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라 왈 “드럽게 야구 못하는” 염 감독을 위한 변명

사진제공 = OSEN

빵 터지는 ‘고소’ 예고

유튜브 채널 ‘스톡킹’의 오프닝 장면이다.

김구라 “오늘 나오시는 분이, 저희한테는 이제 선물 같은 존재가 되기를 바라면서. 저희한테는 뭐 선물이라면 조회수가 잘 나오는 그런 분…. 그게 이제 뭐 선물이겠죠.”

김구라 “인사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차명석 “LG 트윈스 야구단장 차명석입니다. 반갑습니다.

여기까지는 좋다. 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분위기다. 다음이 묘하게 넘어간다.

구라 “저보다 한 살 위시고, 제가 이때만 하더라도…. 염(경엽) 감독은 선수시절에 워낙 우리 프랜차이즈고, 이제 프랜차이즈의 구멍이고….”

오늘은 시작부터다. 역시나 단골의 등장이다. 좌중이 빵 터진다.

이러면 곤란하다. 웃고 있을 수만은 없다. 서둘러 소방수가 등판한다. 차 단장이다. 긴급하게 진화에 나선다.

차단 “잠시만요. 방송 전에 드릴 말씀이 있는데. 염 감독님이 가서 좀 전해 달래요.”

구라 “아, 뭘 전해요?”

차단 “한 번만 더 하면 고소할 거라고. 하지 말라고.”

유튜브 채널 스톡킹

웃음 데시벨이 최고조를 찍는다. 스튜디오가 후끈 달아오른다. 벌써 즐겁다. 흥미진진한 승부(녹화)가 기대된다.

이대로 물러설 채널 주인(?)이 아니다. 단호한 표정이 된다. 회심의 영어 드립이 쏟아진다.

구라 “저는 팬으로서, 그 당시 있었던 팬으로서, 팩트에 대한 감정을 표현하는 건데. 그렇게 말씀하는 건 그냥 유머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제작진은 전혀 돕겠다는 뜻이 없다. 자막 하나를 건다. ‘그것이 바로 사실적시 명예훼손임’.)

차단 “항상 얘기하는 거 보면, 처음에는 안 좋게 이야기하다가, 마무리를 좀 훈훈하게 하는, 염려스러워서 하는 얘기인데, 고소하겠다고.”

구라 “아니, 아니. 정확하게 팩트를 말씀드리는 거지, 제가 뭐 염 감독이 고소할까 봐, 뭐 포장을 하고, 절대 그런 거 아닙니다.”

차단 “어찌 됐던 전해달라고….”

급기야 반격이 시도된다.

구라 “저를 자극하지 말아 달라고 전해주세요.”

유튜브 채널 스톡킹

절대 인정 못하는 ‘염경엽 강타자설’

염 감독의 선전포고는 이유가 있다. 거의 매회 이 채널에서 거론된다. 물론 직접 출연은 아니다. 늘 MC 구라의 멘트 속에 등장이다. 그것도 꼭 안 좋은 기억만 불러낸다.

2개월 전에도 그랬다. 안경현과 최준석 편이다. 이런 제목이 달렸다. ‘염경엽 감독님 보고 계십니까? 구라 형이 할 말 있답니다.’

경현 “(염 감독) 몸이 옛날에도 계속 그 몸이었어요. 웃기는 건 고대에서 3번 타자를 치셨어. 홈런 타자였어요. 말이 안 되는데, 잘했어요.”

이걸 그냥 넘길 리 없다. 회심의 반격이 터진다. 매우 평온하지만, 냉정한 촌철살인이 발사된다.

구라 “그런데 이런 말하면 그렇지만. 우리 개그맨 중에서 옛날에 안 웃긴 사람 없어요.”

좌중의 폭소가 터진다. 그러면서 질타가 이어진다.

구라 “그런 거 얘기를 하지 마요. 뭐 그런 얘기를 하고 앉아 있어~. 아, 뭐, 중학교 때 공부 못 한 사람 어딨어.”

역시 자막이 달린다. ‘나 인천의 자랑 김구라,,, 염경엽 강타자설 만은 절대 인정 못한다.’ 그리고 이런 의문을 제기한다. ‘그는 왜 염 감독에 집착하는가.’

구라 “내가 옛날에 한국 야구 볼 때, 염경환이가 그래서 같은 염 씨라고, ‘이런 염 씨 중에 진짜 드럽게 못 한다고.’ 태평양에서 진짜 성질나잖아. 그거에 대한 화가 있어서.”

분노는 쉽게 식지 않는다. 계속 타오른다.

구라 “고등학생들은 야구를 잘해. 인천고, 동산고. 아니 근데, 나이 먹고 프로라는 사람들이 너무 못하니까. 그중에 핵심이 염경엽이야.”

경현 “이거 경엽이 형이 보시면 안 되는데.”

