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이스라엘, 유령회사 세워 '삐삐 폭탄' 직접 만들어"

장연제 기자 2024. 9. 19.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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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 연합뉴스〉
레바논 곳곳에서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쓰는 무선 호출기, 이른바 '삐삐'가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해 대규모 사상자를 낸 가운데, 배후에 이스라엘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이스라엘이 수년 전부터 유럽에 유령회사, 즉 페이퍼 컴퍼니를 차려놓고 폭발물과 기폭장치를 심은 '삐삐 폭탄'을 만들어 헤즈볼라에 파는 데 성공했다는 겁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현지시간 18일 전현직 국방·정보 당국자 12명을 인용해 이번 폭발은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오랫동안 준비해 온 작전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레바논에서는 전날 오후 헤즈볼라 거점을 중심으로 수천 개의 삐삐가 한꺼번에 터지면서 3000여 명의 사상자가 나왔습니다.

사상자 가운데 대다수는 헤즈볼라 조직원이었지만, 어린이 등도 죽거나 다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대만 업체 골드아폴로의 상표가 새겨진 해당 삐삐가 헤즈볼라에 전달되는 과정에서 누군가 삐삐에 폭발물과 기폭장치를 심었을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실제로 골드아폴로 측은 해당 기기를 제조한 것은 헝가리 업체 'BAC 컨설팅'이라며 골드아폴로는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상표 사용을 허락했을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대만 당국도 해당 삐삐가 대만에서 만들어진 제품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헝가리 정부는 BAC 컨설팅은 무역중개회사일 뿐 자국 내 제조시설이 없다며 "문제의 기기들이 헝가리에 있었던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뉴욕타임스는 정보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BAC 컨설팅은 이스라엘이 위장을 위해 세운 페이퍼 컴퍼니에 불과하며 무선호출기를 만든 건 이스라엘 정보 당국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BAC 컨설팅 외에도 최소 2개의 페이퍼 컴퍼니가 추가로 설립됐고 2022년 여름에도 폭발물이 숨겨진 삐삐가 헤즈볼라 측에 소량 공급된 적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동안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휴대전화 해킹을 우려해 무선호출기 사용을 늘려왔습니다.

레바논 당국은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하며 보복을 예고한 상태입니다.

다만 이스라엘은 이번 폭발 사건에 대해 부인도 인정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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