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둥이박쥐, 침습 없이 몸 맞대는 독특한 방식으로 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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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을 맞대는 독특한 방식으로 교미하는 포유류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네덜란드에서 관찰된 '문둥이박쥐'는 생식기관을 문지르는 방식으로 짝짓기를 하는 것이 확인됐다.
그 결과, 문둥이박쥐는 교미 중 수컷이 암컷의 목덜미를 물어뜯었고, 생식기관을 암컷의 몸통에 직접적으로 침투시키진 않은 채 문지르기만 했다.
연구팀은 후속 연구를 통해 다양한 박쥐 종의 생식기관의 형태와 교미 방식을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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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을 맞대는 독특한 방식으로 교미하는 포유류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동물의 또 다른 대체 생식 방법이 확인된 사례다.
니콜라스 파셀 스위스로잔대 교수 연구팀은 박쥐의 비침습적인 성행위를 처음으로 확인한 연구 결과를 21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발표했다. 네덜란드에서 관찰된 '문둥이박쥐'는 생식기관을 문지르는 방식으로 짝짓기를 하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문둥이박쥐의 생식기관이 몸통에 비해 크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일반적인 방식으로 교미가 어렵기 때문에 다른 방식을 찾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연구팀은 네덜란드의 한 박쥐 애호가로부터 문둥이박쥐 생식의 비밀을 풀 수 있는 단서를 얻었다. 이 애호가는 자신의 집 근처 교회 다락방에서 박쥐들이 교미하는 사례 93건을 담은 영상을 촬영해 연구팀에 보냈다. 여기에 연구팀은 우크라이나 박쥐재활센터 등에서 4건의 추가 사례를 분석했다.
그 결과, 문둥이박쥐는 교미 중 수컷이 암컷의 목덜미를 물어뜯었고, 생식기관을 암컷의 몸통에 직접적으로 침투시키진 않은 채 문지르기만 했다. 가장 긴 교미는 12.7시간 동안 지속됐지만 전체 사례 중 절반은 53분 이하였다. 짝짓기 후에 암컷 배의 털이 젖어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연구팀은 수컷의 정자가 배출됐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포유류의 대체 번식 방법의 다양성을 확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동안 수컷의 생식기관은 난자 가까이에 정자를 전달하기 위한 형태로 진화한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문둥이박쥐 사례를 비롯해 이러한 진화모델에 해당하지 않는 사례가 계속해서 발견되고 있다. 예를 들어 참새는 노폐물을 배설하는 데 사용되는 배설강이라는 특별한 구멍을 통해 짝짓기를 한다.
연구팀은 후속 연구를 통해 다양한 박쥐 종의 생식기관의 형태와 교미 방식을 조사할 계획이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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