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또 실망'…법인세만 더 낼 삼성생명·화재·DB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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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한 자본건전성이 확보된 보험사는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 비율을 완화해 배당가능이익과 법인세를 늘리기로 한 금융당국 개선안을 두고 보험업계와 금융투자업계가 심드렁한 분위기다.
정책 수혜 조건인 경과조치 적용 전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200%를 넘는 삼성생명·삼성화재·DB손해보험 등 선두사들은 이미 넉넉한 배당재원을 확보하고 있어 오히려 법인세만 더 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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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급여력 200% 이하면 당장 수혜 못 봐
넉넉한 자본건전성이 확보된 보험사는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 비율을 완화해 배당가능이익과 법인세를 늘리기로 한 금융당국 개선안을 두고 보험업계와 금융투자업계가 심드렁한 분위기다.
정책 수혜 조건인 경과조치 적용 전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200%를 넘는 삼성생명·삼성화재·DB손해보험 등 선두사들은 이미 넉넉한 배당재원을 확보하고 있어 오히려 법인세만 더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해약환급 준비금 '80%'로 완화
최근 금투업계 등은 보험사 해약환급금 준비금 제도 개선안에 대해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머나먼, 그리고 멀어진 보험사 밸류업'(DB금융투자), '누구를 위한 제도일까'(대신증권), '메인(Main)은 법인세'(SK증권) 등으로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화투자증권은 보험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Neutral)'으로 하향조정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위해 올해 킥스 비율이 200% 이상인 보험사에 대해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 비율을 현행 규정의 80% 수준으로 조정키로 했다. 오는 2029년에는 킥스 비율 권고치 수준 150%인 보험사까지 이 같은 조치가 적용된다.
새로운 회계제도(IFRS17) 시행 후 역대급 순이익을 거두고 있지만, 이에 상응해 많은 해약환급금 준비금을 쌓아야 하는 탓에 배당가능이익이 늘지 않고 법인세 납부액도 감소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는 정부의 증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과 배치된다는 비판에 따라 제도를 개선했다.▷관련기사 : 지급여력 넉넉한 보험사, 배당 늘리고 법인세도 더 낸다(10월1일)
결국, 부익부 빈익빈
금투업계는 배당액 증가보다 법인세 부담만 늘어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킥스 비율 200% 이상 상장 보험사인 삼성화재(278.9%), DB손보(229.2%), 삼성생명(201.5%)은 이미 충분한 배당가능이익을 보유한 데다, 주주환원을 포함한 중장기 자본정책을 제시했던 만큼 제도 개선 수혜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기타포괄손실 확대로 배당재원이 소진된 보험사들은 대부분 킥스 비율 200%를 밑돌고 있어 상황이 달라질 것도 없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현대해상이 개선안 대로 해약환급금 준비금을 80%만 적립할 경우 올 2분기 기준 배당가능이익 추정치가 8220억원으로 현행(-1560억원) 대비 플러스(+) 전환한다. 하지만 이 회사 킥스 비율이 169.7%에 그쳐 결과적으로 변할 게 없다는 분석이다.
결국 배당 가능사들의 법인세 납부만 늘어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기준 생보업계는 5000억원, 손보업계는 4000억원의 추가 법인세를 부담해야 한다고 금융당국은 추산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상당한 금액의 법인세 납부 및 환급 변동으로 보험사 현금흐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어 고도화된 밸류업 계획 발표는 보험업에서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희정 (kh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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