구라 “아니, 이거는 그 당시 인천 야구를 사랑했던 사람들은 다 알고 있어. 근데 염경엽이 지도자로서 환골탈태한 거지. 우리가 그건 인정한다 이 거야. 하지만 선수로서는 아닌 건 아닌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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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취임은 늘 예상을 깬 파격 인사

사실이 그렇다. 딱히 반박은 어렵다. 김구라의 화(火)가 영 엉뚱하지는 않다.

염경엽(57). 그는 나름대로 유망주였다. 지금은 사라진 이름이다. 태평양 돌핀스에 2차 1번으로 입단했다. 현대 유니콘스까지 10년간(1991~2000년) 현역으로 뛰었다.

포지션은 유격수다. 나름 수비형으로 불렸다. 그러나 뚜렷한 활약은 남기지 못했다. 이근엽에게 치이고, 박진만에게 밀렸다.

“애국가가 나오는데, 전광판에 내 이름이 없더라. 화장실에 가서 펑펑 울었다. 주전 자리 뺏기고 자존심이 상했다. 다 때려치우고 캐나다로 이민 가려고 영주권 심사를 받은 적도 있다.” (2012년 동아일보 보도 중에서)

통산 타율이 2할을 밑돈다. 0.195다. 멘도사 라인이라는 말도 그 무렵에 처음 수입됐다. 팬들에게는 ‘대주자’로 기억된다.

은퇴 후에도 비슷하다. 구단 운영팀으로 발령받았다. 선수단 매니저로 온갖 잡일을 떠맡았다. 한때는 스카우트로 전국을 떠돌았다.

그러다가 코치 자리가 생겼다. 현대, LG, 넥센(지금의 키움)을 전전했다. (내야) 수비와 작전, 주루 분야에서는 괜찮은 실력자라는 평판을 얻었다.

그렇게 4시즌을 보냈다. 결정적인 사건이 생긴다. 2013년이었다. 넥센 히어로즈의 3대 감독으로 취임한다.

당시로는 ‘사건’이었다. 선수 시절 스타가 아니었다. 수석코치 정도가 최대치라고 여겼다. 그런 상식을 깬 파격적 인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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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은 염 감독 덕? 차 단장 덕?

그로부터 12년이 지났다. 히어로즈에서 4년, 와이번스에서 2년이다. 올해 트윈스까지 합하면 꼭 10시즌 동안 지휘봉을 잡았다. 그리고 가장 큰 성과를 남겼다.

간혹 그런 질문을 받는다. 염 감독이냐? 차 단장이냐? 하는 의문문이다. LG의 2회 우승에 누가 더 큰 역할을 했냐는 논쟁에 대한 참전 요구다.

<…구라다>의 답은 간단하다. 그리고 너무 쉽다. “모른다”. 그걸 어찌 알겠나.

너무 성의가 없나? 그럼 조금 바꿔서 말한다. “의미 없는 논쟁이다”라는 답변이다.

무슨 뜻이냐. 각자의 역할이 다르다. 단장은 단장의 일을 잘했다. 또 감독은 감독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둘은 유기적인 관계다. 분리해서 평가할 수 없다. (MLB와는 또 다른 현실이 존재한다.)

감독을 포함해서 선수단을 조직하는 것은 구단 프런트의 업무다. 이들이 그라운드에서 최대의 출력을 내도록 만드는 것이 현장 책임자의 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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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보자. 트윈스가 강팀이 된 원인은 많다. 그중 하나가 박동원의 영입이다.

데려온 것은 단장의 몫이다. 당시에는 몇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그중에 가장 효과적인 스카우트가 이뤄진 것이다. 그 덕에 전력 보강이 됐다.

유니폼을 입힌 것으로 끝날 리 없다. 마음껏 뛰어놀게 만들어야 한다. 가진 실력을 100% 발휘하도록 받쳐줘야 한다. 그건 현장의 일이다.

그게 잘 맞아떨어져야 한다. 그래야 성공적인 결과물을 얻는다. 박해민, 신민재, 오스틴, 손주영, 송승기, 유영찬, 김진성 등등이 모두 마찬가지다. 좋은 재목들이 있었고, 데려왔고, 재능이 마음껏 발휘되도록 만들어줬다.

차 단장은 최고의 프런트가 됐다. 염 감독 덕이 크다. 반대로 염 감독은 이제 명장의 이정표를 바라보게 됐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경력을 이어가고 있다. 역시 차 단장 공이 많다.

단, 그런 점은 있다. (김구라의 표현) ‘드럽게 못하던’ 선수였다. 은퇴 뒤에도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프런트에서는 험한 일부터 시작해야 했다. 코치도 쉽지 않았다.

어렵게 감독 자리까지 올랐다. 그런데 선임 때마다 듣는 표현이 있다. ‘의외’, ‘파격’ 같은 단어다. 그만큼 선입견과 편견이 존재했다. 그걸 극복한 것이 대단한 지점이다. 염 감독이 평가받아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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