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가 직접 개발..바이폴라 니켈수소 배터리 경쟁력은


최근 전기차는 판매량이 늘면서 또 다른 도전을 받고 있다. 바로 자원 조달이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리튬, 니켈, 코발트 등은 자원이 한정돼 천정부지로 가격이 치솟는다.


이런 점에서 지난해 토요타그룹에서 하이브리드 전용으로 직접 제조한 '바이폴라 니켈-수소 메탈(NI-MH)' 배터리가 주목을 받고 있다. 계열사인 토요타쇼기가 셀부터 팩까지 제조하는 바이폴라 니켈수소 배터리는 효율성뿐 아니라 저렴한 가격이 장점이다. 리튬 대신 가격이 훨씬 싼 니켈을 사용해서다.

최근 출시된 토요타 크라운 크로스오버와 렉서스에는 기존의 니켈-수소 배터리를 개량한 바이폴라 니켈-수소 배터리가 장착되었는데 고급 모델, 고연비 중심 모델에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적용해왔던 것과 반대되는 행보로 점차 라인업 전반에 니켈-수소 배터리를 확대 탑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니켈수소 배터리는 메모리 현상이 있어 주기적인 충방전이 일어나지 않으면 수명이 대폭 감소하는게 단점이다. 소재 특성상 충방전 중 열발생과 오래 사용하면 나타나는 부풀음(스웰링) 문제도 남아있다. 대신 니켈수소는 리튬이온에 비해 폭발이나 화재 같은 사고에 안전성이 뛰어나다.


ZVW51(리튬사양)과 ZVW50(니켈사양)의 연비 차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대신 리튬이온에 비해 효율성은 떨어진다. 니켈수소가 적용된 모델의 연비가 소폭 낮다는 점이다. 실제 일본 실연비 비교사이트 e-nenpi에 올라온 자료에 니켈수소 배터리가 장착된 프리우스 S는 24.09km/L를 기록했다. 대신 리튬이온 배터리가 장착된 모델은 25.3km/L로 소폭 연비가 좋았다.


2010년대 초반 한국에서 하이브리드 시대를 연 프리우스 3세대 모델에는 니켈-수소 배터리가 적용됐다. 출시된 지 10여 년이 넘은 현재 관련 동호회에서는 여러 증상을 볼 수 있다.


20만~30만km 혹은 10년 이상 지난 차량에서 하이브리드 시스템 경고등 점등, 스웰링, 충전 불가, 시동 불능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된다는 것. 차령이 10년이 넘은지라 관리 상태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토요타는 “온도의 편차가 심한 지역에서 니켈수소 메탈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비교적 낮아 성능 저하 폭이 적어 사계절 편차가 큰 한국 환경에 적합하다”고 주장한다. 눈이 많이 오는 추운 지역에는 이런 상황에 유리한 니켈수소 메탈 배터리를 적용한다는 것.

당연히 가격이 비싼 리튬이온 배터리가 니켈수소 보다도 성능이 좋고 크기가 작아 패키징이 용이한 장점이 있다. 실제로 프리우스V의 7인승 모델은 3열 시트 공간탓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적용하기도 했다.


리튬은 분명한 장점이 있다. 800V 그 이상까지 사용할 정도로 전압도 높을 뿐더러 가볍고 메모리 현상도 없다. 기존 단점이던 냉간 성능도 크게 개선됐다. 그탓에 전기차 배터리의 주류로 자리 잡으면서 수요가 계속해서 많아지고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그런점에서 비교적 가격 메리트가 있는 니켈-수소를 리튬만큼 고출력으로 사용하도록 개량한 것이 바이폴라 배터리다.

2021년 출시된 토요타 프리우스 C(아쿠아) 2세대에 최초로 적용된 바이폴라형 니켈수소 배터리는 말 그대로 바이폴라(쌍극) 방식이다.  기존의 니켈수소 전지처럼 셀 사이를 커넥터 등으로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셀끼리 직접 연결한다.


커넥터에 의한 전류, 전압을 조절할 필요가 없고 높은 전력을 셀모듈 안으로 단번에 흘려보낼 수 있다. 이 설계로 셀 모듈의 크기를 줄일 수 있어 부품 개수를 줄이고 기존 니켈수소 배터리에 비해 고전압을 사용할 수 있다.

구형 아쿠아에 탑재되어 있던 니켈수소 배터리가 120셀이었던 것에 비해 바이폴라는 168셀로 늘어났다. 셀 당 출력이 1.5배, 같은 크기에 1.4배 더 많은 셀을 탑재할 수 있다.


기존 520V로 구동되던 시스템이 580V로 작동한다. 토요타의 주장에 따르면 기존에 사용하던 니켈수소 대비 약 2배의 고출력을 달성했다. 이를 통해 리튬-이온에 비해 저전력으로 작동해 연비에 다소 불리했던 점을 개선한 것이다.

21년식 이후 모델부터 연비가 평균적으로 상승한 모습

2세대 프리우스 C(아쿠아)는 일부 사양에 바이폴라 니켈수소 배터리를 장착하면서 연비를 20% 개선해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바 있다.

현실적으로 리튬이온 배터리는 전기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계속 가격이 상승할 요인이 여럿 있다. 그런 점을 해결하기 위해 배터리 업체들은 보다 저렴한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 배터리를 개발 중에 있다.


토요타는 그 중 하나의 대안으로 자사에서 직접 바이폴라 니켈수소 배터리를 개발해 양산까지 했다는 점에서 경쟁사에 비해 확실한 절대 우위 요소를 확보한 셈이다.


김태현 에디터 th.ki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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