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검사로 위암 전 단계 확인···위 내시경 안 받아도 위암 발병 가능성 예측
5.3이하인 경우 위선종 발병 위험 3.36배

비교적 간단한 혈액 검사만으로 위암 전 단계를 조기에 찾아낼 수 있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규명했다. 40세 미만 젊은 위암 환자가 늘고, 고령층에선 신체적인 부담으로 위내시경을 받길 꺼려하면서 생긴, 국가암검진제도(40세 이상 대상)의 빈틈을 메울 수 있을지 기대된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최용훈 교수 연구팀은 혈액 속 혈청 펩시노겐 수치(펩시노겐Ⅰ과 펩시노겐Ⅱ의 비율)가 5.3이하일 때 위암 전 단계인 위선종과 위암 발생 위험이 높아졌다고 28일 밝혔다.
혈청 펩시노겐은 위의 상태를 평가하는 데 사용되는 혈액 검사 지표로, 위의 점막에서 분비되는 펩시노겐 수치를 측정해 위축성 위염이나 위암 위험도를 간접적으로 알아볼 수 있다. 위축성 위염 등으로 위 점막이 서서히 손상되면서 발생하는 것이 위암이기 때문이다. 위 점막이 위축되면 펩시노겐Ⅰ의 수치가 낮아지고 그로 인해 펩시노겐Ⅰ과 펩시노겐Ⅱ의 비율도 하락한다.
연구진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위 내시경과 혈액검사를 받은 2,200여 명의 환자 기록을 분석한 결과, 펩시노겐Ⅰ 수치를 펩시노겐Ⅱ 수치로 나눈 값이 5.3이하로 낮아질 경우 위선종과 위암 위험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위선종은 위의 점막에 생기는 비정상적인 세포 덩어리(종양)다.
특히 해당 수치가 5.3이하이면서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지 않은 경우, 위선종 발병 위험이 정상인보다 3.3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간단한 혈액검사만으로 위암 발병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다는 뜻이다. 헬리코박터균 감염은 위암 발병을 높이지만,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만성 위염으로 위 점막 세포가 장 점막 세포와 유사한 조직으로 변화한 것)이 심해지면 위 점막 환경이 변해서 헬리코박터균조차 살기 어려운 환경이 된다.
김 교수는 “정기적인 내시경 검진을 받기 어려운 고령층이나 국가검진 대상이 아닌 젊은층의 경우 위암을 조기에 발견할 기회를 놓치기 쉽다”며 “이번 연구는 혈액검사가 이런 문제를 해소할 실질적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임상적인 근거”라고 말했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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