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고령화가 한국 성장 엔진 멈출 것” 무디스의 경고

이호준 기자 2023. 5. 28.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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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신용등급 평가 보고서 발표
“향후 17년간 생산인구 24% 감소
2년 뒤 잠재성장률 2.0%로 둔화”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저출생·고령화로 한국 경제의 성장 엔진이 꺼질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았다.

28일 무디스가 최근 발표한 국가신용등급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무디스는 한국 경제 성장의 장기적 위험요인으로 “인구 통계학적 압력이 심화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우선 무디스는 한국의 합계출산율(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지난해 0.78명까지 떨어져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고, 노년부양비(15∼64세 생산가능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 비중)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인구 통계적 압력은 생산성 향상과 투자에 부담을 주고 재정적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디스는 특히 유엔 자료를 인용해 “한국의 생산가능인구는 1998년에서 2017년 사이 11% 늘었으나, 2020년부터 2040년 사이에는 24% 쪼그라들 전망”이라고 밝혔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생산가능인구는 2020년 3738만명에서 2040년 2852만명, 2060년 2066만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과 비교할 때 2040년에는 886만명, 2060년에는 1672만명이 사라지는 셈이다.

무디스는 이 같은 저출생·고령화가 여러 측면에서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면 부가가치를 생산할 노동력의 공급이 줄어든다. 부양 부담 확대와 총인구 감소 등은 소비 시장 위축과 기업의 투자 유인 축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

또 정부의 조세수입은 줄어드는 반면 고령층을 위한 연금·재정 지출은 기하급수로 증가하게 된다. 이에 따라 무디스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025년 이후 약 2.0% 수준으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무디스는 다만 인구 고령화와 높은 가계부채는 부정적 요인이지만, 고부가가치 산업의 경쟁력이 그 영향을 일부 상쇄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무디스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개혁이 성장률 경로를 바꾸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또 정부가 계속 젊은 외국인 노동자의 이민을 장려하는 정책을 편다면 적어도 일시적으로는 생산성을 향상하고 노년부양비의 균형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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