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믿기 어렵겠지만 유럽 한복판에 전투기가 단 한 대도 없는 나라가 있습니다. 바로 아일랜드입니다.
수백 년간 영국의 지배를 받으며 독립을 위해 싸웠던 이 나라가, 정작 독립 후에는 국방을 그 영국에 의존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죠.
그런데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확대하며 북대서양까지 폭격기와 잠수함을 보내면서 상황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과 NATO가 아일랜드에 "이제는 더 이상 무임승차할 수 없다"며 강력한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압박의 결과로 한국산 FA-50 경전투기 24대 도입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전투기 한 대 없던 나라가 어떻게 한국 전투기를 주목하게 됐을까요?
NATO 최약체 아일랜드, 러시아 폭격기 앞에서 속수무책
아일랜드의 군사력은 선진국 중에서도 최악 수준입니다.
지상군은 겨우 7,000명 정도이며, 공군은 600여 명에 불과합니다.
운영하는 기종이라고는 수송기와 프로펠러 훈련기가 전부죠. 전투기는 단 한 대도 보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국방비는 연간 10억 유로, 우리 돈으로 약 1조 5천억 원 정도인데 이마저도 군인 연금까지 포함된 금액입니다. 실질적인 국방 예산은 1조 원 수준에 불과한 것이죠.
GDP 대비 국방비 비율은 0.2%로 NATO 회원국은 물론 선진국 중에서도 가장 낮습니다.
영국이 74조 원을 국방비로 투입하는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형편없는 수준입니다.
중립국을 표방하며 국방비 투자를 거부해왔지만, 정작 자국 영공 방어는 영국에 의존하고 있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최근 러시아가 도발 수위를 급격히 높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러시아 폭격기들은 무르만스크를 출발해 노르웨이를 따라 남하하여 영국까지 진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일랜드 주변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이 지역의 공중 방어가 심각하게 취약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영국도 손 놓은 아일랜드 영공, 전력의 구멍 점점 커져
아일랜드는 영국 서쪽에 붙어 있는 대형 섬으로, 영토보다 수십 배 넓은 해양을 배타적 경제수역으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북대서양의 광활한 영역이 아일랜드의 관할 구역인 것이죠. 문제는 이 넓은 공간을 지킬 전력이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현재 아일랜드 영공 수호는 영국 공군이 맡고 있습니다. 러시아 잠수함이 아일랜드 해안에 출몰하면 영국에 지원을 요청하는 식입니다.
하지만 영국도 동유럽에 전투기를 파견해 놓고 있어 24시간 아일랜드 영공을 감시해 줄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확인된 장거리 순항 미사일을 대량으로 탑재할 수 있는 폭격기 전력의 가동률을 높이며 나토의 후방까지 침투하고 있습니다.
영국까지 핵폭격기가 출몰하는 상황에서 아일랜드를 거쳐 포르투갈까지 후방으로 치고 들어오는 러시아 폭격기를 차단할 공중 전력 확보가 시급해진 것입니다.
전력의 구멍이 점점 커지면서 유럽 전체의 안보에도 위협이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트럼프 압박에 유럽연합까지 가세, "이제는 전투기 사라"
트럼프 대통령이 NATO 회원국들에게 GDP 대비 5% 이상의 국방비를 투입하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동안 군사력을 형편없는 상태로 방치한 아일랜드가 가장 많은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이제는 유럽연합까지 나서서 "NATO 공동 방위력을 위해 아일랜드가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경고하고 있습니다.
사실 아일랜드는 2020년대 이후 여러 차례 전투기 구매를 위한 전력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매번 중도에 포기하면서 아직까지도 영국에 영공 방어를 위탁하고 있는 상황이었죠.
그러나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릅니다. 유럽연합과 NATO의 압력이 동시에 가해지면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유럽연합은 특히 아일랜드 해역에 매설된 해저 케이블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잠수함을 침투시켜 이 케이블들을 절단할 경우 유럽 전체의 통신망이 마비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아일랜드가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공군력과 해군력을 높여주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유럽위원회는 최대 24대의 전투기 도입을 권고하고 있으며, NATO 후방에 대한 공군 전력을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2년에서 3년 전쯤 경전투기를 도입하려다가 사업을 폐기하는 것을 반복했던 아일랜드가 이번에는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린 것이죠.
라팔도 타이푼도 비싸다, FA-50이 유일한 대안
아일랜드가 전투기를 도입한다고 해도 문제는 예산입니다. 유럽에서 운영되는 라팔이나 타이푼 전투기는 너무 비쌉니다.
최근 독일이 러시아의 안보 위협으로 타이푼 전투기 25대를 추가 조달하는 데 6조 원을 배정했는데, 대당 가격이 약 2,400억 원입니다. 라팔 전투기도 대당 2,000억 원이 넘어갑니다.

