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다오에서 먹어본 '밥알 씹히는 빙수'
칭다오 여정 중에 에디터를 입맛을 사로잡은 음식 몇 가지를 소개할까 해요. 특히 한국에선 쉽게 만나기 어려운 대륙의 맛을 느끼고 왔어요.
허니문 디저트
현지인들이 만지티엔핀(滿記甛品)이라 부르는 이곳은 디저트카페예요. 홍콩에 처음 문을 열었고 칭다오, 상해 등 중국 대도시서도 만날 수 있죠.
안쪽 면을 펼치니 더 다양한 디저트들이 펼쳐집니다. 저스트고(Just Go)를 비롯한 여행가이드북엔 "망고, 두리안을 메인 재료로 삼은 디저트가 많다"고 소개돼 있어요.
뭘 고를까 고민 끝에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 2가지를 주문했어요. 두리안 빙수(38위안/약 6400원)와, 두리안 팬케이크(36위안/약 6100원)! 두리안 대신 망고를 올린 메뉴들도 있었지만 한국서 먹기 어려운 두리안 토핑으로 골랐습니다.
10분쯤 기다리니 점원이 먼저 두리안 팬케이크를 내왔습니다. 녹차맛을 떠올리게 하는 초록색이었어요. 한국서 가끔 먹던 연잎밥을 닮은 것 같기도 했고요..
두리안은 저 속에 숨어있겠죠?
딸려나온 나이프로 살살 갈라봤습니다.
그랬더니 햐얀 크림이 눈에 가득 들어왔어요.
눈대중으로 따져보니 대략 70%는 크림이고 나머지가 두리안이었죠. 때문에 입에 넣으면 전체적으로 크림맛이 지배하는 가운데, 문득문득 두리안의 달콤함이 느껴집니다.
냄새가 살짝 거북하다는 이유로 두리안을 싫어하는 분들 많죠? 이 케이크는 그럴 걱정없이 꿀꺽꿀꺽 먹을 수 있겠더라고요.
이어서 두리안 빙수가 나왔어요. 한국에선 빙수 하면.. 고봉으로 쌓은 얼음가루에 온갖 토핑을 올린 비주얼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곳 빙수는 작은 사각그릇에 소박하게 담겨 나옵니다.
자세히 관찰해보니, 이 빙수의 특이점은 여럿이었는데요
일단 그릇 오른쪽 상단의 검은 것은.. 단팥이 아니고 '흑찹쌀'로 만든 토핑이었어요.(어쩐지 뭔가 밥알 같은 게 자꾸 씹히더니..) 살짝 단맛이 났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빙수팥과 비교하면 아주 삼삼했습니다.
또 하나 재밌었던 점은, 저 하얀 부분. 저건 그냥 얼음(또는 우유) 가루가 아니고요 바닐라 밀크라고 해요. 달콤함을 담당하고 있었죠. 비록 연유나 단팥, 시럽같은 게 들어가지 않았어도 단맛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습니다. 뭔가 자연스러운 달콤함이랄까?
여기서 하나 주의할 점!
먼저 먹었던 팬케이크와 달리 이 빙수에선 두리안의 냄새가 확확 느껴집니다ㅠㅠ 바닐라 밀크, 흑찹쌀과 두루두루 섞어서 드셔야 해요.
입가심으로 음료도 주문해봤습니다. 묽은 팥죽을 먼저 붓고, 그 위에 솔티크림을 올린 일종의 밀크티죠. 쌀알과 팥알이 둥둥 떠다니는 검은 부분과, 크림을 빨대로 잘 섞어 먹어야해요.
칭다오 식도락 이야기는 더 이어집니다.
[리얼푸드=박준규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