간색처럼 구매 만족도 분포가 일정하게 존재함을 볼 수 있다.
아마존 쇼핑을 포함한 국내 대부분의 종합 쇼핑몰은 위와 같이 다양한 고객의 리뷰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자, 그럼 일반적인 고객 후기를 잠시 뒤로하고 조금 색다른 경험을 해보자.
세상에서 완벽한 제품을 구매하고 싶다면, 대한민국 소호 쇼핑몰로 가자! 거의 만점에 가까운 구매 후기의 제품을 수없이 만나게 될 것이다.
2. 비정상적인 상품 리뷰
유명 A 의류 쇼핑몰 구매후기 리스트이다. 이 정도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제품이 아닐까 생각마저 든다.
마찬가지로 유명 B 의류 쇼핑몰 구매후기 리스트이다.
이런 비정상적인 후기 현상은 쇼핑몰과 고객의 과도한 적립금 혜택 교환이라는 암묵적 동의와 쇼핑몰의 의도적인 부정적 리뷰 관리(자체 검열)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다.
이렇게 만점짜리 리뷰가 많으면 많을수록 제품이 더 잘 팔릴까? 모든 제품 대부분의 후기가 거의 만점! 정치, 종교를 넘어서 죽고 못 사는 연인 사이도 의견 충돌이 있는데, 거의 모든 제품에 대해 이렇게 일치된 만족을 하는 것이 가능하긴 한 것일까? 이번에는 좀 더 황당한 구매후기 관리 모습을 살펴 보자.
3. 고객 후기에 대한 다소 황당한 쇼핑몰 답변
어깨가 이상해요. 세탁하고 옷걸이에 바로 걸어놓은 것처럼요… 어깨랑 팔 이어지는 박음질된 부분이 그렇게 튀어나와 있길래 원래 이런 옷인가 생각했는데 다른 분들 포토후기 보니 제 옷만 그런 것 같네요… 귀찮아서 그냥 입으려고요.
쇼핑몰 답변
안녕하세요 ***입니다.^^*
정성스러운 후기 감사합니다.
*** 상품과 함께 하는 날은 언제나 행운이 따르길 바랄게요. 오늘도 즐겁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이 정도면 거의 고객이 아닌 호갱님(?)을 대하는 수준이 아닌가? 이 쇼핑몰 답변을 만약에 후기를 쓴 고객이 봤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이럴 바엔 답변을 하지 않는 것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든다.
거의 만점에 가까운 구매후기를 자랑하는 쇼핑몰들에서 발견되는, 고객의 불만 리뷰에 대한 쇼핑몰의 무성의하고 다소 황당한 답변들… 진심이든 진심이 아니든, 쇼핑몰이 고객을 대하는 시각이 무엇인지 알만한 대목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이것은 담당자들의 잘못이 아니다. 구매후기 작성 유도보다 어쩌면 더 중요한 구매후기 관리 운영에 대한 중요성을 소홀하게 생각한 경영진의 무지에서 발생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 뿐이다. 하지만 이제 알았으니 개선하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어찌 되었든 고객 구매후기를 하나라도 더 유도하고자 '신상 할인'과 '적립금'과 같은 자원을 써가며 열성을 보이면서 정작 구매후기를 운영하는 모습을 보면 모순이 아닐 수 없다. 동일한 제품을 보면서도 자신이 처한 상황과 경험에 따라 다른 평가를 하는 것이 사람의 특성인데, 획일화된 이런 구매후기에서 만큼은 이 특성이 무시되는 느낌이다.
불만 섞인 고객 후기에 답변하는 상황를 보면 선뜻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인데, 이것이 소위 잘 나간다는 규모 있는 국내 의류 쇼핑몰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사례라는 게 놀랍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또 "고객 후기에 대해 하나하나 답글을 다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인 줄 알아?"라고 반문하는 분들도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과연 그럴까? 온라인 쇼핑몰의 고객 후기 운영에 대해 잘못 알려진 사실을 알아보자.
좋은 고객 리뷰가 더 많이 쌓이면 쌓일수록 더 잘 팔린다?
온라인 쇼핑에 있어서 고객 리뷰가 구매 촉진을 위해 중요하다는 것은 소비자도 판매자도 잘 알고 있다. 이에 미국의 Northwestern 대학의 연구팀은 이러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얻은 온라인 리뷰들과 수백만 개의 고객 참여 데이터를 분석해서 아래와 같은 결과를 내놓았다.
