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자유통일당 20번까지 될 것, 50억원 필요” 전광훈 목사가 말한 선거철 특별당비
비례 순번 대가 공천헌금 요구, 불법 선거운동 등 혐의
(시사저널=김현지 기자)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자유통일당 대표고문)를 비롯한 자유통일당 관계자들이 조직적으로 국회의원 후보자 등에게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 목사는 특히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특별당비로 돈을 모으면 문제가 없다고 했다'며 공천헌금 성격의 당비를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박지훈)는 지난 8일 제22대 국회의원총선거에서 후보 공천을 대가로 금전을 요구한 혐의(정치자금법·공직선거법 위반등)로 전 목사 등을 불구속 기소했다.
"선관위가 특별당비 모으면 문제 없다 해"
시사저널이 17일 확보한 전 목사 등의 공소장에 따르면, 전 목사는 지난 3월20일 서울 성북구 소재 사랑제일교회에서 A씨를 포함한 비례대표 후보 추천자 18명에게 공천 헌금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 목사는 이들에게 '자유통일당이 잘 되고 있다. 20번까지는 될 것'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당에서 50억원이 필요한데 선관위에서 그 방법이 특별당비로 모으면 문제가 없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후보자들에게 특히 "'비밀로 특별당비를 얼마 냈습니다'하는 것을 여러분들이 (당에) 써내면 그걸 참작해서 등록하겠다"고 했다. '종이를 나눠줄 테니 낼 수 있는 만큼 액수를 적어라'는 취지로도 말했다. 4·10 총선 후보 등록을 앞두고 있던 시기다.
이 과정에서 당 관계자들의 조직적 움직임도 엿보인다. 김학성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은 비례대표 후보에 나서겠다는 A씨와 그의 남편 B씨에게 금품 제공을 권유한 혐의를 받는다. 최대 7억원의 공천헌금 액수까지 언급했다. A씨 부부는 이에 따라 금품 제공을 약속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요한 당 세종시당위원장은 김학성 위원장과 A씨 부분 간의 만남을 알선했다.
구체적으로 A씨는 지난 2월13일 김요한 위원장을 찾아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2월22일 당에 후보자 신청을 했다. 이 과정에서 김요한 위원장과 A씨 부부는 전 목사에게 후보자 추천을 부탁하고 금품 제공을 모의했다는 것이 검찰 측 판단이다.
당시 김요한 위원장은 전 목사의 신임을 받는 보수단체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대표 총수 김종대 목사에게 자리 마련을 부탁했다. 김 목사는 전 목사에게 이를 상의했고, 이들은 2월27일 인천 계양구 소재 유동규 예비후보자 선거사무실 개소식에서 A씨에게 안수기도를 하고 금품을 받기로 결정했다.
이런 결정은 곧바로 김요한 위원장에게 전달됐다. 김 위원장은 이를 A씨 측에 알렸다. 그러면서 '이날 전 목사에게 기도를 받으면 된다' '비례대표 들어가고 싶으니 잘 좀 해달라고 그랬다' '(비례번호) 7~8번 안으로 들어가려면 이번에 (돈을) 확 지르라'라고도 조언했다. 실제로 전 목사는 2월27일 오전 개소식에서 A씨에게 안수기도를 했다. 이어 B씨에게서 현금 1000만원이 담긴 노란색 봉투를 받았다.
최대 7억원 요구...기자·유튜버 등 현금 전달 혐의도
김학성 공천관리위원장과의 만남도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A씨 부부는 3월1일 김요한 위원장과 함께 서울 종로구 인근에 머물다, 제3자를 통해 김학성 위원장의 연락처를 알게 됐다. 김요한 위원장은 김학성 위원장에게 연락해 부부와의 만남을 직접 주선했다. 연락이 닿은 이날 서울 종로구 인근에서 만난 이들은 A씨의 출마와 관련해 대화를 나눴다.
구체적인 공천 헌금 이야기가 나온 건 이런 대화 과정에서다. 김학성 위원장은 '당에 헌신하는 사람이 없다'라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후보자가 되는 조건에 대해 '3억 정도가 기본'이라고 했다. 비례대표 후보 선정 과정에서 선순위를 받기 위해선 5억원에서 7억원 정도를 내야 한다는 취지로도 말했다. 이에 대해 B씨는 돈을 당에 낼 수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김요한 위원장도 부부의 금품 제공 능력 등을 말하며 이를 거들었다.
김요한 위원장은 이날 저녁 김학성 위원장과 통화한 직후, B씨에게 김학성 위원장의 이야기를 전했다. '김학성 위원장에게 전화가 왔는데, 전광훈 목사와 상의가 끝났나 보다. 이야기한 대로 3번으로 진행할 테니 현재 돈이 없으면 빨리 처분하라'는 취지의 설명이었다.

경찰은 지난 9월 전 목사를 공직선거법상 매수·이해유도, 부정선거운동, 허위사실 공표 등의 혐의로 서울북부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 받은 검찰은 전 목사 등에게 혐의가 있다고 판단, 재판에 넘겼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 목사는 선거권이 제한돼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데도 집회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기자와 유튜버들에게 광고비 명목으로 돈 봉투를 건넨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전 목사는 2018년 8월10일 서울고등법원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는 같은 해 8월18일 확정됐고, 이후 10년 동안 선거운동을 할 수 없게 됐다. 2020년 10월, 2022년 8월, 2022년 9월 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그런데 전 목사는 지난 3월 전 목사는 교회 신도를 포함한 다수의 사람들을 상대로 예배 및 집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확성장치를 이용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국혁신당의 후보 낙선 등을 위한 선거운동을 했다.
아울러 전 목사가 지난 3월 공천헌금 수수 의혹이 불거지자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출입한 기자와 유튜버 등에게 돈을 전달한 혐의도 공소장에 적시됐다.
사랑제일교회는 과거 입장문에서 "교회와 시민단체의 정당한 활동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무리하게 연결한 것"이라고 반박했었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전 목사 등을 재판에 넘기며 "선거의 공정성을 해치는 선거 범죄에 대해 엄정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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