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대호가 아내 신혜정 씨를 처음 만난 건 스무 살 무렵, 구단 행사 자리였다.
야구 팬으로 참석한 대학생 신혜정 씨를 본 순간, 그는 한눈에 마음을 빼앗다.
마치 테이블 위에만 조명이 켜진 것처럼, 한 사람만 유독 빛나 보였다고.

이대호는 평소처럼 직진했다. 밥 먹자, 영화 보자, 사귀자.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단호한 거절이었다.
덩치가 너무 커서 부담스럽다는 이유였다. 자존심에 깊은 상처를 입은 이대호는 몇 달간 연락을 끊었다.

그러다 우연히 친구를 통해 다시 연락이 닿았고, 이번엔 전략을 바꿨다. ‘친구로 지내자’. 그렇게 1년간 친구로 지내며 함께 밥을 먹고, 데이트도 하고, 심지어 다른 사람을 소개해주기도 했다.
그 시간이 차곡차곡 쌓이며 신혜정 씨의 마음도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결국 두 번째 고백엔, 웃으며 “그래”라는 답이 돌아왔다.

두 사람의 관계를 더 단단하게 만든 건 21살 때의 일이다.
이대호는 무릎 부상으로 선수 생명이 위태로웠던 시기를 겪는다. 가족이라 부를 사람이 없던 그는, 그저 곁에 있어주겠다는 여자친구의 헌신에 매일 눈물이 났다고 했다.
수술이 예정 시간보다 3시간이나 길어지며 걱정 속에 대기했던 그녀는, 하루만 머물 계획을 미루고 끝까지 곁을 지켰다.
소변통을 처음 받아본 것도, 퉁퉁 부은 얼굴을 바라보며 안쓰러워했던 것도 그녀였다.

이대호는 말했다. “그 순간 느꼈다. 평생 눈물 흘리게 하지 않겠다고. 이 사람만은 내가 지켜야겠다고.”

하지만 사랑한다고 바로 결혼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그땐 연봉이 2,000만 원. 그는 늘 생각했다.
‘성공해서 꼭 이 사람과 결혼하자.’ 그 마음 하나로 8년을 연애했고, 2009년 드디어 결혼에 골인했다.

결혼 후에도 아내는 늘 그의 옆에 있었다. 경기로 늦게 귀가하는 날에도 먼저 자는 일이 없었고, 하루 10번 영상통화로 서로의 일상을 챙겼다.
결혼 13년 차가 된 지금까지도 단 한 번의 부부싸움 없이 살아가고 있다.
이대호는 말한다. “내 사람이니까, 아껴줘야죠. 싸울 이유가 없어요.”

무려 총 연봉 400억 원.
‘조선의 4번 타자’로 불렸던 이대호의 커리어는 화려했지만, 그 안에서 조용히 함께 걸어준 한 사람이 있었다.
남들 눈엔 대형 타자였지만, 신혜정 씨 앞에서는 그저 ‘지켜주고 싶은 한 남자’였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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