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 속에서도 빛난 최형우

기아 타이거즈의 2025시즌은 팬들에게 당혹감 그 자체로 다가오고 있다. 작년 통합 우승을 차지했던 자존심 강한 팀이 이번엔 KBO 8위라는 믿기 힘든 성적을 기록 중이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정답은 다들 알고 있다. “부상”이다.
이번 시즌 기아는 그야말로 부상 악령에 시달리고 있다. 개막전부터 김도영 선수가 햄스트링으로 이탈하더니, 박찬호, 나성범, 김선빈, 곽도규, 황동하까지 줄줄이 빠져버렸다. 한 명 돌아오면 또 한 명 빠지는 끝없는 악순환. 경기 전 팬들은 이제 누가 빠졌느냐부터 확인하게 됐다.
최형우, 분노를 넘은 외침

이런 상황에서 41살의 최형우가 나섰다. 사실 KBO 리그에서 이 나이에 주전으로도 뛴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 그런데 이 선수는 지금 리그 전체 타율과 OPS 1위를 기록 중이다. 홈런도 10개나 쳤고, OPS는 무려 1.067. 말 그대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그런 최형우가 부상병동으로 전락한 팀을 향해 쓴소리를 꺼냈다. “너무 짜증 난다. 아픈 건 어쩔 수 없지만, 이제는 핑계를 댈 수 없다. 남아 있는 선수들이 파이팅해야 한다”는 강렬한 메시지. 이건 단순한 불만이 아니다. 최형우는 팀을 책임지는 맏형으로서, 팀이 무너지지 않도록 버티고 있는 중심이다.
부상은 죄가 아니다…그러나 현실은 냉정하다

물론 부상을 당한 선수들을 탓할 수는 없다. 누구도 다치고 싶어서 다치는 건 아니니까. 하지만 경기는 계속되고 있고, 리그는 냉정하다. 언제까지 주전 복귀만을 기다릴 수는 없다. 빠진 자리는 누군가가 채워야 하고, 그 누군가는 아직 프로에서 자신의 자리를 증명하지 못한 루키들이거나 백업 자원이다.
최형우는 바로 그들, 어린 선수들에게 강한 주문을 던졌다. “주전들이 돌아와도 밀려나지 않을 정도로 해야 한다”는 말, 이건 단순한 투지가 아니다. 그 안에는 최형우가 얼마나 간절하게 이 팀의 가을야구를 바라고 있는지, 얼마나 치열하게 매 순간을 뛰고 있는지 드러난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기아의 싸움은 계속된다

여전히 시즌은 남아 있다. 부상 선수들이 조금씩 돌아오고 있고, 남아 있는 선수들도 리듬을 찾아가는 중이다. 최형우 혼자서는 이 팀을 이끌 수 없다. 하지만 그의 존재만으로도 이 팀은 아직 버틸 수 있다. 팬들도 안다. 이 시즌, 최형우 혼자 뛰는 경기들이 얼마나 많은지.
기아가 다시 웃는 날은 반드시 올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엔 최형우의 '쓴소리'마저 따뜻했던 리더십이 기억될 것이다.
올해의 기아는 다르다고 믿고 싶다. 위기가 기회가 되어, 시즌 마지막 날 관중석 가득한 함성과 함께 그라운드에 선 선수들의 표정이 미소로 바뀌기를. 우린 여전히, 기아를 응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