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을 뚫을 수 없어 '에어컨 호스'가 보이던 침실... '이렇게' 해결했다고?!

안녕하세요, 저는 작년에 결혼한 30대 중반 병아리 새댁이에요. 푸드 스타일링을 전공한 후 지금은 푸드 스타일리스트이자 사진 및 영상 비주얼 스타일리스트로 일하고 있어요.

집 정보

| 아파트 32평

| 미드 센추리 모던 스타일

| 부분 리모델링

| 도배, 장판, 싱크대, 현관 및 베란다 타일, 신발장 시공

| 약 1,000만 원

인테리어를 하며

| BEFORE

저희 집은 원래 굉장히 낡고 어두운 집이었어요. 각 방마다 오래되고 촌스러운 느낌의 벽지가 있어서 처음 봤을 때는 집 주인분이 벽지를 바꿔주시지 않아도 꼭 바꿔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랬던 이 집을 시공한 이유는 예산 안에서 선택할 수 있는 넓은 평수이자, 출퇴근하기 좋은 위치에 있었기 때문이에요. 또 앞 베란다의 전망이 뻥 뚫려있어서 저희 라이프 스타일에 굉장히 잘 맞았고요. 이런 이유만으로 낡고 칙칙한 첫인상의 집을 선택한 건 아니에요. 벽지만 바꾸고 나머지는 인테리어 소품으로 변화를 줄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거든요. 감사하게도 집 주인분이 많은 부분을 시공해 주셔서 훨씬 쾌적하게 이사할 수 있었지만요.

| 수납+공간 분리를 한 번에!

제가 이 집을 꾸밀 때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수납이었어요. 오래된 집이어서 그런지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매우 부족했거든요. 또 요즘 아파트처럼 펜트리 같은 공간이 아예 없었기에 맥시멀리스트인 저희에겐 수납공간을 최대한 많이 만드는 게 숙제였어요.

인테리어의 목표 중 하나가 된 보기에는 깔끔하고 미니멀한 공간 만들기. 이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저희는 각 공간에 알맞은 수납 가구를 두어 공간을 분리했어요. 주방에는 아일랜드 장을 두어 주방과 다이닝 공간을 분리하고, 다이닝 공간에는 높은 수납장을 두어 홈 카페 공간을 나누어 주는 식이었답니다. 또 서재 방은 높은 수납장으로 침대와 책상을 분리하고 옷방은 가운데에 벤치식 수납 의자를 두어 남편과 제 공간을 나누었어요.

이렇게 수납 가구로 공간을 분리해 주니 수납 효과도 크고 공간도 훨씬 깔끔하게 정리된 느낌이 나더라고요. 만약 저희처럼 수납공간 확보와 공간 분리가 필요하시다면 이런 방법을 추천드려요. 여기에 예쁘고 공간 분리까지 가능한 러그를 더하면 금상첨화랍니다.

| 가성비 있게 가구 구매하는 법

사실 저희 집에 있는 유리 모듈 가구들은 대부분 당근으로 들여 온 가구들이에요. 대부분 신혼 부부들이 모듈 가구를 많이 선택하지만 아이가 생기면 당근으로 많이 내놓더라고요. 저는 이왕이면 시선이 답답하지 않고 집이 더 넓고 쾌적해 보이도록 모듈 가구를 들이고 싶었고, 아크릴보다는 더 고급진 유리 제품을 알아봤어요.

하지만 왜인지 생각보다 가격이 비싸더라고요. 그래서 이사 전에 집이 정해지자마자 당근에서 '유리 모듈 가구'를 알림 단어로 지정해 놓고 틈틈이 원하는 가구를 들여왔죠. 가구를 사 오면 남편이 하루 종일 소독하고 닦아서 새 제품처럼 만들어주었어요. 제가 말하지 않으면 중고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깔끔한 가구들이 되었고요.  유리 모듈 가구 외에도 당근으로 거래한 것들이 너무 많아요. 조명도 그중 하나죠.

또 제가 가성비 있게 가구를 구매할 수 있었던 방법 중 하나는 '레이'였어요. 집을 정하기 한두 달 전쯤부터 제가 타고 다닐 차로 구매했는데 정말 요물이더라고요! 웬만한 가구는 다 들어가는 것 같고요. 이 차가 없었으면 저희는 아마 가구를 사는 데 두 세배의 돈을 더 쓰지 않았을까 싶어요.

| 추천 아이템 BEST 3

첫번째로 추천하는 아이템은 대형 패브릭 포스터예요. 생각보다 이 아이템 하나로 집 안 분위기가 확 바뀌거든요. 패브릭 포스터를 제가 좋아하는 풍경이나 문양으로 해놓으면 가만히 있어도 힐링이 되기도 하고요. 특히 바람이 솔솔 부는 날 패브릭 포스터가 하늘하늘 움직이는 것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더 좋아져요.

