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을 걸었는지 껐는지 구분이 안 된다. 마치 도심 속 고요한 사찰에 앉아있는 듯한 느낌이다. KGM이 야심 차게 내놓은 첫 하이브리드 SUV '토레스 HEV'의 첫인상이다.

KG그룹 인수 후 친환경 차량 확대에 공을 들인 KGM이 내놓은 이 차는 놀라운 정숙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직병렬 듀얼 모터에 하이브리드 전용 변속기(e-DHT), 동급 최대 1.83kWh 배터리가 조합된 '듀얼 테크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도심에서 무려 94%까지 전기모터로만 주행할 수 있다.

연비도 인상적이다. 1.5리터 가솔린 엔진에 전기모터를 더해 복합연비 15.3~15.7km/L를 기록했다. 도심에선 16.6km/L까지 올라간다. 실제 주행에선 19km/L까지 나왔다는 보고도 있다. 공인연비보다 20% 이상 좋은 수치다.

가격도 합리적이다. 전장 4,705mm로 넉넉한 크기에도 T5 트림 3,140만 원, T7 트림 3,635만 원으로 책정됐다. 비슷한 크기의 경쟁 차종 대비 수백만 원 저렴하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실내 플라스틱 질감이나 인포테인먼트 반응 속도는 현대·기아 대비 한 수 아래다. 무선 카플레이도 안 된다. 트렁크 바닥 마감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이런 단점을 압도하는 건 가성비다. '반값 전기차 같은 연비'에 '실용적인 중형 SUV 크기', '3천만 원대 초반 가격'이라는 삼박자를 모두 갖췄다. 파워트레인 내구성만 검증된다면, 스포티지·쏘렌토·싼타페가 장악한 국내 하이브리드 SUV 시장의 판도를 흔들 잠재력이 충분해 보인다.

KGM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인포테인먼트를 개선하고, 4WD나 고출력 버전을 추가한다면 더욱 경쟁력 있는 모델로 자리 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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