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韓, 81분간 대화 나눴다...산책 뒤 ‘제로콜라 차담’

김경필 기자 2024. 10. 2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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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하고 있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만나 약 80분간 대화를 나눴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4시 54분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이 파인그라스에서 시작됐다”고 밝혔고, 이로부터 1시간 21분 지난 오후 6시 15분 “면담이 종료됐다”고 밝혔다. 파인그라스는 대통령실 청사 앞 야외 정원이다.

이날 회동은 오후 4시 30분으로 예정돼 있었고, 한 대표는 오후 4시 15분쯤 대통령실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과의 전화 통화, 데이비드 라미 영국 외교장관 면담 등 긴급한 외교 일정을 소화하느라 회동이 다소 지연됐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 앞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와 만나 악수하고 파인그라스 잔디밭에서 어린이정원 근처까지 10여분간 한 대표와 함께 산책했다. 그 뒤를 대통령실 참모들이 뒤따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제75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이야기를 꺼냈다. 경찰청이 올해의 ‘경찰 영웅’으로 선정한 4명을 소개하며 “경찰 영웅(선정)은 몇십 년이 지나도 (국가가 그들을) 잊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서 한 대표에게 나토 사무총장과의 대화와 영국 외교장관 면담으로 한 대표와의 면담이 늦어진 것이라고 직접 설명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이어서 실내로 이동해 차담(茶談)을 나눴다. 차담에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만이 참여했다. 윤 대통령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셨고, 한 대표에게는 제로 콜라가 나왔다. 과일이 곁들여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이날 회동은 한 대표가 지난달 22일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의 만찬 회동을 앞두고 윤 대통령과 별도의 독대(獨對) 자리를 마련해달라고 대통령실에 요청한 지 약 한 달 만에 이뤄진 것이다. 윤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한 대표의 만남 요청을 수용했다. 다만 이날 회동에는 두 사람 외에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양측은 사전에 의제를 제한하지는 않았다. 다만 양측은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 야권이 제기한 여러 의혹에 대한 해법을 주로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7일 한 대표는 국민의힘 지도부 회의에서 김 여사 문제 해소를 위해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대통령실 인적 쇄신’ ‘김 여사 관련 의혹 규명을 위한 절차 협조’를 윤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요구한 바 있다.

양측의 면담 내용은 한 대표가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은 지난 7월 30일 정 비서실장이 배석한 채로 약 1시간 30분 동안 비공개 면담한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지난 7월 24일과 지난달 24일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 만찬이 있었지만, 두 자리에서는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을 따로 만나 현안을 논의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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