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왔지만 사람 떠났다… 진주 혁신도시의 역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진주시는 공공기관 10개를 유치하고도 인구는 오히려 줄었다.
진주 혁신도시에는 10개의 공공기관이 자리 잡고 있다.
경남 이전 공공기관들이 2010~2025년 수도권행 셔틀버스에 투입한 누적 예산은 356억4000만 원으로 전국 1위다.
현행 혁신도시법에는 이전 완료 공공기관을 사후 관리할 조항 자체가 없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0곳 유치하고도 인구 2.3% 줄어
GRDP·지방세 비중도 동시 후퇴
사후 관리 법 공백 ‘3중 부진’ 원인
진주시는 공공기관 10개를 유치하고도 인구는 오히려 줄었다. 이전 완료 7년, 경남 혁신도시의 역설이다.
인구·지역내총생산(GRDP)·지방세 비중이 동시에 후퇴한 원인을 국회 예산정책처는 하나로 짚는다. 이전이 끝난 뒤를 관리할 법이 없다는 것이다.
진주 혁신도시에는 10개의 공공기관이 자리 잡고 있다. 전국 10개 혁신도시 가운데 부산(11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다.
한국남동발전·한국토지주택공사(LH)·국방기술품질원 등이 차례로 진주로 옮겨 왔고, 2019년 이전이 마무리됐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지금, 국회 예산정책처가 최근 발간한 ‘제1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사업 성과와 시사점’은 냉정한 평가를 내놨다. 2024년 진주시 인구는 34만6000명. 공공기관 대부분이 이전하던 2015년(35만 명)보다 1% 줄었고, 이전 완료 시점인 2019년과 비교하면 감소 폭은 2.3%로 더 가파르다.

보고서는 1차 이전이 이뤄진 전국 14개 시군구를 분석했다. 인구가 증가한 곳은 전남 나주·강원 원주·충북 진천 등 5개에 불과하고 나머지 9개 지역은 줄었다. 그중에서도 진주는 인구 감소에 더해 GRDP 성장률 둔화와 공공기관 지방세 납부 비중 하락이 함께 나타난 ‘3중 부진’ 지역이다. 이 세 지표가 동시에 부정적으로 나타난 혁신도시는 전국에서 대구 동구와 진주시 단 두 곳뿐이다.

진주시 GRDP 증가율은 2020~2022년 기준 10.8%로 전국 평균(12.9%)을 밑돌았다. 경남 지방세 총액 대비 이전 공공기관의 납부 비중은 2016년 0.64%에서 2024년 0.32%로 반 토막 났다. 같은 기간 부산 혁신도시는 0.46%에서 0.74%로 올랐다.
경남 이전 기관의 가족 동반 이주율은 70.2%로 전국 목표치(75%)에 미달했다. 임직원 약 30%는 혼자 이주했다는 의미다. 부산 86%, 제주 83.2%와 대조적이다.
이 공백을 메운 것이 셔틀버스다. 경남 이전 공공기관들이 2010~2025년 수도권행 셔틀버스에 투입한 누적 예산은 356억4000만 원으로 전국 1위다. 임직원이 진주에 정착하는 대신 매일 서울을 오간 비용이 세금으로 충당됐다.
이전 후 퇴사율도 높아졌다. 경남 이전 기관의 퇴사율은 이전 전 2.61%에서 이전 후 3.60%로 약 1%포인트 올라, 증가 폭 기준 전국 세 번째였다.
보고서는 생활 불편·낮은 처우·이직 등을 주요 사유로 꼽았다. 일부 기관에서는 저연차 직원의 이직이 집중됐다는 분석도 담겼다. 기관이 진주로 오면서 오히려 인재가 빠져나가는 구조가 확인됐다.
전체 105개 이전 기관 중 기관장이 이주하지 않은 곳이 46개다. 한국남동발전은 기관장 공석 상태에서 직무대행만 진주에 이주한 것으로 보고서에 명시됐다. 기관장이 수도권에 머물면 의사 결정과 대외 협력 네트워크가 서울을 향하고, 지역 산업·대학과의 연계는 자연스럽게 약해진다.
산학연 클러스터도 반쪽이다. 경남 혁신도시 클러스터 분양률은 100%지만 실제 입주율은 40.7%로 전국 평균(56.6%)에도 못 미친다.
현행 혁신도시법에는 이전 완료 공공기관을 사후 관리할 조항 자체가 없다. 기관장이 이주하지 않아도, 셔틀버스를 굴려도, 클러스터가 비어도 제재할 근거가 없는 구조다. 기관 수 전국 2위, 셔틀버스 예산 전국 1위인 경남은 법령 공백이 선명하게 드러난 사례 중 하나다.
이하은 기자 eundori@knnews.co.kr
Copyright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