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발 달린 전우' 군견의 반전 매력

6·25전쟁 때 시작된 군견의 역사 


이젠 ‘애완견’보다 ‘반려견’이라는 단어가 더 친숙하게 느껴질 정도로 개는 생활 속 ‘동반자’가 됐다. 하지만 군에서는 군견이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임무 수행의 듬직한 동반자였다. 미 육군 군사파견대가 연구·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군견의 활약은 6·25전쟁 때부터 시작됐다. 


미8군 예하 26군견대의 군견이 미 40사단과 2사단에 배속돼 400회 이상의 정찰활동을 했는데 개를 무서워했던 중공군에게 상당한 위협이 됐다고. 1954년 우리 공군이 미군으로부터 군견 10마리를 인수해 경비견으로 운영하면서 군 장병과 함께 대한민국을 지킨 군견의 역사는 이어졌다. 

출처: 국방일보DB
놀아주세요~
덩치 큰 셰퍼드 군견도 군견병 앞에서는 귀엽고 순한 양처럼 행동한다.

탁월한 '능력'에 '귀여움'까지 장착 완료!

 

군견의 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인간과 비교했을 때 후각은 1만 배, 청각은 40배 정도 뛰어나다. 1개 대대가 6시간은 걸려야 끝낼 수색작전을 군견 한 마리가 2시간이면 끝낼 정도. 하지만, 군견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런 ‘능력’에다 타고난 ‘귀여움’까지 장착해서다. 


수색이면 수색, 탐지면 탐지, 각종 임무에서 탁월한 능력을 뽐내지만 일상에서는 자신을 보살펴주고 함께 임무를 수행하는 핸들러 혹은 군견병이 놀이공만 던져줘도 금세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개로 변신하며 각종 애교를 선사하기 때문이다.


국내 유일의 국방전문 일간지 국방일보의 카메라에 포착된 군견 사진에는 용맹한 모습만큼 깜찍한 모습도 많다. 

출처: 국방일보DB
우리는 전우
자신의 베레모를 씌운 군견과 포즈를 취한 군견병의 미소에 군견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난다.

최고의 탐지견 란쵸의 '최애템'은 놀이공!


이번에 만난 공군19전투비행단 헌병대대 소속 군견도 마찬가지. 5살 난 래브라도 리트리버 종인 란쵸는 지난 1일부터 사흘간 열린 제6회 관세청장배 탐지견 경진대회 공공기관 부문에 핸들러 이유창 중사와 함께 출전해 ‘폭발물 탐지’ 종목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에는 공군이 개최한 군견경연대회 탐지분야에서 최우수 군견으로 선정됐다. 자타공인 국내 최고의 탐지견이지만, 란쵸가 가장 좋아하는 건 놀이공. 이 중사가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도중에도 놀이공을 물고 끊임없이 주위를 맴돌며 ‘놀자’고 칭얼댔다. 

출처: 이상신 PD
신난닷!
놀이공을 문 채 귀를 펄럭이며 달려오는 란쵸. 신중하게 폭발물 탐지 임무를 수행하던 탐지견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침묵! 소름 돋는 폭발물 탐지견의 숨겨진 능력


그렇다고 란쵸를 평범한 반려견 정도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고도의 폭발물 탐지 능력은 기본. 2시간 30분 가까운 촬영 시간 동안 란쵸는 단 한 번도 짖지 않았다. 


그저 조용한 성격이어서가 아니다. 끊임없는 훈련의 결과다. 흔히 개들은 주인을 부를 때 짖지만, 란쵸 같은 폭발물 탐지견은 폭발물을 찾아도 짖지 않는다. 조용히 탐지한 폭발물 옆에 앉아 주인이 오길 기다린다. 짖으면 그 진동으로 폭발물이 폭발해 위험해질 수 있어 짖지 않도록 훈련받기때문이다. 


탐지견 대부분이 리트리버 종인 이유도 여기 있다. 온순하고 침착해 참을성이 필요한 훈련 과정을 다른 견종보다 잘 견뎌서다. 이처럼 특유의 애교와 귀여움에 탁월한 능력까지 갖춘 군견이 있어 우리는 든든하고 또 행복하다. 

출처: 이상신 PD
함께여서 행복한 우리는 전우
같은 곳을 바라보는 핸들러 이유창 중사와 란쵸, 이들은 전우다.

김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