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다시 보고 싶은
담양의 민간 정원
'명옥헌 원림'

담양은 정원문화가 워낙 깊은 고장이라 소쇄원만 떠올리는 이들이 많지만, 사진 한 장만 보고도 꼭 가보고 싶어진다는 곳이 있다. 백일홍과 연못, 정자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명옥헌 원림이다.
여름이면 붉은 꽃나무가 연못을 가득 둘러싸지만, 겨울에 찾으면 전혀 다른 모습이 펼쳐져 많은 이들이 계절이 바뀔 때마다 다시 찾고 싶어하는 정원으로 손꼽는다.

명옥헌은 조선 중기 오희도가 살던 집의 원림으로 그의 아들 오이정이 집 앞뒤에 네모난 연못을 만들고 꽃나무를 심어 완성한 공간이다.
물이 풍부하던 시절엔 계곡 사이로 흐르는 물소리가 옥구슬 부딪치는 듯 들렸다 하여 ‘명옥헌’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위쪽 연못은 인공 석축 없이 땅을 파서 만든 큰 우물 같고, 아래쪽 연못은 자연 암반의 경사면을 활용해 상태 그대로의 느낌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명옥헌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백일홍이다. 꽃이 피는 시기에는 석 달 이상 붉은 꽃나무가 늘어서 연못 전체가 한 폭의 그림처럼 물든다.
그리고 요즘 겨울의 명옥헌은 색채가 사라진 대신 정원의 구조와 선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계절이다. 연못과 정자, 고목 사이로 눈이 가볍게 내려앉으면 동양화를 보는 듯한 풍경이 만들어지고, 차가운 공기를 통과해 내려오는 겨울 햇빛이 연못 위에 반짝이며 고요한 운치를 더한다.

명옥헌 주변에는 인조와 관련된 이야기도 전해진다. 인조가 호남의 인재를 찾기 위해 이 지역을 방문했을 때 오희도를 세 번이나 찾아왔고, 당시 정원 북쪽의 은행나무와 뒤편의 오동나무 아래에 말을 매었다고 전한다.
지금은 은행나무만 남아 ‘인조대왕 계마행’이라 불리며 오랜 시간을 견뎌온 한 그루의 나무가 정원의 역사와 함께 숨 쉬고 있다.
또한 우암 송시열이 명옥헌의 물소리와 풍경에 반해 ‘명옥헌’이라는 글씨를 바위에 새긴 일화도 남아 있어, 이 작은 정원이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이유를 짐작하게 한다.

겨울의 명옥헌을 직접 보면 많은 이들이 말한다. “사진이 풍경을 다 담지 못한다.” 정자 앞에 서서 연못을 바라보면 소리도 빛도 움직임도 느리게 흐르고, 잠시 머무르는 것만으로 마음이 정리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담양을 처음 찾는다 해도 이곳을 일정에 넣는 이유가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공간이다.
- 주소: 전라남도 담양군 고서면 후산길 103
- 이용시간: 09:00~18:00
- 휴일: 연중무휴
- 주차: 무료
- 입장료: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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