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면서 1년 만에".. 문동주 수술로 남은 건 류현진뿐인 한화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 팀이 5월 초에 9위에 있다는 것도 충격인데, 거기에 선발 에이스 문동주가 오른쪽 어깨 관절 와순 손상으로 수술대에 오르게 됐다.

화이트는 이미 햄스트링으로 이탈했고 에르난데스도 팔꿈치 염증으로 빠져 있는 상황에서 문동주마저 시즌 아웃이 유력해지면서, 올 시즌 한화가 구상했던 국내 최강 선발진이라는 청사진은 시즌 시작 한 달 만에 완전히 무너졌다.

154km 직구 하나 던지고 내려왔다

2일 대구 삼성전, 문동주는 1회말 최형우를 상대로 154km 직구를 던진 직후 얼굴을 찡그리며 더그아웃에 이상 신호를 보냈다. 투구 수 15개, ⅔이닝 만의 자진 강판이었다.

그다음 날부터 이틀에 걸쳐 두 병원에서 정밀검진을 받은 결과 우측 어깨 관절 와순 손상 진단이 나왔고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이 확정됐다. 한화는 이 분야 최고 권위로 꼽히는 미국 조브클리닉에도 판독을 의뢰해둔 상태로, 그 결과를 바탕으로 수술 및 재활 계획을 잡을 예정이다.

시즌 시작 전부터 불안 신호는 있었다

사실 문동주의 어깨 불안은 올 시즌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1월 사이판 훈련과 2월 호주 스프링캠프에서도 어깨 통증으로 불펜 피칭을 중단했고 WBC 대표팀 발탁도 무산됐다.

뒤늦게 몸을 끌어올려 시범경기부터 실전에 복귀했지만 이닝을 늘려가는 속도가 불안했고, 정규시즌 6경기 24⅓이닝 ERA 5.18을 기록하는 동안 팬들 사이에서 "뭔가 다르다"는 말이 꾸준히 나왔다.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됐다.

플레이오프 MVP가 수술대에

문동주는 2022년 한화 1차 지명으로 입단해 2023년 8승 ERA 3.72로 신인왕을 수상했고, 지난해 121이닝 11승 ERA 4.02로 개인 최고 시즌을 보냈다.

특히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 필승조로 변신해 2경기 6이닝 무실점 10탈삼진의 압도적인 피칭으로 플레이오프 MVP에 선정되며 한국시리즈 진출의 주역이 됐다. 그 선수가 이제 수술대에 오른다. 관절 와순 손상 수술은 보통 재활까지 포함하면 1년 가까이 걸리는 경우도 있어 올 시즌 복귀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남은 건 류현진과 왕옌청뿐

화이트, 에르난데스, 문동주가 차례로 빠지면서 한화 선발진에 남은 자원은 류현진, 왕옌청, 황준서뿐이다. 황준서도 지난 29일 SSG전에서 ⅔이닝 5실점으로 흔들린 바 있어 안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지난해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라는 외인 선발 원투펀치 위에 문동주까지 갖추며 리그를 흔들었던 팀이 1년 만에 이 지경이 됐다. 9위, 12승 18패.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고 했는데, 한화에겐 그 3년이 1년도 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