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40 꿈 아니다' 김도영 36·37호 폭발! KIA 정규 우승 '매직넘버 1'... KT에 짜릿 10-5 역전승 [수원 현장리뷰]

[스타뉴스 | 수원=김동윤 기자]

KIA 김도영이 16일 수원 KT전 3회 초 좌중월 솔로포를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이우성(왼쪽)이 16일 수원 KT전 8회 초 역전 투런포를 날린 뒤 미소와 함께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타이거즈가 KT 위즈 좌완 에이스 웨스 벤자민마저 무너트리고 7년 만의 정규시즌 1위까지 단 1승만을 남겨놨다. 김도영의 2홈런과 대타 이우성의 한 방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KIA는 1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에서 KT 위즈에 10-5로 승리했다.

이로써 83승 2무 51패가 된 KIA는 7년 만의 정규 시즌 우승까지 매직넘버 1을 남겨두게 됐다. 이날 경기가 없던 2위 삼성 라이온즈(75승 2무 59패)와 승차는 8경기 차로 빠르면 17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정규 우승을 확정할 수 있게 됐다.

승부처는 KIA가 4-5로 지고 있는 8회였다. 현기증을 느낀 나성범 대신 8회 초 대타로 투입된 이우성은 KT 필승조 김민을 마주했다. 앞서 선두타자 김도영이 좌전 안타로 출루한 가운데 이우성은 5구째 시속 135㎞ 슬라이더를 그대로 좌측 담장 밖으로 넘겼다. KIA의 6-5 역전. 8회 말에는 이우성의 수비 투입으로 중견수에서 우익수로 위치를 이동한 최원준이 일을 냈다. 2사에서 강백호가 바뀐 투수 곽도규에게 친 8구째 공이 우측 담장 끝까지 날아갔다. 이걸 최원준이 담장과 부딪히는 점프 캐치로 잡아내면서 승리의 모멘텀을 잡았다.

김도영은 이날 두 개의 홈런을 추가하면서 한 시즌 40홈런-40도루에 대한 희망을 되살렸다. 3회 초 선두타자로 나와 KT 선발 투수 웨스 벤자민에게 비거리 130m의 대형 솔로포를 친 김도영은 9회 초 김민수에게 중월 3점 홈런을 치면서 시즌 36·37홈런을 기록했다. 이는 KIA 구단 국내 선수 한 시즌 최다 홈런으로 종전 기록은 2009년 김상현의 36홈런이었다.

KBO 리그에서 한 시즌 40홈런-40도루는 2015년 에릭 테임즈(NC 다이노스)만이 해냈던 대기록이었다. KIA가 8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3개의 홈런과 1개의 도루를 더 추가한다면 국내 타자로서는 최초로 40-40에 성공하게 된다. 또한 40홈런에 도달하게 된다면 타이거즈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인 트레이시 샌더스의 기록과 타이를 이루게 된다.

이밖에 선발 투수 황동하가 5이닝 7피안타 3사사구(2볼넷 1몸에 맞는 볼)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으나, 불펜의 방화로 승리는 챙기지 못했다. 김도영이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2득점을 기록했고,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3안타, 김선빈이 멀티히트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8회 투입된 이우성은 딱 한 번의 타석에서 결승 투런포를 작렬하며 이날의 히어로로 떠올랐다.

KIA 김도영이 16일 수원 KT전 3회 초 좌중월 솔로포를 치고 팀원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황동하가 16일 수원 KT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이날 수원 KT위즈파크에는 오후 12시 41분을 기점으로 1만 8700명의 만원 관중이 찾았다. 올 시즌 10번째 만원관중 앞에서 홈팀 KT는 뒤늦게 타선을 폭발시켰다. 오재일이 3타수 3안타 2타점 1볼넷으로 4출루 경기를 했고, 대타 오윤석이 2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 정준영이 2타수 2안타 1득점으로 만점 활약을 했다. 7회 1점, 8회 4점을 폭발시키며 0-4로 지던 경기를 뒤집었으나, KIA 이우성의 결승 투런포에 빛이 바랬다.

이날 KIA는 박찬호(유격수)-이창진(좌익수)-김도영(3루수)-나성범(우익수)-소크라테스 브리토(지명타자)-김선빈(2루수)-변우혁(1루수)-김태군(포수)-최원준(중견수)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황동하.

