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칩 라이선스' 놓고 英·美 기업 갈등...Arm vs. 퀄컴

조회 6592024. 10. 27.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미국 반도체 제조업체 퀄컴
Arm, 퀄컴에 '칩 설계 라이선스' 취소 통보

반도체 칩 설계 라이선스 문제로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암)과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 퀄컴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Arm이 자사 지적재산을 활용해 칩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한 라이선스(허가)를 취소하겠다고 퀄컴에 통보한 것.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Arm은 이 같은 내용의 '아키텍처 라이선스' 계약을 취소하기 위해 60일 전 이를 퀄컴에 통보했다.

Arm은 "협력사들과 30여년 간 구축해 온 독보적인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며 해당 내용을 통지했다고 인정했다.

반면, 퀄컴은 "Arm이 높은 사용료를 받기 위해 근거 없는 위협을 가하고 있다"면서 "법적 절차를 방해하기 위한 시도로 보이며 라이선스 종료 요구는 완전히 근거가 없다"고 맞섰다.

퀄컴 입장에서는 삼성전자 갤럭시를 비롯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프로세서를 매년 수억개씩 판매하고 있다. 때문에 라이선스가 취소되면 제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대규모 손해배상액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양사 간 법적 분쟁은 2021∼202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퀄컴이 2021년 Arm 라이선스를 보유한 칩 설계회사 '누비아'를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Arm은 2022년 주요 고객사인 퀄컴이 계약을 위반하고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고소했고, 퀄컴도 맞고소한 상태다.

퀄컴은 퀄컴은 누비아의 마이크로프로세서 설계를 스마트폰용 스냅드래곤 칩에도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누비아의 마이크로프로세서 설계는 퀄컴이 마이크로소프트(MS) 등에 판매하는 이른바 인공지능(AI) 개인용컴퓨터(PC)용 칩 핵심이다.

하지만 Arm은 퀄컴의 라이선스 침해라면서 기업 인수 전 만들어진 누비아 설계를 파기할 것을 요구했다. Arm의 승인 없이는 누비아의 설계가 퀄컴으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양사가 합의에 이르지 못한 가운데 누비아의 라이선스는 지난해 2월 종료됐다.

퀄컴은 Arm과의 기존 계약이 누비아에도 적용된다는 입장인 반면 Arm은 계약 조건 재협상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들은 "퀄컴이 Arm 아키텍처를 맞춤 제작할 수 있는 권리를 갖되 누비아보다 높은 사용료를 지급하는 식으로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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