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수 남편과 함께 지은 시골 한옥집

안녕하세요.

건축설계를 하는 저와 한식 목수인 남편이 힘을 모아 지은 집을 소개합니다.

각자의 분야에서 일해 오면서 자연스레 저희 생각을 담은 집을 짓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집과 일을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구상하며 꽤 오랜 시간 준비했고,경기도 양평군 양동면으로 이사 온 지 5년째 되어 갑니다.

처음엔 근처 작은 집을 얻어서 옥수수밭이었던 자리에 작업장과 집을 짓기까지 3년 정도 걸렸고, 입주 후 세 번째 겨울을 보내고 있어요.

요즘 한옥 살이를 꿈꾸는 분들이 많아졌죠. 저와 남편은 어린 시절 시골에 살며 소박한 옛집에 살았던 경험이 있어 한옥을 더 가깝게 생각했어요. 그래서 집과 관련된 일을 좋아하고 직업으로 갖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희가 생각하는 한옥은 특별한 집이라기보다 가장 편안하고 아늑하면서 주변과 풍성한 관계를 갖는 생활의 공간이었어요.

이런 생각을 바탕에 두고 집이라는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면서 가족과 함께 익어갈 수 있는 집이 되길 바라는 맘을 담아 집을 지었습니다.

저희 부부와 남매 그리고 시할머님까지 5명의 가족이 함께 살고 있고, 안마당을 품은 단층 구조로 문간채에는 제가 일하는 5평 남짓의 사무실이 있습니다.

이제 집으로 들어가 볼게요 :)

목수 남편의 작품 한옥에서 생활하는
롯데하이마트 sallimhanok 고객님이 직접 소개합니다.

▶대문

대문을 열면 먼저 안마당이 보입니다.

계절이나 날씨에 따라 다른 하늘과 공기, 바람이 담겨 모든 방으로 전달하는 무한 매력의 공간이죠.


▶안방과 툇마루

안마당을 감싸며 방들을 배치해 모든 방에서 마당을 볼 수 있도록 했어요.

정면 세 칸 툇마루는 집으로 들어가는 입구이면서 모든 방들을 연결해 줍니다.

앉아서 차 한 잔, 간단한 식사를 할 때도 있고 비나 눈이 오는 마당을 감상하기도 하는 쉼터이기도 해요.

사진 속 툇마루 왼쪽 문이 주로 출입하는 부분이에요.문을 열면 주방과 식사 공간이 제일 먼저 반겨줍니다.


▶주방

가족이 함께 모여 도란도란 식사하는 공간이자 살림하며 시간을 많이 보내는 곳이에요.

이 공간은 밝으면서 주변 풍경을 온전히 담아 식사시간이 풍성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어요.꼭 필요한 전자제품과 살림살이만 두고 수납은 하부장에 모두 넣을 수 있도록 계획해시선이 머무는 곳에 창문이 많은 공간입니다.

주방은 아무래도 가구가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재료에 고민이 많았어요.

나무와 백토로 마감한 주방의 실내 톤과 어울리는 재료를 찾다가 자연스러운 질감을 가진 세라믹을 이용한 주방가구와 상판을 선택했는데, 오염도 덜하고 강도가 높아 흠집 걱정 없이 오래 쓸 수 있을 것 같아 만족하며 쓰고 있습니다.


▶주방에서 바라본 할머님 방

창이 많은 덕에 화사한 주방을 지나 짧은 복도 사이에 화장실이 있어요.

그리고 옆으로는 구순의 되신 시 할머님(아이들에게는 증조할머님) 방이 있습니다.

할머님과 같이 살게 된 지는 8년 정도 되어가는데, 허리와 무릎이 조금 불편하시다 보니 현관문과 화장실이 가깝도록 배치했어요.


▶욕실

세탁기가 포함된 화장실은 600*600 사이즈 포쉐린 타일로 바닥과 벽을 통일해 시공했어요.

여러 기능이 담긴 욕실이 정돈돼 보이도록 하고 바닥은 씻는 공간과 높이차를 두면서 샤워부스를 설치해 청결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할머님 방

할머님 방 수납은 벽장을 이용했어요.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할머니를 위해낮은 침대와 TV를 놓을 수 있는 테이블을 직접 만들었습니다.거실 쪽으로는 미닫이문을 설치해 언제든 열어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볼 수 있고쉬고 싶으실 때는 닫아서 조용하게 지내실 수 있도록 했습니다.저희 가족끼리는 집에서 할머님 방이 제일 좋다고 이야기해요.

창문으로 햇살이 들어올 때 가장 따뜻한 느낌이에요 :)

거실에서 바라본 할머님 방입니다.

