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19세·21세 듀오, 중동 늪축구를 찢었다 [카타르월드컵]
잉글랜드의 19세·21세 듀오가 이란의 ‘중동 늪축구’를 찢었다.
잉글랜드는 21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칼리파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B조 1차전 조별리그 경기서 골 폭죽을 터뜨리며 6-2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잉글랜드는 1승으로 조별리그 첫 경기를 순조롭게 시작했고, 이란은 3실점을 하면서 1패를 당했다.
잉글랜드의 경기 승리는 2000년 이후 출생 신성들이 이끌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2003년생 주드 벨링엄(19)은 깔끔한 헤더로 전반 35분만에 자신의 A매치 데뷔골을 선제골로 장식했다. 윙포워드로 선발 출전한 2001년생 부카요 사카(21)는 전반 43분 팀의 2번째 골, 후반 17분 4번째 쐐기골인 동시에 멀티골을 완성하며 승리를 견인했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에 따르면 벨링엄은 이 골로 19세 145일의 나이로 월드컵 득점을 올려 지난 1998 프랑스 월드컵 당시 마이클 오언(18세 190일)에 이은 잉글랜드 월드컵 최연소 득점 2위 기록을 세웠다.
사실 경기 전만 하더라도 잉글랜드가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들고 나올 이란의 이른바 ‘늪축구’에 고전할 것이란 전문가 예상이 많았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 부임 이후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실리적인 축구를 펼쳐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잉글랜드지만 수비력이 강한 팀을 상대로는 고전했던 게 사실. 지나치게 케인에게 의존되어 있는 득점원도 약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19세 벨링엄과 21세 사카가 경기를 지배했다.
잉글랜드는 4-2-3-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골키퍼 장갑은 조던 픽포드가 꼈고 루크 쇼-존 스톤스-해리 매과이어-키어런 트리피어로 포백 라인을 구성했다. 미드필더진은 데클런 라이스-주드 벨링엄이 중원을 구성했다. 윗선에서 원톱을 뒷받침하는 공격 조합은 라힘 스털링-부카요 사카-메이슨 마운트로 구성됐고 최전방에는 해리 케인이 섰다.
이란은 5-4-1의 수비적인 포메이션을 구성했다. 알리 베이란반드가 골키퍼로 선발 출전하고 사데그 모하라미-마지드 호세이니-아흐마드 누롤라히-루즈베흐 체슈미-밀라드 모하마디가 5백으로 나섰다. 그리고 알리 카리미-에산 하지사피-모르테자 푸랄리간지-메흐디 타레미가 미드필더로 출전했고, 최전방에 아릴레자 자한바크시가 출전했다.
이어 잉글랜드는 후반 17분 나온 사카의 2번째 골, 후반 26분 교체로 들어온 마커스 래쉬포드(25), 후반 44분 잭 그릴리시의 쐐기골을 묶어 후반 20분 메흐디 타레미의 만회골로 1점을 따라붙은데 그친 이란에 완승을 거뒀다.
전반전 골들이 결정적이었다. 전반 35분 패스 플레이에 이어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쇼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어느새 페널티 박스까지 침투한 미드필더 벨링엄이 오른쪽 골대 구석을 노리는 정확한 헤더로 골망을 갈랐다.
벨링엄은 자신의 A매치 데뷔골을 월드컵 무대에서 선제골로 장식했다. 잉글랜드가 벨링엄의 선제골로 1-0으로 앞서가는 순간이었다. 벨링엄은 득점 외에도 미드필더로 짝을 이룬 데클란 라이스와 함께 중원을 완벽하게 장악하며 공수에서 엄청난 기여도를 보여줬다. 중원을 구성한 데클란 라이스 역시 1999년 1월생으로 만 23세에 불과한 나이. 벨링엄은 볼을 뺏기더라도 곧바로 탈취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유려한 패스 전개와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필드 전역을 누볐다.
사카 역시 마찬가지다. 케인과 함께 ‘사우스게이트 호’ 잉글랜드의 황태자이자 해결사로 꼽히는 이유를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이날 사카는 좋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부지런히 필드를 누비며 상대 골대를 노렸고, 찾아온 기회들을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해결사로서의 면모도 과시했다.
먼저 1-0으로 앞선 전반 43분 매과이어가 코너킥을 헤더로 떨어뜨려 연결했고, 사카가 이를 골대 구석을 노리는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 해서 이란 골망을 꿰뚫었다. 스코어 2-0.
사카 개인으로는 유로 2020 결승전 이탈리아와의 승부차기에서 잉글랜드의 마지막 키커로 나서 실축한 아쉬움을 완전히 털어냈다. 겨우 20대 초반의 나이의 사카를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왜 그토록 중용하는 지를 프리미어리그 아스널 소속팀에서의 맹활약에 이어 대표팀에서도 다시 한 번 증명한 모습이었다.
역대로 삼사자 군단 잉글랜드는 아시아를 상대로 승률 100%의 강한 모습을 보였다. 반대로 이란은 유럽 상대로 2무 6패로 승률이 0%였다. 그리고 이 통계는 그대로 나타났다. 젊고 강력한 ‘삼사자 군단’ 앞에서 이란의 ‘늪 축구’는 전혀 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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