(※ 참고 자료: 5 Online Review Factors that Can Influence Conversion)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고가 제품의 경우에는 가장 높은 전환율을 끌어오기 위해 최소 5개 이상의 리뷰가 필요하며, 저가 제품의 경우에는 대개 2~4개의 리뷰가 강력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프에서 알 수 있듯이, 이보다 리뷰 수가 많이 증가한다고 해서 그것이 곧 판매량 증가와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연구 분석 결과를 못 믿겠다면, 여러분의 쇼핑몰로 돌아와서 검증해보자. 현재의 베스트 상품이 리뷰가 많이 달릴수록 계속 판매량이 증가하는지, 상품의 매출과 구매 후기 증가수와 비교해서 체크해보기 바란다. 아마 구매후기가 일정 수를 넘어가는 순간부터는 위의 통계와 같이 크게 의미가 없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제안 1
이 내용을 바꿔 생각하면, 쇼핑몰 입장에서는 일정 수만큼의 구매후기만 쌓는데 자원을 집중하고 추가적인 고객 리뷰에 있어서는 혜택을 차등 지급하는 형태가 나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기회에 구매후기 혜택에 대한 전면적인 수정을 고민해 봐도 좋지 않을까? (※ 참고: 의류 쇼핑몰 신상품 할인은 왜 하는 걸까?)
제안 2. 부정적인 리뷰는 모두 나쁠까?
높은 평점의 리뷰가 높은 전환율을 끌어온다는 것은 당연한 논리처럼 들릴 수 있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구매 가능성은 제품 평점이 5점 만점에 4 ~ 4.7점을 얻었을 때 가장 높다고 한다. 4.7 ~ 5점 범위의 제품은 “너무나도 만족스럽다”는 내용이지만, 오히려 이 점수가 대부분일 경우 구매 가능성은 위보다 적을 확률이 높다고 한다.
다시 말해, 지나치게 긍정적인 리뷰보다 어느 정도는 비판적인 리뷰가 보다 높은 신뢰감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에서는 부정적인 리뷰의 영향력이 긍정적인 리뷰의 영향력보다 크다고 말하고 있다.
친구 사이에도 본인의 주장에 대해 요목조목 예를 들며 반박하는 친구를 보면 가끔 괘씸한 마음이 들 때가 있다. 리뷰가 많이 쌓인 상황에서 부정적인 리뷰가 달렸다면 참아 볼 수 있겠지만, 제품 판매 초기에 고객 한 명이 남긴 불만 섞인 후기는 정말 삭제하고 싶은 게 당연한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위의 연구 결과에서 보듯 부정적인 리뷰가 모두 나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다른 좋은 리뷰의 신뢰성을 올려주는 효과가 있다. 더 나아가 부정 리뷰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더 많은 매출 상승도 꾀할 수 있는 것이다. 아무리 초기에 부정적인 리뷰가 발생했다 해도 대응 전략에 따라 상황은 180도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의류 쇼핑만큼이나 리뷰의 중요성이 요구되는 배달 음식 앱 서비스의 불만 고객 리뷰에 대한 대응을 살펴보자. 같은 1점짜리 고객 평가였지만 A업체는 판매자가 진심을 다해 답변을 달았다. 그리고 B 업체는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결과는?
A 업체는 이 댓글 이후로도 많은 구매후기가 존재했다. 하지만 B업체는 해당 1점짜리 리뷰를 끝으로 더 이상 리뷰가 달리지 않았다. 여러분 또한 한편으로는 판매자이자 소비자이기 때문에, 잘 생각해보면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고객 리뷰 유치보다 진정성 있는 관리에 전력을 다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두 음식점을 이용해 보지 않은 고객 입장에서 위 두 곳의 대응을 보면 음식점 A에 대해선 오히려 긍정적 생각이 커지고 B에 대해선 부정적 생각이 커지게 되는 것이다. 즉 제품(서비스)에 대한 리뷰를 쓴 고객이 자신의 글을 다시 보지 않을 확률이 높다 하더라도, 잠재 고객은 이런 후기를 자신의 구매 결정 과정에 반영하기 때문에 판매자는 고객의 리뷰 하나하나에 정성을 다해 대응해야 하는 것이다.
한 개의 리뷰라도 더 많이 유치하기 위해 신상 할인을 하고, 후기 사진 하나에도 2천 원 적립금을 지급하는 등 과도한 자원을 투입하면서, 정작 그렇게 중요하게 만들어낸 고객의 피드백을 얼마나 잘 활용하고 있는지 자문해 봐야 한다.
우리의 제품(서비스)에 대해 좋은 리뷰 1개와 불만 리뷰 1개 리뷰가 초기에 달렸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겠는가? 위의 사례를 본 상황에서도 아직도 불만 리뷰를 안 보이게 처리하고 싶은가? 불만 리뷰를 오히려 우리의 진전성을 보여줄 기회로 만들 수 있진 않을까?
제안 3. 황금알을 낳아줄 고객 리뷰 담당자를 채용(지정)해보자
쇼핑몰 운영 초기 판매가 많지 않아 CS 담당 직원의 업무량이 적다고 해서 해당 직원을 다른 업무를 겸하게 하지 말자. 소수의 고객 후기라도 정성을 다해 리뷰 가치를 극대화하는데 업무 시간을 할애하도록 만들어보자.
반면 이미 매출이 많은 기업이라면 기존 CS 직원에게 업무 가중을 시키지 말고 고객 리뷰 전담 인원을 채용해보자. 바야흐로 진정성이 답인 시대다. 비용을 들여 진행하는 그 어떤 효율 좋은 광고 마케팅보다 이들은 여러분의 사업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어 줄 것이다.
원문: 크리에이티브마인의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