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 KT, 두산에 2연승... 5위가 사상 처음 준PO 진출
‘마법사’들이 결국 해냈다. 사상 첫 5위 타이브레이커에서 SSG를 꺾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오른 5위 KT가 정규시즌 4위 두산에 2연승을 거두며 KBO(한국야구위원회)리그 사상 첫 5위의 준프레이오프(준PO) 진출이라는 진기록을 만들었다.
전날 1차전에서 두산에 4대0 완승을 거둔 KT는 이날 선발로 벤자민을 올렸다. 두산은 좌완 최승용을 선발로 올렸다. 경기 초반은 두산 선발 최승용이 기대를 뛰어넘는 호투를 펼치며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졌다. 4회까지 양팀 모두 벤자민과 최승용의 호투에 가로막혀 점수를 내지 못했다.
5회초 두산이 첫번째 위기를 맞았다. 최승용이 선두타자 오재일을 2루수 땅볼로 잡아냈지만 후속타자 오윤석이 중전 안타를 치고 나갔다. 황재균이 좌익수 플라이로 아웃됐지만 배정대가 유격수 앞 땅볼로 내야안타를 만들며 2사 1,2루가 됐다.
두산 더그아웃은 호투하던 최승용을 곧바로 내리고 이영하를 투입하는 퀵 후크(빠른 선발 교체)를 단행, 경기 전 예고한 불펜 총력전을 개시했다. 이영하가 심우준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를 허용하자 두산은 곧바로 좌완 이병헌을 투입했다.
그러자 KT 이강철 감독이 김민혁을 빼고 문상철을 대타로 넣으며 맞수를 놨지만, 이병헌이 문상철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2사 만루 위기를 진화했다. 선발 최승용은 이날 4와3분의2이닝 동안 3피안타 2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기대 이상의 호투를 기록했다.
위기를 넘긴 두산은 5회말 반격에 나섰다. 선두타자 양석환이 좌전 안타로 출루한 뒤 히트 앤 런으로 강승호가 친 3루수 앞 땅볼로 두산은 1아웃 2루 찬스를 맞았다. 이어 7번 타자 허경민의 좌전 안타가 터지자 2루 주자 양석환이 홈으로 달렸다.
하지만 5회말 시작 때 좌익수로 넘어온 로하스가 안타 타구를 잡아 던진 강한 송구가 홈에 먼저 날아왔고, 양석환은 홈에서 태그 아웃되면서 두산은 선취점을 내지 못했다. 두산은 다시 허경민의 도루로 2사 2루 찬스를 맞았지만 김기연이 투수 앞 땅볼로 아웃되면서 양팀 모두 5회에 찬스가 무산됐다.
그리고 6회초 드디어 KT가 경기의 균형을 깨트렸다. KT 로하스가 두산 이병헌을 상대로 좌익수 왼쪽으로 빠지는 2루타를 터트리며 무사 2루 찬스를 만들었다. 장성우의 우익수 플라이 진루타로 1사 3루 상황에서 타석에 선 강백호가 좌전 적시타를 터트리며 KT가 1-0으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이병헌은 후속타자 오재일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낸 뒤 김강률에게 마운드를 넘겨줬다.
이어 두산에 악재가 터졌다. 오윤석이 친 우익수 오른쪽으로 뻗은 큰 파울 타구를 잡으려던 우익수 조수행이 펜스와 부딪힌 뒤 왼손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조수행은 곧바로 부축을 받고 더그아웃으로 걸어나왔고 이유찬이 대수비로 들어갔다. 김강률이 오윤석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6회초를 마무리했다.
7회초 두산은 마운드에 김택연을 올리며 2사 1,2루 위기를 막아냈다. 두산은 경기 막판까지 전세 뒤집기를 노렸지만 KT는 8회 고영표, 9회 마무리 박영현을 올리며 두산의 추격을 봉쇄, 1점차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KT는 이날 승리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면서 2015년 KBO리그에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도입된 이후 사상 처음으로 정규시즌 4위를 꺾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최초의 팀이 됐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선발 벤자민이었다. 7이닝 동안 안타 3개만 내주며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완전히 봉쇄했다.
두산은 이날 선발 최승용의 호투에도 불구하고 중심 타선이 침묵하며 정규시즌 4위로 사상 처음으로 와일드카드에서 탈락한 최초의 팀이 됐다. 특히 이번 와일드카드 2경기에서 두산 중심타선인 제러드-김재환-양석환은 안타 3개에 타점은 하나도 올리지 못하는 부진을 보였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작년 두산 감독으로 부임 이후 치른 포스트시즌 3경기에서 모두 패하며 포스트시즌 첫 승 달성에 또다시 실패했다.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KT는 정규시즌 3위 LG와 오는 5일 잠실에서 준PO 1차전에서 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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