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한 바퀴, 시간이 느려지는 길
나주호 둘레길 전 구간 개통으로 완성된
8km 힐링 산책

호수는 언제나 속도를 늦추게 합니다. 전남 나주 다도면에 자리한 나주호 주변을 따라 조성된 ‘나주호 둘레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물결이 잔잔한 호수와 숲이 이어지는 이 길은 빠르게 소비되는 여행지가 아니라, 걷는 과정 자체가 목적이 되는 공간으로 완성되었습니다.
2021년부터 약 4년에 걸친 정비 끝에 2025년 가을, 총연장 8km 전 구간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나주호 둘레길은 단순한 산책로가 아니라, 나주가 그려가는 장기적인 관광 방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길로 읽힙니다.
숲과 물, 두 가지 결로 나뉜 8km

나주호 둘레길은 성격이 다른 두 개의 구간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그래서 걷는 목적과 체력에 맞춰 선택하기에도 부담이 없습니다.
1구간(4.4km)은 한전 KPS 인재개발원 인근에서 녹야원까지 이어지는 숲 중심의 코스입니다. 호수와 약간의 거리를 두고 설계돼, 울창한 숲 그늘과 흙길, 데크길이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여름에는 삼림욕에 가깝고, 가을에는 숲 향과 낙엽 소리가 인상적인 구간입니다.

2구간(3.6km)은 중흥리조트 인근에서 다도광업소 방면으로 이어지는 수변형 산책로입니다. 호수에 한층 가까이 다가가며, 시야가 탁 트이는 구간이 많습니다. 특히 인도교 전망대는 나주호의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핵심 포인트로, 사진 명소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1구간이 ‘숲길 산책’이라면, 2구간은 ‘호수 감상 산책’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110억 원이 만든 ‘천천히 걷는 관광’

나주호 둘레길 조성에는 총 11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었습니다. 이는 나주시가 추진 중인 ‘500만 관광도시 나주’ 구상의 핵심 인프라 가운데 하나입니다. 단기간의 이벤트성 시설이 아니라, 오래 두고 활용할 수 있는 걷기 중심 관광 자원에 투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특히 이번 전면 개통 전에는 일부 구간을 우선 개방한 뒤, 이용자 의견을 반영해 데크 보강, 쉼터 추가, 화장실 설치, 안전 점검 등을 거쳤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둘레길은 완성도 면에서 안정적인 인상을 줍니다.
농업용 호수에서 생태 힐링 공간으로

나주호는 1976년 영산강 유역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대형 인공호수입니다. 당시에는 농업용수 확보가 주목적이었고, 실제로 약 9,300ha 농경지에 물을 공급하며 나주평야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2020년대를 거치며 나주호의 역할은 달라졌습니다. 농업 인프라를 넘어, 생태와 휴식을 품은 공간으로 재해석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둘레길은 그 변화를 가장 체감할 수 있는 결과물입니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숲 향, 호수 바람, 새소리가 이어지며 ‘슬로우 힐링’이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게 다가옵니다.
나주호 둘레길 기본 정보

위치: 전라남도 나주시 다도면 나주호 일대
구간 구성: 1구간 4.4km / 2구간 3.6km (총 8km)
이용시간: 상시 개방
휴무: 연중무휴
입장료: 무료
주차: 가능
1구간: 한전 KPS 인재개발원 인근
2구간: 중흥리조트 맞은편 및 인도교 광장 인근
편의시설: 데크길, 쉼터, 전망 포인트, 화장실
문의: 나주시청 관광문화과 061-339-8591~4

나주호 둘레길은 ‘대단한 볼거리’를 앞세운 여행지가 아닙니다. 대신 걷는 동안 자연스럽게 호수와 숲, 시간의 흐름을 마주하게 합니다. 그래서 이 길은 한 번에 모두 돌아보지 않아도 좋고, 계절을 나눠 다시 찾아도 어색하지 않습니다.
일상에 속도를 조금 내려놓고 싶을 때, 목적 없이 걷고 싶을 때. 나주호 둘레길은 그런 순간을 조용히 받아주는 길로 남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