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오히려 좋아”… 삼성 ‘러브콜 폭주’, 전 세계서 ‘수조 원’ 싹쓸이

삼성중공업 FLNG 수요 확대 / 출처 : 연합뉴스·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글로벌 LNG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전 세계 LNG 물동량의 20%가 통과하는 이 요충지가 막히면서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발 LNG 수출에 차질이 빚어졌다.

특히 카타르에너지는 라스 라판 시설이 이란 공격으로 피해를 입자 ‘불가항력’ 선언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사실상 공급 계약 취소를 시사하는 대목이다.

에너지 시장의 급격한 재편 속에서 한국 조선업계가 주목받고 있다.

중동 대신 미국·호주 등 안전한 LNG 공급처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부유식 LNG 생산설비(FLNG)와 저장·재기화설비(FSRU)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전 세계 FLNG 10기 중 6기 수주한 ‘독보적 강자’

FLNG / 출처 : 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은 FLNG 시장에서 압도적 지위를 구축하고 있다. 전 세계에 발주된 FLNG 10기 중 6기(60%)를 수주했으며,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1기를 수주해 한국 조선업계가 사실상 시장을 장악한 상태다.

FLNG는 1기당 3조 원 안팎으로 조선업계에서 ‘잭팟’으로 통한다.

삼성중공업의 파이프라인은 더욱 두터워지고 있다. 이탈리아 에너지 기업 에니는 최근 베네수엘라 페를라 필드에 연산 350만 톤 규모 FLNG 1기, 모잠비크에 600만 톤 규모 FLNG 1기를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에니는 이미 삼성중공업으로부터 2기를 수주해 2021년 1기를 인도받았으며, 나머지 1기인 코랄 노르트는 현재 거제에서 건조 중이다.

미국 델핀 미드스트림이 주도하는 델핀 LNG 프로젝트는 더욱 구체화하고 있다. 미국수출입은행은 최근 약 14억 달러(약 2조 1,000억 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공식화했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 멕시코만 해상에 최대 3기의 FLNG를 설치해 연간 최대 1,320만 톤의 LNG 생산능력을 갖추는 사업으로, 삼성중공업이 이미 LOA(기본양해각서)를 체결한 상태다.

“생산량 늘려야 할 수준”… 연간 1~2기 목표 상향 압박

FLNG / 출처 : 삼성중공업

업계는 삼성중공업의 생산능력 확대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이 매년 1~2기의 FLNG 건조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생산량을 늘려야 하지 않나 싶을 정도의 파이프라인”이라고 평가하며 “전쟁으로 단기에는 물동량 감소를 우려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좋은 환경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LS증권은 삼성중공업을 “FLNG 시장 내 압도적 지위가 두드러지는 최우선 투자 종목”으로 선정했으며, JP모건은 “수익성 높은 FLNG와 LNG선 중심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며, 약 65억 달러 규모의 미국 차세대 군수지원함 사업이라는 대형 모멘텀을 앞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중공업은 2026년 수주 목표를 전년 99억 달러 대비 40% 상향한 139억 달러로 설정했다. 올해 현재까지 누적 수주는 8척(LNG 3척, 에탄 2척, 컨테이너 2척, 원유 1척) 총 19억 달러를 기록했다.

글로벌 선주들의 본격적 발주 반등이 기대되는 가운데, 지정학적 위기가 한국 조선업계의 중장기 성장 동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시장은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