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김 키웠더니 TV가 김으로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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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김 수출액이 7억달러(약 9100억원)를 돌파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 육상 양식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게 이 연구원의 지론이다.
"논문을 쓰기 위해 8년 내내 김만 키우며 살았다"는 이 연구원을 주목한 회사가 풀무원이다.
"한때는 꺼진 TV 화면까지 김으로 보였다"는 이 연구원은 약 2년6개월 만에 육상에서 김을 시험 재배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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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 전공 후 김 품종연구
8년내내 직접 키워 학위 받아
육상 양식법 찾던 풀무원 입사
2년6개월만에 시험재배 성공
어민에 기술 이전해 판매계획
"식탁에서도 곧 맛보게 될 것"
올해 김 수출액이 7억달러(약 9100억원)를 돌파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은 지구 건강을 지켜줄 식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해조류는 육상식물과 마찬가지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발생시켜 탄소 저감 효과를 낸다.
수출 효자 품목이자 '바다의 반도체'라 불리는 김을 육지에서 양식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바다와 동일한 김 생육 환경을 수조 안에 조성하는 기술이 개발된 것. 최근 매일경제는 바이오리액터(생물 반응조)에서 김을 시험 재배하는 데 최초로 성공한 이다정 풀무원 연구원(31)을 인터뷰했다. 김 품종 연구로 박사 과정을 수료한 그는 스물아홉에 풀무원에 입사해 김 육상 양식 연구를 주도했다.
김 육상 양식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게 이 연구원의 지론이다. 지구 온난화와 해양 오염으로 인해 김 양식에 적합한 환경을 맞추기 까다로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김은 3~10도의 비교적 낮은 수온에서 생육이 활발하다"며 "국내에서 김을 생산할 수 있는 시기와 지역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인터뷰 중 대뜸 "사실 처음엔 김 연구를 하고 싶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생명과학을 전공한 그는 "대학생 시절엔 막연하게 바이오연료 같은 미래 기술 분야를 연구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그가 김 연구에 진심을 담게 된 것은 어민들을 만나면서부터다. 품종 연구를 위해 전국에 김을 양식하는 곳은 다 돌아다녀 봤다는 이 연구원은 "바다에서 이뤄지는 김 양식은 해양 환경에 따라 생산량과 품질이 들쭉날쭉할 수밖에 없다"며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보고 생계까지 위협받는 어민들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산업 현장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연구를 하고 싶었다는 그의 석사 학위 논문 주제는 '김의 내병성과 품종'에 관한 것이었다.
"논문을 쓰기 위해 8년 내내 김만 키우며 살았다"는 이 연구원을 주목한 회사가 풀무원이다. 김 육상 양식 기술 개발을 계획 중이던 회사에 그는 안성맞춤 인재였다. 이 연구원은 "육상 양식 기술이 김 산업 발전에 꼭 필요한 것이라는 목표에 저도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스물아홉의 나이에 풀무원에 입사한 이 연구원은 전반적인 연구 과정을 설계하고 세부 사항을 직접 채워나갔다. 그는 "바닷물에서 광합성을 하는 김의 생장을 위해선 빛과 수온, 염도, 수소이온농도(pH) 등 여러 조건을 맞춰줘야 한다"며 "전체 계획은 물론 조명의 종류와 배치 간격, 수조 재질과 용량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직접 결정하고 최적화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한때는 꺼진 TV 화면까지 김으로 보였다"는 이 연구원은 약 2년6개월 만에 육상에서 김을 시험 재배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만 생산이 가능한 해상 양식과 달리 육상 양식은 연중 생산이 가능해 국내 김 산업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머지않은 미래에 지상에서 생산한 김이 식탁에 오르게 될 거라 자신한다. 그는 "어민들에게 김 육상 양식 기술을 이전하고 여기에서 생산되는 김을 가공해 판매하는 게 풀무원의 계획"이라며 "3년 이내에 제품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다정 풀무원 연구원 인터뷰를 매일경제 유튜브에서 영상으로도 만나보세요.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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