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제비스코가 소액주주 조문원 씨가 제안한 주식분할을 받아들였다. 조 씨는 슈퍼마켓을 운영하며 모은 자금으로 주식 투자에 성공해 '슈퍼개미'로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2:1 액면분할로 발행주식 수가 2배 증가하게 되는 만큼 유동성이 개선돼 주가가 부양될 기대감이 커졌다.
강남제비스코는 26일 부산 엠디엠타워에서 열린 제73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식분할을 위한 정관 변경 안건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정관 변경에 따라 발행 가능한 주식의 총수는 기존 1500만주에서 3000만주까지 증가하며 1주당 액면가는 1000원에서 500원으로 조정된다.
이번 액면분할은 소액주주 조 씨의 제안에 따라 이뤄졌다. 조 씨는 1957년생으로 슈퍼마켓을 운영하며 모은 자금으로 종근당(현 종근당홀딩스)에 투자한 이후 BYC, 방림 지분을 5% 이상 매입해 슈퍼개미로 이름을 알렸다. BYC 사업보고서에는 2020년, 방림 사업보고서에서는 2021년부터 5% 이상 주주로 등재되지 않고 있다.
조 씨의 다음 투자 종목이 강남제비스코다. 지난해 말 기준 지분율 6.54%(42만5316주)를 보유한 5% 이상 취득 주주이며 2021년 7월 4799주(취득 단가 3만1800원)를 사들인 것을 시작으로 매집을 지속해 왔다. 조 씨는 올해 2월 5일 액면분할을 위한 정관변경을 제안했고 2월 18일 강남제비스코 이사회에서 주주제안 내용이 보고돼 주총 안건으로 상정됐다.
조 씨는 강남제비스코의 자산 대비 주가가 낮아 저평가주로 판단하고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강남제비스코 시가총액은 1511억원(코스피 772위)이며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24배에 불과하다. 주가수익비율(PER)은 동일 업종(9.28배)보다 약간 높은 11.40배다.
강남제비스코의 낮은 주가와 대비해 자산은 시총의 몇 배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유형자산은 4039억원이며 내역은 토지 1992억원, 건물 794억원 등 부동산 자산 비중이 크다. 2021년 티케이파트너스와 경기 군포시 안양공장 처분과 관련한 유형자산 처분약정을 체결했다. 매각가는 2000억원이며 계약금 100억원, 중도금 100억원을 선수금으로 받았고 잔금 1800억원이 남았다. 투자부동산의 경우 장부금액은 641억원이지만 공정가치는 2161억원에 달한다.
조 씨는 낮은 PBR에 주목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으나 수익률이 높지 않아 주주제안에 나섰던 것으로 보인다. 액면분할로 유동성이 개선될 만큼 주가 부양 기대감도 높아졌다. 강남제비스코는 현재 보통주 650만주를 발행한 상태이며 2:1 비율로 액면분할해 1300만주까지 증가한다. 신주의 효력발생일은 다음 달 21일이며 매매거래정지기간은 17~23일, 신주권상장예정일은 24일이다.
한편 최대주주의 주식담보대출로 인해 하방 가능성이 작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작년 말 기준 모두 상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주주의 변동을 초래할 수 있는 특정거래 항목을 보면 황익준 대표와 그의 남동생 황익수 씨는 2023년 말 기준 각각 11만7000주, 24만주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질권이 설정됐으나 작년 말 기준 특정거래 항목이 확인되지 않는다.
나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