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의 KBS 복귀작, 장서희의 서늘한 판짜기가 만든 자체 최고 시청률 7.9%

12년 만의 KBS 복귀작, 장서희의 서늘한 판짜기가 만든 자체 최고 시청률 7.9%

KBS 2TV 일일드라마 ‘욕망의 덫’이 방송 3주 만에 자체 최고 시청률 7.9%를 기록하며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살인 누명을 쓰고 모든 것을 빼앗긴 여성이 진실을 밝히고 인생을 되찾아가는 리벤지극으로, ‘일일극의 여왕’ 장서희의 12년 만의 KBS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최근에는 손녀를 두려워하는 할머니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공개되며 극 중 갈등이 세대 간 관계로까지 확장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례적인 캐스팅, 복수를 당하는 빌런이 된 ‘일일극의 여왕’

‘욕망의 덫’이 방영 전부터 관심을 끈 가장 큰 이유는 장서희의 파격적인 역할 변화였다. ‘인어 아가씨’, ‘아내의 유혹’ 등 다수의 흥행작으로 일일극의 여왕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장서희가 이번 작품에서는 복수를 하는 주인공이 아니라 복수를 당하는 빌런 주미란 역을 맡았다. 극은 살인 누명을 쓰고 삶을 송두리째 빼앗긴 고은설(전혜원)이 진실을 밝히고 운명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그리며, 그 반대편에는 거짓으로 성을 쌓아 올린 주미란이 자리한다. 지난 10일 첫 방송에서는 주미란과 청마그룹 유일한 상속녀 강해라(주새벽), 고은설의 얽힌 운명이 시작되는 전개가 펼쳐졌다. 미술대회 시상식에서 고은설이 금상을 받자 강해라가 열등감과 경쟁심을 드러내는 장면으로 서막을 열었으며, 첫 회 시청률은 6.4%를 기록해 그날 지상파 3사 프로그램 중 전체 4위에 올랐다.

회차를 거듭할수록 오르는 시청률, 그 비결은 ‘판짜기’

‘욕망의 덫’은 초반 6%대와 7%대를 오가며 등락을 겪었지만, 회차가 진행될수록 자체 최고 기록을 잇달아 경신하는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8회에서 7.3%를 기록해 최고치를 새로 썼고, 이후 10회에서 7.5%, 11회에서는 7.9%까지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11회 방송에서는 주미란의 치밀한 계략 속에 고은설과 차석진(설정환)의 운명이 일촉즉발 상황으로 치닫는 전개가 그려졌다. 계획대로 차석진을 청마그룹 기획실장으로 끌어들인 주미란이 강해라의 감정을 교묘히 흔들어 상황을 조종하고, 김정선(윤해영)을 자극해 강해라와 차석진을 엮으려던 판이 강영훈(유태웅)의 반대에 부딪히는 등 인물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가는 모습이 시청률 상승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극본은 구지원 작가, 연출은 이대경·정광수 감독이 맡았으며, 작가의 전작들과 달리 초반부터 상당한 막장성을 보이면서도 출생의 비밀 등 핵심 서사가 빠르게 전개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해는 풀렸지만, 이번엔 할머니와 손녀의 갈등

이런 가운데 최근 공개된 새 영상은 극의 갈등 축이 어떻게 확장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KBS 공식 유튜브에 “손녀가 무서워서 같이 못 살겠다는 할머니”라는 제목으로 게재된 쇼츠 영상에는 손녀와 함께 사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는 할머니의 모습이 짧지만 강렬하게 담겼다. 앞서 방송에서는 장세현이 전혜원 곁으로 다가서며 두 사람 사이의 오해가 풀리는 전환점이 그려진 바 있는데, 이 흐름과 맞물려 이번에는 할머니와 손녀 사이에서 새로운 긴장이 떠오르는 구조다. 하나의 갈등이 정리되면 곧바로 다른 인물 관계에서 새 갈등이 발생하는 방식으로 서사를 이어가는 셈이다. KBS 공식 계정은 이 장면에 ‘누명’, ‘욕망’, ‘운명’, ‘리벤지’, ‘인생’ 등의 태그를 함께 달며 복수극 서사가 세대 간 관계로까지 뻗어나가고 있음을 암시했다.

재벌가 음모 속 뒤엉키는 인물 관계도

‘욕망의 덫’의 큰 줄기는 살인 누명을 쓴 고은설이 배후를 밝혀내는 과정이다. 20일 방송된 9회에서 고은설은 자신에게 살인 누명을 씌운 인물을 밝히기 위해 재판에서 위증한 경비원 이정태를 추적하는 등 정면 돌파를 택했고, 같은 회차 말미에는 청마 건물 앞에서 강해라와 처음 마주치는 장면으로 마무리되며 두 사람의 첫 대면이 예고됐다. 이처럼 주미란과 강해라를 둘러싼 후계 구도 서사가 몸집을 키우는 동시에 고은설의 진실 추적이 속도를 내는 시점과 시청률 상승세가 맞물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이번 할머니·손녀 갈등까지 더해지면서, 재벌가를 둘러싼 이해관계가 세대를 넘어 어떻게 얽혀 나갈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장서희는 온화한 겉모습 뒤에 욕망을 감춘 주미란의 이중적 면모를 서늘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첫 주연을 맡은 전혜원 역시 고은설의 감정선을 설득력 있게 소화하고 있다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총 86부작으로 편성된 ‘욕망의 덫’은 앞서 장서희가 KBS ‘아침마당’에 출연해 밝힌 시청률 15% 목표를 향해 계속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