이에 맞선 KT는 멜 로하스 주니어(우익수)-김민혁(좌익수)-문상철(1루수)-황재균(3루수)-오재일(지명타자)-김상수(2루수)-배정대(중견수)-심우준(유격수)-조대현(포수)으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웨스 벤자민.

KT 3루수 황재균의 실책이 대량 실점을 초래했다. 양 팀이 0-0으로 맞선 2회 초 나성범이 볼넷, 소크라테스가 중전 안타로 출루했다. 이어진 김선빈의 땅볼 타구를 3루수 황재균이 잡아 1루로 송구했으나, 크게 빗나갔다. 그 사이 모든 주자가 한 베이스씩 진루하고 2루에 있던 나성범은 홈까지 밟았다. 변우혁이 우전 1타점 적시타로 쳤고, 김태군은 스퀴즈 번트로 추가점을 내 3-0을 만들었다.

3회 초에는 김도영의 36호 홈런이 터졌다. 앞선 타석에서 중견수 뜬 공으로 물러난 김도영은 3회 초 선두타자로 나와 벤자민의 초구(시속 146㎞ 직구)를 통타해 좌중간 담장을 크게 넘겼다. 비거리 130m의 대형 솔로포였다. 벤자민은 이후 아웃카운트 2개를 잡고 김선빈에게 안타를 맞자 이상동으로 교체돼 2⅔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1탈삼진 4실점(3자책)으로 경기를 마쳤다.

KIA 김도영이 16일 수원 KT전 3회 초 좌중월 솔로포를 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T에는 아쉬운 장면이 반복됐다. 2회 말 무사 1, 2루에서 김상수가 병살타를 쳤고 3회 말 1사 1루에서는 김민혁의 안타 때 로하스 주니어가 3루까지 노리다가 아웃됐다. 설상가상으로 로하스 주니어는 슬라이딩 과정에서 왼쪽 어깨에 통증을 느껴 보호 차원에서 정준영과 교체됐다.

황동하는 5회 말 강백호와 정준영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김민혁을 투수 땅볼, 문상철을 우익수 뜬 공으로 돌려세워 실점 없이 끝냈다. 6회 말에는 오윤석에게 좌익선상 2루타, 오재일에게 비슷한 코스로 1타점 적시타를 맞아 장현식과 교체됐다. 그러나 장현식이 윤준혁을 2루수 뜬 공, 배정대를 병살 처리하면서 황동하는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췃다.

잠잠하던 KT 타선이 7회 폭발했다. 2사에서 정준영이 우전 안타로 출루하자 KIA 마운드가 장현식에서 이준영으로 바뀌었다. 이준영은 안현민에게 볼넷을 내주고 전상현과 교체됐다. 전상현에게는 다소 불운한 타구가 나왔다. 문상철의 타구가 유격수와 좌익수 사이 애매한 곳에 떨어져 1타점 적시타가 됐다. 문상철이 2루 도루를 감행했고 오윤석이 좌전 2타점 적시타를 치면서 4-4 균형을 이뤘다. 오재일까지 좌익선상 1타점 적시타를 추가하면서 KT는 마침내 5-4 역전을 해냈다.

이때 KIA 이범호 감독의 교체카드가 적중했다. 8회 초 선두타자 김도영이 좌전 안타로 출루하자 KIA 벤치는 나성범 대신 이우성을 투입했다. 그리고 이우성은 김민의 5구째 슬라이더를 좌측 담장 밖으로 넘겨 6-5 역전을 만들었다. 8회 말 우익수로 수비 위치를 옮긴 최원준은 강백호의 홈런성 타구를 점프 캐치로 잡아내며 기세를 이어갔다.

9회 초 KIA는 또 한 번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한승택이 좌전 안타로 출루, 최원준의 희생번트 때 2루까지 진루했고 박찬호가 중전 안타로 1사 1, 3루를 만들었다. 박정우가 중전 1타점 적시타를 뽑았고 김도영이 바뀐 투수 김민수에게 중월 스리런을 때려냈다. 비거리 125m의 시즌 37호 포.

이후 소크라테스가 2루타를 치고 홍종표의 땅볼 타구 때 유격수, 1루수의 연속 송구 실책으로 추가점이 났다. 9회 말을 곽도규가 그대로 올라와 실점 없이 마무리하면서 KIA의 10-5 역전승으로 끝났다.

KIA 이우성이 16일 수원 KT전 8회 초 역전 투런포를 날린 뒤 미소와 함께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KIA 김도영이 16일 수원 KT전 9회 초 중월 3점 홈런을 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수원=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