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외화환산이익 1000억원 예상…추가 주주환원 기대감

서울 중구 하나금융그룹 본사 전경 /사진 제공=하나금융

하나금융그룹이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강세)에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외화환산이익이 1000억원 규모에 이르러 순이익에 큰 보탬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보통주자본(CET1) 비율도 큰 폭으로 개선됐을 것으로 추정돼 추가 주주환원 여력도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함영주 회장이 비은행 계열사 업력 강화에 방점을 둔 상황에서 이익 기여도가 높아질지도 주목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의 올 2분기 지배주주순이익 컨센서스(시장 추정치 평균)는 1조702억원으로 4대금융(KB·신한·하나·우리) 중 유일하게 작년 2분기 대비 순이익이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하나금융의 이익 성장 배경에는 1000억원 규모의 외화환산이익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환율변동에 대한 손익변동 허용치를 다른 금융지주보다 높게 설정하고, ‘적정 수준’ 안에서 관리하는 전략이 원·달러 환율 하락과 맞물려 효과를 본 셈이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은 2분기에 순이자이익이 개선되고 외화환산이익도 발생하는 등 비이자이익도 견조했을 것이다"며 "충당금이 소폭 늘겠지만 충분히 감내 가능한 수준이다"고 설명했다.

CET1 비율도 개선세를 보였다. 하나금융의 2분기 CET1 비율은 13.51~13.56%로 추정된다. 이는 1분기(13.23%) 대비 28~33bp(bp=0.01%p) 개선된 수치다. 하나금융이 13.0~13.5%로 정하고 13.5% 초과자본을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투자나 주주환원 확대에 투입한다는 방침으로 추가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김현수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의 CET1 비율은 환율 효과만으로 33bp 개선이 가능하다"며 "1조원의 추가 자본여력이 확보되는 것으로 주주환원 여력이 충분한 상태에서 올해 주주환원 규모가 1조9500억원에 이르러 주주환원율은 48%를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투자 업계는 하나금융의 주주환원율을 기존 예측치(42~44%)보다 올려 잡고 있다. 하나금융의 하반기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4000억원 이상이 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기존 기대치 2500억원과 비교해 1500억원이 증가한 것이다.

이를 고려하면 주주환원 규모가 1조9000억원이 넘어서는 것도 충분히 가능할 전망이다. 하나금융이 상반기 확정한 주주환원 규모는 1조4530억원 규모로, 현금배당 1조원과 자사주 매입·소각 4530억원이다. 현금배당의 경우 올해부터 분기 균등배당 정책을 도입해 분기마다 2500억원씩 주주에게 지급한다.

다만 핵심 계열사 하나은행의 이익 기여도가 높다는 점은 여전히 부담 요소로 꼽힌다. 비은행 계열사 실적이 반등해야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KB금융과 신한금융 주가가 다른 금융지주 대비 높은 주가순자산비율(PBR)에 거래되는 이유다.

하나금융의 비은행부문 이익 기여도는 2021년 32.9%까지 높아졌지만 하나증권의 이익체력이 떨어지면서 올해 1분기에는 16.3%로 낮아졌다. 다만 점진적으로 비은행 부문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분석돼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은 증권사를 중심으로 비은행 부문 실적 회복세가 점차 나타날 것이다"며 "하나은행의 안정적 실적 개선과 비은행 부문 실적 반등은 하나금융의 견조한 연간 실적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나은행은 업계 최고 수준의 자산 건전성 관리를 바탕으로 이익증가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분기 대손충당금적립비율(CCR)은 0.29%로 가장 낮다. 신용과 담보대출의 적절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상환여력을 꼼꼼히 따져 영업한 결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환율 하락에 외화환산이익 효과와 함께 비은행 부문의 점진적 실적 개선이 그룹 수익성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며 "비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에 더욱 힘을 실어 사업포트폴리오 균형을 갖추고 안정적 성장 기반을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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