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자·생산·출하까지 함께…JA, 농업법인과 상생 돋보여

김해대 기자 2025. 9. 22.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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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고령화로 개인 조합원 감소
법인 수 늘자 파트너 관계로 설정
JA출자형 농업법인 등 모델 운영
청년 유입·안정적 매출 등 기여
각종 사업 연계…협력 효과 커

일본 도쿄 근교에 있는 농협인 JA야사토는 2012년 ‘도토(東都)생협’과 공동법인 ‘야사토채원’을 설립했다. 지분 50% 이상을 JA야사토가 출자하고, 나머지 지분은 도토생협이 부담했다. 야사토지역은 유기농업이 활발했지만, 2010년대 들어 조합원 고령화로 경작을 포기한 땅이 늘자 일본농협(JA)이 주출하처인 생협과 함께 직접 생산에 나선 것이다. 법인은 2021년 기준 약 15㏊ 농지에서 연간 8000만엔 규모로 시금치 등을 생산·출하하며 성공적인 협업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새 정부가 공동영농법인 육성 방침을 국정과제에 담는 등 농업 구조전환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어 일본의 이같은 사례가 주는 시사점이 작지 않다는 평가다.

개인 조합원 감소, 공동법인으로 활로 모색=JA가 농업법인과 상생 모델을 만들며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개인 조합원은 줄어드는 반면, 농업법인이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 속에서 농업법인을 경쟁 대상이 아닌 상생 파트너로 설정해 농산물 생산·유통, 농자재 공급 등의 측면에서 효과를 내고 있다.

2015년 441만명에 달하던 JA 개인 정조합원은 2023년 약 382만명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법인 정조합원은 1만7840개에서 2만9025개로 증가했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2024년 기준 1억∼5억엔의 농산물 판매고를 올린 농업경영체의 66.8%, 5억엔 이상은 95.6%가 법인이었다.

최근 농협 미래전략연구소의 ‘NH농협조사연구’에 실린 ‘일본 농업법인의 증가와 JA, 그 관계’ 보고서를 보면 JA는 다양한 유형으로 농업법인 끌어안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1993년 농업을 주사업으로 하는 법인에 정조합원 가입을 허용한 이후, 2000년 제22회 전국JA대회에서 ‘농업법인 육성·지원’에 나설 것을 선언하면서다. 2003년에는 지역에 마땅한 농업경영체가 없을 경우 JA가 직접 출자해 농업법인 설립에 나서겠다고 결의했고, 2009년 JA와 농업법인의 관계를 ‘파트너십’으로 규정하고 사업 연계방안, 수익·리스크 분담 관계를 명확히 했다.

현재 JA와 농업법인의 협업 모델은 크게 ▲JA출자형 농업법인 ▲타 기업의 농업법인 설립에 일부 출자 ▲JA전국영농주체지원센터 설립과 농업법인 지원으로 나뉜다.

앞서 언급한 야사토채원이 JA출자형 농업법인의 대표 사례다. 야사토채원은 신규 농업 취업 연수생을 모집해 2년간 재배기술과 출하관리 등을 교육하는 방식으로 직접 농사를 짓고 있다. 농지 확보에 부담을 느끼는 청년들을 농업에 유입시킨 후 자연스럽게 농지 임대와 본격 영농으로 이어주는 효과를 내고 있다.

이처럼 JA가 주요 출자자로 참여해 운영되는 농업법인이 211개(2022년 기준)에 달하고, JA가 단독 출자해 직영하는 법인도 45개에 이른다. 직영법인은 초기 벼 농작업 수탁에서 최근 직접 쌀 생산, 노지채소 재배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형미 전 한국협동조합학회장은 “JA는 정기적으로 농업법인과의 관계 구축 방침을 갱신하고, 인센티브를 마련해 성장하는 영농주체들이 JA를 떠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JA 금융·농자재 사업과도 시너지=50% 미만 지분으로 농업법인 운영에 참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한 예로 광역 단위 농협연합회인 일본 전국농업협동조합연합회(JA전농) 이바라키는 2004년 지역 JA 개인 조합원을 농업법인으로 육성해 유기농 새싹채소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HATAKE(하타케) 캄파니’를 공동으로 설립했다.

사업 초기 JA는 경영컨설팅과 경영개선 학습회를 지원하고, 법인 설립 후에는 판매처 확보, 농지 구입 연계로 협력을 고도화했다. 법인은 2023년 기준 시설하우스 22㏊, 노지 20㏊ 규모를 유지하고, 120여명을 고용하며 10억엔 이상의 매출을 내고 있다.

일본 전국농업협동조합중앙회(JA전중)도 2022년 ‘JA전국영농주체지원센터’ 설립으로 힘을 보탰다. 농업법인들의 사업 수요에 맞춰 JA의 자금·보험, 농자재 공급, 신규 취업농 확보를 연계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지역농업의 주체를 찾아가는 경영상담자(TAC)’ 1300명을 JA전농에 배치, 농업법인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JA 사업 이용을 권장하고 있다.

김 전 학회장은 “농업법인 설립 초기에는 공동출하 거부 등 JA와 농업법인 사이의 갈등도 적지 않았다”며 “이후 협업 성공 사례가 늘고, JA가 법인조합원에게 공제·융자 등의 혜택을 적극 지원하며 지역농업 담당자로 파트너십이 구축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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