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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바뀐 얼굴, 더 바뀐 실내'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 [시승기]

조회수 2023. 5. 31.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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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모빌리티가 주력 상품인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에 '쿨멘(CULMEN)' 시리즈를 더했다. 프랑스어로 '산 꼭대기'를 뜻하는데, 과연 이런 이름이 붙을 만한 차일지 1박 2일 동안 강원도 일대를 누비며 시승해봤다.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

가장 큰 변화는 외모다. 앞쪽의 육각형 라디에이터 그릴은 한층 선명한 팔각형으로 재탄생했는데, 굵직한 가로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강인한 인상을 더했다. 헤드램프도 요즘 트렌드에 맞게 좀 더 얇아졌고, HID 램프에서 풀 LED로 변했다. 안개등 역시 세로형에서 가로형으로 바뀌고, 범퍼도 보다 각지게 만들고 차체 색상과 다르게 투톤으로 처리해 오프로더 느낌을 강화했다.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 실내

실내도 많이 달라졌다. 이젠 제법 최신 자동차스럽다. 가장 큰 변화는 9.2인치에서 12.3인치로 커진 센터 디스플레이다. 기존에도 작은 크기는 아니었지만, 대시보드 상단에 '팝업' 스타일로 바뀌며 더욱 세련된 느낌이다. 그 아래 위치한 공조 조작계도 마찬가지다. 비상등과 에어컨 켜기/끄기, 바람세기 조절을 제외하고는 모두 터치 버튼으로 대체됐다.

아쉬운 점은 전체적인 조화다. 하나하나 각 부분을 떼어놓고 보면 괜찮은데, 이 요소들이 함께 모이니 어울리지 않는다. 뭐랄까 통일성 없이 중구난방인 느낌이다.

센터 디스플레이는 사각형에 검은색 테두리가 적용됐는데, 공조 조작계는 육각형에 은색 테두리다. 디스플레이와 공조 조작계 및 송풍구는 반짝이는 검정 플라스틱으로 마감해 놓고, 막상 전면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구멍이 송송 뚫린 회색 가죽이다. 커스터마이징 사양인 플로팅 무드 스피커와 암레스트의 빌트인 공기청정기도 과한 느낌이다. 좋은 사양을 넣고 싶은 KG의 마음은 이해되지만, 너무 많은 요소들이 어수선하게 들어간 듯하다.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 실내

파워트레인은 기존과 동일하게 2.2 디젤 엔진과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 조합이다. 숫자상 성능은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kgfㆍm다. 디젤 엔진답게 최대토크가 1600rpm부터 발휘된다. RPM을 높이지 않아도 육중한 덩치를 가뿐하게 움직인다.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얌전하게 힘을 내는데, 실내로 유집되는 진동도 심하지 않아 만족스럽다.

승차감도 높은 점수를 주고싶다. 별도로 판매되는 오프로드용 쿠퍼 타이어가 적용됐음에도 트럭을 탄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비결은 후륜에 적용된 5링크 서스펜션이었다. 리프 스프링보다 적재 용량에서 200kg 손해를 보지만, 훨씬 우수한 승차감을 얻을 수 있다.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

과속방지턱을 넘는 실력은 수준급이다. 적재함에 짐이 실리지 않아 방지턱을 넘을 때 충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부드럽고 안정적이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쇼크 업소버 내부 부싱을 교체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비록 큰 변화는 아니지만, 그만큼 승차감에도 신경 쓰고 있다는 노력이 엿보인다. 짐칸 아래 커다란 고무 마운트를 넣어 짐칸의 흔들림이 실내로 유입되지 않는 점도 만족스럽다.

주행 보조 사양도 다양하다. 특히, 이전 모델에 없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드디어 지원된다. 여기에 후측방 경보나 차로 유지 등 기존 사양까지 빠짐없이 탑재했다. 픽업트럭의 경우 고속도로에서 추월 차선에 들어갈 수 없는 만큼 차선 변경 없이 쭉 달리는 경우가 많은데, 피로를 확실히 덜어줄 수 있는 구성이다.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

다음으로 짧은 오프로드 시승길에 올랐다. 아스팔트를 벗어나 흙을 밟고 있는 모습은 마치 제집에 온 것처럼 편안해 보였다. 센터 콘솔의 다이얼을 돌려 4H모드로 설정하고 출발하니 꽤 가파르고 미끄러운 흙길에서도 미끄러짐이나 흔들림 없이 꾸준하게 나아간다.

후륜에 적용된 5링크 다이내믹 서스펜션은 불규칙한 노면에서도 바퀴가 바닥을 잘 붙잡고 있도록 돕는다. 시승 도중 낙석 구간을 만나 도로 끝에 아슬아슬하게 붙어야 했는데, 운전자의 불안한 마음과 달리 쿨멘은 별다른 어려움 없이 달렸다. 시승차는 어드벤처 패키지와 다이내믹 서스펜션이 적용돼 일반 모델보다 차체가 높아 험로에서도 바닥이 긁힐 염려가 없다.

내리막길에서는 힐 디센트 컨트롤(HDC)의 도움을 받았다. 직접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약 10km/h의 속도로 꾸준하게 내려가 준다. 전방 노면 상태와 현재 주행 속도, 좌우 도로 폭 등 신경 쓸 부분이 많은 오프로드에서 브레이킹 하나만 도와줘도 부담이 상당히 줄어든다.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

직접 느껴본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은 이미 검증이 끝난 차체와 파워트레인을 유지하면서 실내외 디자인 변화와 다양한 사양 추가를 통해 상품성을 끌어올렸다. 특히, 눈에 보이지 않는 차체 곳곳에도 신경을 써 작은 변화로 큰 효과를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줬다.

그럼에도 이 차에 '쿨멘'이라는 거창한 이름 붙어야 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KG모빌리티는 쿨멘이 '프리미엄' 라인업이라고 강조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디자인 패키지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된다. 쉐보레의 '하이컨트리'나 GMC의 '드날리', 지프의 '트레일호크'처럼 오프로드에 특화된 사양을 추가했다면 어땠을까 싶다.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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