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없던 몽유병이 생긴 남편과
그 때문에 공포에 떨게 된 아내

소박한 삶을 살고 있지만 누구보다 사이가 좋고 행복한 신혼 부부인 현수와 수진. 곧 태어날 딸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갑자기 현수에게 생긴 몽유병. 자다 일어나서 혼잣말을 하질 않나, 얼굴에 피가 날 정도로 긁는가 하면, 갑자기 냉장고 문을 열고 닥치는 대로 생고기며, 날생선을 입에다 쑤셔 넣는다.

결국 수면 클리닉을 찾은 두 사람은 렘수면 장애라는 진단을 받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고 하지만 이내 큰 사건이 발생한다. 그럼에도 남편을 끝까지 보듬고 안아주던 수진, 막상 딸이 태어나자 묻어두었던 불안감이 발현되기 시작한다.

지난 5월 2023년 칸 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되어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킨 '잠'. 봉준호 감독의 '옥자' 연출팀이었던 유재선 감독의 데뷔작으로, 봉 감독은 "최근 10년간 본 영화 중 가장 유니크한 공포 영화이자 스마트한 데뷔 영화"라고 평가해 기대를 산 바 있다.

'잠'은 현수의 몽유병으로 문제가 시작되기 시작하는 1장과 출산 후 조금씩 불안감에 더해가는 수진의 모습을 그린 2장, 그리고 이야기의 마지막을 그리는 3장으로 나눠 구성됐는데 이는 관객들의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데 큰 몫을 한다.

어느덧 4번째 작품을 함께하는 이선균과 정유미는 나무랄 데 없는 연기 호흡을 펼쳐 관객들을 사로잡는데, 정유미는 이선균의 날 것 먹방 연기에 '저렇게까지 해야 됐구나, 나는 아직 못 하겠다'라고 생각하며 혀를 내둘렀다고.

하지만 정유미가 연기한 수진은 남편의 몽유병으로 인해 점점 피폐해져 가는 인물로, 누구보다 사랑스럽고 자상했던 아내에서 딸을 지키기 위해 점점 광기에 휩싸이는 엄마를 오히려 설득력 있게 그려낸 완벽한 연기로 그야말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참고로 이선균의 큰아들이 칸영화제에서 영화를 관람하고 무서워서 눈물을 흘린 것은 물론, 공포영화라고 알려져 혹시나 귀신이 나올까 봐 걱정하는 분들도 계신데 그런 걱정을 붙들어 매고 극장으로 향하셔도 된다.

그야말로 무서운 장면 하나 없이 관객들을 완벽한 공포와 긴장감으로 몰아넣는 영화 '잠'. 이 작품이 유재선 감독의 데뷔작이라는 사실이 무척 놀라우며, 그의 스승이라 할 수 있는 봉준호 감독의 극찬 역시 영화를 보고 나면 납득하게 될 것이다.
- 감독
- 유재선
- 출연
- 정유미, 이선균
- 평점
-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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