이 복도를 지나면 제일 넓은 거실이 나옵니다.


▶거실 천장

거실은 집에서 가장 높고 천장이 멋스러운 공간이기도 합니다.

자유롭게 뭐든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가구 없이 비워두고 지내고 있어요.

이렇게 고요한 공간이었다가...

대부분은 아이들 놀이터인 거실, 당분간은 이대로 지내게 될 것 같습니다.

건너편은 아이들 방이고 왼쪽 계단 위엔 작은 다락방이 있습니다.

처음 2년은 마음에 드는 모델이 없어서 에어컨 없이 지내다가작년에 새 모델이 나온 에어컨을 구매했어요.저희 집과 잘 어울리는 것 같고, 냉방이나 습도 조절에 좋아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이들 방

5살 터울의 남매라 그동안 한방에서 잘 지내왔는데 큰아이가 좀 더 독립적으로 지내고 싶어 해 다락방을 마련해 줬어요. 지금은 막내가 이 방을 쓰고 있습니다.

책상은 기성 철제 다리에 직접 만든 원목 상판을 얹었고 책장도 하나씩 만들어 줬어요.

한식창으로 들어오는 빛이 은은하고 아늑해서 잠이 잘 와요.

처음 집을 계획할 때는 아이들이 창호지를 많이 뚫어 놓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아직은 잘 쓰고 있습니다. 오히려 제가 뚫어 놓은 곳이 두 군데나 있어서 조심하고 있어요.

거실 쪽에서 다락으로 올라가는 계단 하부는 이불과 아이들 옷을 넣는 수납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저 벽장에 숨어서 숨바꼭질하는 날도 참 많았는데 이젠 아이들이 커서 온전히 수납을 할 수 있게 됐어요.

가끔 집에 놀러 오는 아이 손님들도 여기는 꼭 들어가 보더라고요.


▶다락방

이 방 위에 다락은 높이 160cm, 넓이 2.5평 정도라 큰아이 혼자 지내기에 적당한 아늑한 곳이에요.

하부에 수납할 수 있는 침대와 작은 서안 그리고 예쁜 거울도 하나 만들어 주었습니다.

아이들 방을 이야기하다 보니 다락에 올라왔네요. 다시 내려가 나머지 공간을 둘러볼게요.


▶ 아이들 방과 연결된 가족실

아이들 방과 부부의 공간이 연결되는 문을 만들었어요.

아이들이 크면 나중에는 문을 없애고 벽으로 바꿀 계획인데 아직까지는 편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족실 처음 모습. 왼쪽 위에서 첫 번째 하얀 문이 아이들 방과 연결된 부분입니다.왼쪽 두 번째 문은 툇마루로 통해 마당으로 나갈 수 있고 정면의 문은 화장실 문입니다.처음 이방은 부부 침실로 쓰다가 최근에는 침실에 붙어 있던 수납 방을 침실로 바꾸고이 공간을 가족실로 쓰고 있어요.

3세대가 생활하다 보니 할머님이 일찍 주무실 때엔 주로 가족실에 모여 저녁 시간을 보내요.

아이들 방과 저희 부부방 사이 공간이 생겨 서로에게 더 좋아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집도 짓고 가구도 소소하게 직접 만들긴 했지만 이 수납장이 난이도 최상이 아니었나 싶은데, 가지고 있던 오동나무와 소나무를 이용해 완성하고 꽤 뿌듯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가족실에서 보이는 마당

부부 방과 가족실에서는 툇마루로 바로 나갈 수 있어서 마당으로 가거나건너편 주방 쪽으로 다시 들어갈 수 있도록 연결돼 있습니다.집 안에서 동선이 끊기지 않기 때문에 편리하기도 하고 문마다 다르게 담기는 풍경을 보는 재미도 있어요.

복도도 다 다르게 지었어요.


▶안마당&사무실

집을 한 바퀴 돌아 마당으로 나오면 대문간이 보이는데 보통은 대문을 시원하게 열고 지내요.

대문 옆 두 칸이 제가 일하는 사무실입니다.

재택근무지만 생활공간과는 어느 정도 떨어져 있게 계획해서 일할 땐 집중할 수 있도록 했어요.

일하는 컴퓨터 책상과 원탁이 놓인 작은 사무실입니다.

밤에 본 안마당 모습이에요.

눈이 오면 기와에 예쁘게 쌓인답니다 :)

안마당을 품고 자연과 가깝게 지내는 것이 일상을 참 풍요롭게 한다는 걸 느끼며 생활하고 있어요.

제가 설계하고 남편과 같이 할 수 있는 것들은 직접 했지만 기와공사, 미장공사, 석공사 부분 등 많은 부분에 다른 분들의 손길도 더해져 집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