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사업에 대규모의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가운데 애플은 자사주 매입 방침을 발표하며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31일(현지시간) 투자전문 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애플은 전날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올해 연간 자본지출이 127억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메타플랫폼,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 등과 비교되는 수준이다. 메타는 올해 전망치를 710억달러로 제시하고 내년에는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알파벳은 올해 920억달러를 예상했고 아마존은 올 1~3분기에 1200억달러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애플은 아이폰과 자사 서비스에 적용할 AI 기술을 자체 개발 중이지만 경쟁사들처럼 대규모 데이터센터 확충에 나서지 않고 있다. 애플은 대량의 엔비디아나 AMD의 AI 칩을 직접 구매하는 대신 외부 파트너로부터 컴퓨팅 용량을 임차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또 애플은 자체 AI 소프트웨어용 서버 구축에 직접 설계한 칩을 사용해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트’라는 서비스를 구동한다.
케반 파렉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자체 인프라와 외부 파트너 인프라를 병행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에서 벗어날 계이 없다”며 “2025년에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트 환경 구축과 관련된 자본 지출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다만 애플이 이번에 제시한 연간 자본지출은 지난해 대비 35% 증가한 수치다. 또 파렉은 향후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은 공격적인 자사주 매입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는 지난 분기에 200억달러, 최근 회계연도에는 총 910억달러의 자사주를 매입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많은 빅테크 기업들이 AI 투자를 늘리면서 잉여현금흐름이 압박받고 주주 환원 여력이 낮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지난 분기 메타의 자사주 매입은 80억달러에서 30억달러로 감소했고 보유 현금은 올해 초 대비 40% 감소한 440억달러로 나타났다. 내년에는 자사주 매입에 투입할 현금을 충분히 보유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애플의 경우 자사주 매입 규모는 크지만 자사주매입수익률은 약 3.5%로 대형 은행들의 약 5%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그 이유 중 하나로는 애플의 높은 밸류에이션이 있다. 애플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34배로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의 22배를 크게 웃돈다.
최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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