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유쾌하고 긍정적인 에너지, '순풍산부인과'의 용녀 여사로 우리에게 친숙한 배우 선우용여. 78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하는 그녀를 보며 '고생 한번 안 해봤을 것 같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웃음 뒤에는, 인생에서 가장 혹독했던 7년간의 '미국 이민 실패'라는 뼈아픈 경험이 숨어있습니다.

1982년, 당대 최고의 여배우 자리를 박차고 미국으로 떠났던 그녀는 7년 뒤 모든 것을 잃고 빈털터리로 한국에 돌아오게 됩니다. 한식당, 봉제공장, 미용학원까지 닥치는 대로 일했지만, 남은 것은 빚과 상처뿐이었습니다. 78세의 그녀가 지금 돌이켜보며 "정말 뼈저리게 후회한다"고 말하는 '사업 실패'의 결정적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50-60대에게 강력한 경고가 되고 있습니다.
1. "설마 나를 속이겠어"… 법(法)보다 '사람'을 믿은 안일함

선우용여가 가장 큰 실패를 겪은 곳은 한식당이었습니다. 그녀는 배우 생활을 접고 직접 주방에서 요리를 할 정도로 열과 성을 다했습니다. 다행히 식당은 문전성시를 이룰 만큼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졌습니다. 바로 '건물주'와의 계약 문제였습니다.

당시 그녀는 권리금이나 계약 갱신에 대한 법적 보호 장치가 미비했던 상황에서, 낯선 미국 땅의 복잡한 법률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습니다. "장사만 잘되면 되겠지", "설마 건물주가 나를 속이겠어"라는 안일한 믿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건물주는 장사가 잘되는 식당을 사실상 통째로 빼앗다시피 했고, 그녀는 피땀 흘려 일군 가게에서 권리금 한 푼 받지 못하고 쫓겨나야 했습니다. 이는 '사람의 정'을 믿기 전에 '계약서 한 줄'을 더 냉철하게 확인해야 한다는 뼈아픈 교훈을 남겼습니다.
2. "나도 한국 사람이니까"… 외로움이 부른 '곗돈 사기'

낯선 땅에서 기댈 곳 없던 그녀에게 '교포 사회'는 유일한 위안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익숙함이 오히려 독이 되었습니다. 그녀는 사업의 어려움과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교포들과 '계'를 들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너무나 익숙한 방식이었고, "다 같은 한국 사람인데"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그녀는 결국 '곗돈 사기'의 피해자가 되어 그나마 모았던 돈마저 모두 날리게 됩니다. 사업 실패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에 더해, 믿었던 사람에게 뒤통수를 맞은 배신감은 그녀를 더 깊은 절망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이는 "외로울수록 재정 관리는 더 냉정하게 하라"는, 낯선 곳에 정착하려는 이들이 반드시 새겨야 할 교훈입니다.
3.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절박함이 부른 '무분별한 확장'

선우용여는 7년 동안 한식당뿐만 아니라 봉제공장, 미용학원까지 손을 댔습니다. 이는 얼핏 보면 대단한 열정처럼 보이지만, 경영학적 관점에서는 '치명적인 실수'였습니다. 하나의 사업이 실패하자, 그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또 다른 낯선 분야에 성급하게 뛰어든 것입니다.
그녀는 '연기'라는 분야의 전문가였지만, '요식업', '봉제업', '미용업'은 모두 생소한 분야였습니다. 전문성 없는 '절박함'만으로는 사업을 성공시킬 수 없었습니다. 에너지는 분산되고, 빚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습니다. 이는 "잘하는 것 하나에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잘 모르는 여러 개를 벌이는 것은 실패의 지름길"임을 보여줍니다.
4. "가족만 있으면 돼"… 배우자의 사업 실패라는 '외부 리스크'

사실 선우용여가 미국행을 결심한 데는 남편의 사업 실패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녀가 미국에서 악착같이 돈을 버는 동안에도, 남편의 사업은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결국 그녀가 번 돈은 고스란히 남편의 사업 밑천으로 들어가며 사라졌습니다.
이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발생한 '외부 리스크'를 전혀 관리하지 못한 것입니다. 아무리 내가 열심히 벌어도, 가족 중 한 명이 계속해서 재정적인 구멍을 만든다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일 뿐입니다. 선우용여는 "아이들과 가족을 위해 노력했다"고 회고하지만, 그 헌신이 오히려 경제적 실패를 가속화시킨 아이러니한 결과를 낳은 것입니다.
결국 7년 만에 빈손으로 귀국한 선우용여는, 이 실패를 교훈 삼아 더욱 절박하게 연기 활동에 매달렸고, '순풍산부인과'라는 인생작을 만나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합니다. 그녀의 78년 인생이 주는 교훈은 명확합니다. "사람을 믿되, 계약서는 더 철저히 믿어라. 외로울수록 돈 관리는 냉정하게 하라. 그리고 잘 모르는 분야는 절대 함부로 넘보지 마라."

<실패를 통과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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