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롯손보의 새로운 실험, 자동차보험 패러다임 바꿀까

캐롯손보가 오는 30일 새로운 자동차보험 상품을 출시한다. /사진 제공=캐롯손해보험

디지털보험사를 표방하며 출범한 캐롯손해보험이 출시 4년 차를 맞아 자동차보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여전히 삼성화재 등 4대 대형 손해보험사의 과점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시도로 풀이된다.

7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캐롯손보는 오는 30일 새로운 자동차보험 상품에 안전운전 점수에 따라 보험료를 추가 할인해주는 ‘할인이 쌓이는 굿드라이브 특약’을 포함한다. 이때까지는 '얼마'를 타고 다녔는지가 보험료 산정의 기준이었다면, 이제는 '어떻게' 타고 다녔는지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화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미 캐롯손보 이전에도 다수의 손보사가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 제작 업체와 협업해 안전운전 할인 특약을 제공해왔다. 그럼에도 캐롯손보는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선언하고 생애 첫 운전자로 운전 이력이 없거나, 모바일 내비게이션 앱을 사용하지 않는 등 다양한 이유로 내비게이션 안전운전 점수가 없어 할인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까지 아우른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캐롯손보 관계자는 "안전운전 점수 보유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보험 가입 이후 보험료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며 "예를 들어, 안전운전 점수가 없는 고객은 가입 이후 안전운전에 따라 할인을, 안전운전 점수가 있는 고객은 기존대로 보험료 할인을 받은 후 안전운전에 따라 추가 할인을 각각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전운전 점수는 급가감속, 급정지, 급출발, 제한속도 준수 여부 등 주행 데이터를 토대로 매겨지며 보험기간 차량에 장착된 캐롯 플러그가 이를 자동으로 산정한다. 캐롯손보는 보험 만기 시점에 안전운전 점수 70점 이상을 달성한 월 횟수에 따라 보험료의 20%까지 할인해줄 계획이다.

캐롯손보 관계자는 "캐롯 플러그는 각종 동작감지 센서를 탑재해 주행습관을 분석할 수 있다"며 "주행거리나 안전운전 점수 등의 데이터를 고객 휴대폰으로 전송하는 역할을 해 객관적인 지표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캐롯손보가 이처럼 안전운전 시 보험료 혜택을 확대하는 것은 우량고객을 유치해 시장점유율을 늘리고 손해율까지 잡겠다는 계산으로 볼 수 있다. 캐롯손보는 지난 2019년 출범 이후 5년째 적자를 이어갔다. 지난해는 76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지난해 자동차보험 사업 실적에서 캐롯손보를 비롯한 비대면전문사의 시장점유율은 6.3%로 지난해 대비 0.1%p 늘었다. 그러나 손해율은 111.6%로 상당히 높은 편이라 보험손익도 111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시장점유율 못지않게 손해율 관리가 절실한 이유다.

한편 캐롯손보는 우선 1년 치 보험료를 선납하는 방식으로 출시한 다음 이른 시일 내 월납 방식을 도입해 고객의 선택 폭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박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