아일랜드가 0.2%만 배정했던 국방비를 트럼프의 주장대로 5%대로 늘린다 해도 국민들의 저항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배타적 경제수역을 지키기 위해서는 군함 2척 이상도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라 비싼 전투기를 대량으로 도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분석입니다.
그렇다고 국방비를 두 배로 늘려도 GDP의 0.5%밖에 안 되기 때문에 본격적인 전술기 운영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입니다.
유럽산 전투기와 미국산 전투기를 추가로 도입하기는 예산상 불가능한 것이죠.
이러한 상황에서 수량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면서도 공중 요격 임무에 적합한 고등훈련기를 베이스로 한 경전투기가 유력해지고 있습니다.
FA-50, 가격과 성능 모두 잡은 최적의 선택
이 때문에 이탈리아의 M-346과 한국의 FA-50 경전투기가 유력한 후보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폴란드가 도입하면서 성능이 강화된 FA-50 블록 20형이 가장 적합한 항공기로 다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FA-50은 미티어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과 레이더까지 운영할 수 있으며, NATO 장비와 완벽한 호환성을 제공합니다.

네트워크 전술 통신을 이용해서 노르웨이에서부터 남하하는 러시아 폭격기에 대해 합동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이죠.
대표적 경전투기인 FA-50은 매버릭을 운영할 경우 대함 미사일로 표적을 타격할 수 있으며,
한국이 개발하고 있는 초음속 대함 미사일과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까지 장착할 경우 작은 체급으로도 전술기들이 할 수 있는 대부분의 임무 수행이 가능합니다.
아일랜드 공군이 현재 운영하고 있는 프로펠러 기초 훈련기는 기관총만 장착하고 있지만, FA-50 경전투기는 다양한 미사일 운용이 가능해 가장 유력한 기종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3년 전 현지 싱크탱크도 투입하는 비용 대비 가장 효과적인 전력으로 FA-50 경전투기를 권고한 바 있습니다.
이미 관련 연구가 진행되어 있어 아일랜드 정부가 결단을 내릴 경우 빠르게 도입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경쟁 모델인 이탈리아의 M-346은 폴란드에서 운영비가 높아 불만이 제기되고 있으며, 무장형 모델 개발이 아직까지 본격적으로 추진되지 않아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일각에서는 스페인이 터키에서 개발한 고등훈련기를 아일랜드가 도입할 수 있다는 전망을 하고 있지만, 이제 막 시험비행을 마무리한 검증되지 않은 기종이라 아일랜드는 성능이 검증된 모델 중에서 선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서유럽 시장 진출의 교두보, FA-50의 새로운 기회
NATO는 아일랜드가 유럽의 후방이지만 전략적 중요성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굳이 유럽산 전투기가 아니더라도 전력을 확대할 수 있는 항공기를 운영하는 데 찬성하고 있습니다. 한국산 무기를 도입하는 데는 걸림돌이 없다는 뜻입니다.
아일랜드는 최대 24대로 두 개의 전투비행대대를 구성해야 합니다.

넓은 영공과 배타적 경제수역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중거리 미사일도 운영할 수 있는 전투기가 필요한데, 예산 제약을 고려하면 FA-50 경전투기밖에 대안이 없는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군사력 확장을 거부하며 영국에 기생해왔던 아일랜드가 최근 러시아 위협 수위가 높아지면서 유럽에서 주목받는 국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폴란드 수출 이후 계약이 정체되어 있던 FA-50이 스페인의 터키제 신형 훈련기 도입으로 흔들리고 있었지만, 아일랜드 도입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다시 영향력이 회복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아일랜드가 FA-50을 도입한다면 이는 한국 방산이 서유럽 시장에 진출하는 중요한 교두보가 될 것입니다.
전투기 한 대 없던 나라가 한국 전투기를 선택하는 순간, 한국 방산의 새로운 역사가 쓰이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