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블로터>가 창간 20주년을 맞았다. 자본시장을 기록해 온 20년은 국내 벤처캐피털(VC)과 사모펀드(PEF)가 성장해 온 시간과 겹친다. 그사이 하우스들은 펀드레이징과 투자를 놓고 저마다 다른 답을 내놓으며 자본시장에 유의미한 족적을 남겼다. 블로터는 주요 하우스가 걸어온 길과 그들이 세운 성과를 투자 철학과 조직, 대표 회수 사례로 추적한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톤브릿지캐피탈은 2008년 설립 이후 기업 경영권 투자(Corporate Private Equity)를 중심으로 중소·중견기업의 성장과 기업가치 제고에 집중해 왔다. 누적 운용자산(AUM)은 3조6000억원에 달한다. 투자 이후에는 적극적인 경영 지원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기반 밸류업을 결합해 기업의 중장기 성장 기반을 다지고 투자 성과로 연결하고 있다.
클라우드·ESS·자원순환…시장 선두 투자한다

스톤브릿지캐피탈의 투자 전략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구조적 성장'과 '시장지배력'이다. 일시적인 시장 유행이나 경기순환에 기대기보다 기술 발전과 산업구조 변화, 정책·규제 환경의 전환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수요가 늘어날 산업을 먼저 고른다. 이후 해당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한 기업을 선별해 투자한다.
대표 사례가 메가존클라우드와 에이스엔지니어링이다. 메가존클라우드는 인공지능(AI) 확산과 기업의 디지털 전환에 따른 클라우드 시장 성장의 수혜를 받는 국내 대표 클라우드 관리서비스(MSP) 기업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 구글클라우드(GCP) 등 주요 글로벌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사업 역량을 넓혀 왔다.
에이스엔지니어링은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망 안정화 수요로 커지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 ESS 인클로저 분야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두 회사 모두 최근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이 같은 산업 전문성은 펀드 성과로도 이어졌다. 2017년 1670억원 규모로 결성한 헬스케어 전문 펀드가 대표적이다. 당시 국내 PEF 시장에서 특정 산업에 집중하는 섹터 전문 펀드는 흔치 않은 시도였다. 스톤브릿지는 헬스케어 산업의 중장기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선제적으로 투자에 나섰고 운용기간 안에 투자자산 회수를 마쳤다. 미국 암 진단기업 캐리스라이프사이언스에서는 투자원금의 2.5배를 거둬들였다. 해당 펀드는 내부수익률(IRR) 20% 안팎으로 청산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관된 투자 전략이 쌓아 올린 LP 신뢰

출자자(LP)와의 장기적인 신뢰 관계도 스톤브릿지캐피탈의 성장을 떠받쳤다. 스톤브릿지캐피탈은 2017년 1670억원 규모의 첫 블라인드펀드를 결성한 이후 2020년 3060억원 규모의 미드캡 1호 펀드를 결성했다. 2023년에는 7000억원 규모의 에쿼티오퍼튜니티 2호 펀드를 조성했다. 기존 전략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국내 주요 LP의 후속 출자가 이어진 결과다.
PEF 운용사에 대한 LP의 평가는 수익률에 그치지 않는다. 투자 전략의 일관성과 리스크 관리 역량, 회수 실적뿐 아니라 투자 과정의 투명성과 책임투자 체계도 중요한 평가 요소다.
스톤브릿지캐피탈 관계자는 "LP는 수익률뿐 아니라 운용사가 어떤 원칙과 절차에 따라 투자하고 투자 이후 기업가치를 어떻게 높이며, 그 성과를 어떻게 관리하는지도 중요하게 평가한다"며 "일관된 전략을 반복적으로 실행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설명하는 것이 장기적인 신뢰의 기반"이라고 말했다.
ESG, 구호 아닌 밸류업 수단으로
스톤브릿지캐피탈은 ESG를 강조한다. ESG의 핵심은 책임투자와 수익 창출을 별개의 목표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ESG를 투자 이후 점검하는 형식적인 관리 항목으로 두지 않고 투자 대상 기업의 성장 잠재력을 평가하고 기업가치를 높이는 전략적 수단으로 쓴다. 연기금과 정책금융기관 등 주요 LP의 책임투자 요구가 커지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대표 사례가 DS단석이다. 스톤브릿지는 2021년 12월 DS단석 지분 61%를 809억원에 사들인 뒤 2024년 10월까지 지분을 모두 정리하며 2214억원을 회수했다. 원금의 약 2.7배다.
DS단석은 바이오에너지와 배터리·플라스틱 리사이클을 주력으로 하는 친환경 자원순환 기업이다. 스톤브릿지캐피탈은 폐기물 기반 재생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전략을 제안하고 차세대 바이오에너지와 전기차(EV)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진출을 지원했다. 친환경 사업의 경쟁력 강화가 신규 시장 진출과 매출 기반 확대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기업의 성장성과 투자 매력도를 높인 것이다.
스톤브릿지캐피탈 관계자는 "ESG는 단순히 규제에 대응하거나 비용을 부담하는 활동이 아니다"라며 "DS단석은 이러한 투자 접근이 우수한 회수 성과와 연결된 사례"라고 설명했다. 구조적 성장 산업의 선도기업을 발굴하는 데서 나아가 ESG로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스톤브릿지캐피탈이 그리는 다음 성장 단계다.

국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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