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녀’ 머스크도 한국 출산율 걱정 “그러다 인구 3분의 1 된다”

11명 자녀 둬…“장기적 위협은 세계 인구 붕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29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에 화상으로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리야드/로이터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저출생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한국을 언급하며 “현재 출산율을 기준으로 하면 한국 인구는 지금의 3분의 1, 어쩌면 훨씬 적은 인구가 남게 될 상황으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29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에 화상 대담자로 깜짝 등장해 “대부분의 나라가 출산율을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로 생각해야 한다고 본다”며 이렇게 말했다. 머스크는 이날 연설에서 “단기적으로는 인공지능(AI)이 가장 심각한 위협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세계 인구 붕괴”라고 강조하며 이렇게 밝혔다. 한국은 지난해 기준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이 0.72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머스크는 이어 “유럽은 현재 인구의 절반 정도, 어쩌면 훨씬 더 적어질 수도 있다”며 “출산율이 갑자기 여성 1인당 (합계출산율이) 2.1명인 안정세로 돌아가지 않고 현재의 ‘복리 효과’가 계속된다면 정말 많은 나라가 3세대 안에 (인구가) 현재 규모의 5% 이하가 될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이는 매우 큰 문제”라고 했다.

머스크는 그러면서 “새로운 인간을 만들지 못하면 인류는 존재하지 않으며, 세상의 모든 정책은 의미가 없다”며 “직접 실천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 않느냐. 그래서 저는 아이를 많이 낳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아이를 많이 낳으라고 권한다”고 했다.

머스크는 저출생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자주 표현해왔다. 2021년 그의 재단이 텍사스대학교에 출산율과 인구 추세를 연구해달라며 1000만달러(약 138억원3100만원)를 기부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여러 해 동안 “인구 붕괴는 인공지능 다음으로 문명에 두 번째로 큰 위험”(2020년 7월)이라거나, “아이를 갖는 것은 국가적 비상사태로 간주돼야 한다”(2024년 6월)는 글을 올리며 저출생 문제를 부각했다. 또 자신의 정자를 기증하겠다고 공개적인 입장을 표해오기도 했다.

머스크는 지금까지 총 11명의 자녀를 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첫 부인인 작가 저스틴 윌슨과의 사이에서 아들 5명을 낳았고, 여자친구였던 캐나다 출신 가수 그라임스와의 사이에서 아들 2명, 딸 1명을 뒀다. 자신이 운영하는 기업 뉴럴링크의 여성 이사 시본 질리스와 사이에서도 아이를 낳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뉴욕타임스는 머스크가 최근 텍사스주 오스틴에 1만4400제곱피트(약 404평) 규모의 저택을 포함한 ‘가족 주거 단지’를 꾸려 자녀들을 거주하도록 할 계획을 측근들에게 밝혔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