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리고 아픈 손발··· 혈액순환이 아니라 ‘이 질환’ 때문일 수도
한식당을 운영하는 김모씨(50)는 평소 요리 재료 준비를 위해 칼질을 많이 해왔지만 최근 들어 손에 힘이 풀리고 저릿해지는 증상을 느낄 때가 늘었다. 기온이 떨어진 탓에 혈액순환이 안 돼서 그렇다고만 생각했던 김씨는 저린 감각이 발끝에도 느껴지고 좀체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병원을 찾았다. 그간의 증상을 얘기하고 해당 부위를 검사한 뒤 김씨는 ‘말초신경병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말초신경병은 다양한 원인으로 몸의 말단부인 팔, 다리 신경에 손상이 생겨 유발되는 질병이다. 김씨의 경우처럼 손발이 저리거나 둔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탓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신경계 이상으로 인한 말초신경병증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인체의 신경은 뇌와 척수를 포함한 중추신경계와 그로부터 뻗어 나와 얼굴, 팔, 다리에 분포하는 말초신경계로 나뉜다. 말초신경은 운동과 감각, 자율신경을 포함해 다양한 기능과 연관돼 있다. 그래서 이곳에 이상이 생긴 말초신경병증이 발병하면 저림·통증 같은 감각장애 외에도 마비·근력저하 등의 운동기능장애, 땀 분비 및 배뇨에 어려움을 겪는 자율신경계 이상 같은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다.
말초신경병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좁은 범위의 신경이 압박을 받아 생기는 말초신경병증 가운데 대표적인 질환인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을 지나는 정중신경이 인대에 눌려서 생긴 압박 신경손상에 해당한다. 이처럼 신경의 압박이나 외상 등이 원인인 경우도 있지만 당뇨 합병증, 감염질환 및 영양결핍 등이 원인일 수도 있다. 이혜림 고려대 구로병원 신경과 교수는 “원인에 따라 치료하는 것이 중요한데, 우선 항경련제·항우울제 같은 약물치료를 통해 증상을 조절하고 통증으로 인한 삶의 질의 저하를 막을 필요가 있다”며 “때때로 신경차단술과 같은 시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으며 손목터널증후군처럼 구조적 이상이 뚜렷할 때에는 수술적 치료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말초신경병증 중 전신의 여러 말초신경 이상이 함께 발생하는 다발신경병은 당뇨와 과다한 음주 등의 원인이 되어 나타날 때가 많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신경전도검사, 근전도검사, 뇌척수액검사 등 신경의 손상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검사와 더불어 다른 질환의 합병증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검사를 진행해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이혜림 교수는 “말초신경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선 흔한 원인질환인 당뇨를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술을 멀리해야 하며, 꽉 끼는 옷과 신발, 신경에 압박을 주는 자세를 피하는 것이 좋다”면서 “초기에 발견하면 예후가 더 좋기 때문에 증상이 생겼을 때 조기에 병원을 방문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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