다음은 안방 천장 조명이에요. 저희는 일반적으로 집에 많이들 사용하는 조명과 다른 느낌의 제품을 선택했는데 새로운 공간에 있는 것 같아 색다르더라고요. 가정집이 아닌 느낌을 내고 싶을 때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가벽은 저희 집에 놀러 오는 친구들마다 모두 물어보는 아이템인데요. 특히 제가 사용하고 있는 '라운드라운드' 사의 가벽은 깔끔하고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서 다양한 느낌을 내기에도 좋더라고요. 이것 하나만 두어도 공간 분리가 되고 색다른 느낌이 나서 추천드려요.

공간 둘러보기

| 현관

그럼 현관부터 소개해 드릴게요. 처음 들어와 마주하게 되는 공간인 만큼 저희 부부의 특색이 바로 보이길 바랐어요. 그래서인지 현관에서 바로 보이는 홈바 부분도 액자를 고르는 데 한 달이나 걸렸답니다.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화이트 레드 원통 수납함과 정면에 보이는 풍경 액자에서 '아,  이 부부는 이런 스타일이구나!'하고 느끼게 될 테니까요.

저희 부부는 이 집이 편안하지만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는 곳으로 보이길 원했어요. 그래서 조금은 통통 튀는 색감들도 들어가 있고 밋밋하지 않은 액자 포인트, 조명 포인트들을 두었답니다. '굳이 밖에 나가지 않아도 집에서 충분히 즐길 수 있겠구나-'라고 이해할 수 있도록이요.

| 거실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저희 집은 몰딩 자체가 굉장히 올드한데요. 집주인 분께서 도배, 장판을 밝은색으로 해주셨지만 몰딩으로 인해 인테리어 컨셉을 잡는데 고민이 많았어요. 그리고 조금은 부족해도 미드 센추리 모던 스타일로 꾸며보기로 했는데 나름 성공한 것 같습니다.

소파와 가구는 너무 튀지 않게 밝은 아이보리와 화이트로 맞추고, 소품으로 포인트를 주었어요. 러그와 화분, 그리고 소파에 둔 쿠션으로 색감을 주고 한 쪽엔 검은 캐비닛으로 포토존을 만들었습니다. 우드 색 몰딩이라 블랙이 잘 어울릴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더 저희 집의 포인트 공간이 된 것 같아 너무 마음에 들어요.

저희 부부가 거실에서 가장 많이 하는 일은 TV 보기예요. 둘 다 현장 일을 하는 사람이라 집은 최대한 휴식이 가능한 공간이길 바랐거든요. 요즘에는 일부러 늘어지지 않기 위해 거실에 불편한 소파를 두거나 아예 소파를 두지 않던데 저희는 처음부터 푹신한 소파를 알아보았답니다. TV 보는 스타일도 비슷해서 집에선 둘이 소파에 늘어지게 앉거나 누워서 같이 TV를 보곤 해요.

요즘엔 해가 길어져서 퇴근하고 오면 그때쯤 노을이 지기 시작하는데 저희 집 거실이 서향이라, 떨어지는 노을을 보며 TV를 보고 있으면 정말 행복해요.

| 주방

다음으로 주방을 소개해 드릴게요. 원래 있던 싱크대는 문짝이 전부 너덜너덜해져서 제대로 닫히지도 않는 상태였어요. 게다가 조리대는 대리석 여기저기에 금이 가있어서 집 주인분께서 낡은 싱크대를 모두 교체해 주셨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상하부장 문을 하얀색 무광으로 해주실 수 있을지 여쭈어보았는데 흔쾌히 들어주셔서 더 마음에 드는 공간이 되었어요.

주방에서 제가 신경 쓴 것은 조리 공간의 확보와 깔끔함이었어요. 싱크대만으로는 조리 공간이 너무 부족했거든요. 나중에 아기가 생기면 직접 집에서 베이킹을 하는 게 목표라 반죽을 할 수 있는 공간, 조리할 때 식재료를 놓을 수 있는 공간이 넓길 바랐어요. 그러면서 식탁이 바로 보여 서로 소통할 수 있길 원했죠.

저희가 이번에 선택한 건 공사 없이 가구만으로 최적의 동선 만들기였어요. 아일랜드 장과 틈새 수납장을 활용했는데요. 주방과 다이닝 공간 사이에 아일랜드 장을 두었더니 자주 사용하지 않는 가전을 넣어두고, 공간 분리를 할 수 있게 되었어요. 또 냉장고와 싱크대 사이에 틈새 수납장을 두었더니 식료품을 꺼내기가 쉬워 동선이 완벽해졌답니다.

공간이 전체적으로 막힘없이 뚫려있고, 안 보여서 까먹고 안 쓰는 일은 없지만 겉으로는 정리가 잘 되어 있어 너무 만족스러워요.

| 침실

침실 꾸미기는 다른 공간보다 다사다난했던 것 같아요. 집주인 분께서 에어컨을 설치하며 호스를 빼기 위해 벽을 뚫는 것에 반대하셨는데요. 몸에 열이 많은 저는 에어컨 없이 여름을 지낼 수 없었고 에어컨 설치가 필수였어요. 결국 침실과 베란다 사이에 있는 창문으로 호스를 내보냈는데 그러다 보니 창문을 완전히 닫을 수 없었고, 그 부분이 미관상 너무 못나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