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박전화·고소에 시달리는 25세 대표, 뭘 만들었길래?

조회수 2020. 9. 21. 18:1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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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대 00과 교수가 성추행을?"..대학 정보 제공 앱 '애드캠퍼스' 유원일 대표

“ㅇㅇ대 ㅇㅇ학과 분위기 어떤가요? 군기는 있나요?”


수시모집, 정시모집 시즌이 되면 대학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수험생들의 질문이 쏟아진다. 자신이 지원하려는 학과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을 만한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대학 홈페이지의 학과 소개란에는 추상적이면서 밝고 긍정적인 내용만이 적혀있을 뿐이다.


2016년 출시된 ‘애드캠퍼스’는 이름의 앱은 정보에 목마른 수험생들에게 작은 ‘오아시스’가 되어 주는 앱이다. 수험생이 학과 생활에 대해서 질문을 올리면, 대학생 선배들이 리뷰 형식으로 설명해 준다.


2017년 11월 기준 가입자 수는 약 50만명. 가입자 5명 중 1명은 하루 한 번 정도는 앱에 접속할만큼 실제 사용률도 높은 편이다.


애드캠퍼스를 개발한 ‘텐덤’의 유원일(25) 대표를 만나 창업 스토리를 들었다. 

지난 10일 합정역에서 유원일 대표를 만났다. 그는 건국대학교 3학년 재학생이기도 하다.

고등학교 시절의 방황


애드캠퍼스는 유원일 대표의 고등학교 시절 고민에서 시작했다. 유 대표는 고3시절, 대학에 가지 않으려고 했다. 어떤 곳인지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대학을 왜 가야 하는지 회의가 들었기 때문이다. 공부에 손을 놨고, 성적은 곤두박질 쳤다.


“6월 모의고사 때는 4등급, 9월 모의고사는 5등급이 나왔어요. 공부를 안 하고 놀기만 했죠. 수능 두 달 남았을 때 3일 동안 가출도 했어요. 그 때 대학가 근처 찜질방에서 생활했는데, 그곳의 대학생들 모습과 대학 잡지를 통해 충격을 받았어요. 대학생은 굉장히 큰 자유와 가능성을 가진 존재였어요. 자유롭게 원하는 공부를 하고 생각을 나눌 수 있죠. 학생사회의 자율성, 캠퍼스 문화 등 대학가의 자유로운 분위기가 멋있어 보였어요. 대학에 너무 가고 싶어졌어요. 그 때부터 다시 공부를 시작했어요.”


대학 입학 후 신입생 때부터 고등학생 대상의 진로교육봉사를 시작 했다. 자신의 경험을 살려 동기 부여를 도와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유 대표는 보다 많은 수험생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애드캠퍼스를 기획했다.


“딱딱한 자료 보다는 친한 형, 누나의 이야기가 더 도움이 되듯이, 재학생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대학에 관심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저희 앱을 이용한 수험생과 대학생 사이의 쪽지상담이 1만3000건 이상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출처: /애드캠퍼스 제공.
애드캠퍼스 애플리케이션 화면

부정적인 리뷰가 중요


애드캠퍼스는 모든 리뷰에 장, 단점을 함께 쓰도록 설정 돼 있다. “비즈니스를 하고는 있지만, 대학 관련 정보를 베풀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정보의 신뢰성에 사회적 책임을 느끼고 있어요.” 명예훼손 이슈도 많다. 대학생이 학교의 군기문화나 악습을 고발하고 교수나 직원들의 비리를 솔직히 적어놓기 때문이다. 유 대표는 실제로 한 달에 한 번씩은 협박전화가 온다고 말했다.


“협박전화는 물론 실제로 고소를 한거나 내용증명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비리를 저지른 교수가 직접 전화를 한 적도 있어요. 하지만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민감한 사안에 있어 정보의 검증을 매우 꼼꼼히 진행하기 때문이죠. 여러 기관에 직접 확인을 거친 후에야 업로드를 합니다. 또한 검증 결과 허위사실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애드캠퍼스가 2016년 말에 500명의 무작위 고교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체조사에서 65.9%로 신뢰도 1위 앱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단 한 번도 마케팅을 제대로 한 적이 없는데 신뢰도 덕분에 고3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 이용자가 점점 늘고 있습니다. 내년 3월 까지 가입자 수 10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애드캠퍼스를 사용하는 수험생들은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감사 메시지를 보내곤 한다. 지금까지 수천 개의 감사 메시지를 받았다. 애드캠퍼스를 이용했던 수험생들은 대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다시 애드캠퍼스를 찾는다. 자신이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수험생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학과 리뷰뿐만 아니라, 멘토링을 자원하기도 한다. 그 중 한 명은 지금 유 대표와 함께 애드캠퍼스의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유 대표는 이를 “선순환”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


애드캠퍼스에는 학교 선생님, 학원 관계자들, 학부모도 있다. 이에 맞춰 멤버십 제도 도입을 검토중이다. 입시철에 맞춰 수험생을 위한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그의 목표는 교육 불평등 해소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현재는 지역격차, 소득격차로 인해 정보의 제한이 많습니다. 지방에서는 입시에 대한 정보를 빠르게 얻을 수 없죠. 서울에 살더라도 부모의 소득수준이 낮아서 소외되는 경우가 많아요. 이렇게 잘 모르는 상황에서 대학을 선택한 후 후회할 수 밖에 없죠. 저희 측 조사에 따르면 대학생의 70%가 대학, 학과 선택을 후회한다고 답했습니다. 저는 교육 불평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싶습니다. 대학 리뷰뿐 아니라 다양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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