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을 오픈해 더욱 아늑해진 홍은동 주택 리모델링

홍은동 주택 리모델링 : 추억으로 따뜻하게 고친 집

가족이 추억을 품고 떠나 오랜 세월의 더께가 쌓여 낡아가고 있었던 옛집. 이 집을 다른 누군가에게 추억을 만들 집으로 건네기 위해, 건축가와 함께 동선을 나누고, 햇살을 더하고, 따뜻함으로 다듬었다.


늘 북적이는 서울에서도 조금은 한가롭게 느껴지는 서대문구 홍은동. 지어진 지 50여 년이 넘은 주택은 20~30년이 훌쩍 넘은 동네의 다른 집들과 마찬가지로 서서히, 조용히 낡아가고 있었다. 단독주택이었던 집은 건축주 가족이 떠나 있던 오랜 세월 동안 1, 2층에 각자 다른 세입자가 들어와 살고 있었다. 다시 만난 집은 긴 시간 제대로 관리되지 못해 건축주는 자신이 나고 자라며 행복했던 어린 시절을 보냈던 집의 쇠락한 모습이 못내 안타까웠다. 주변에서 고치느니 차라리 철거하고 새로 짓는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하지만, 건축주는 대수선을 선택했다.

대문 안에서 바라본 주택. 2층으로 이어지는 동선과 1층 동선이 분리되어있다.
현관과 다락으로 향하는 짧은 복도는 테라코타 타일로 공간을 구분해줬다.
2층 거실 모습. 왼쪽부터 주방, 팬트리, 욕실, 안방이 자리한다.
방 1개와 욕실을 없애 넉넉한 공간을 확보하게 된 거실.

설계와 시공을 맡은 에스엠엑스엘 건축사사무소와 더 프로젝트 엔도가 만난 옛집은 좋은 상태는 아니었다. 마당은 제 기능을 못 했고, 실내는 공간이 잘게 쪼개져 무척 갑갑하고 공간의 쓰임새에 한계가 있었다. 건축주는 외관에서는 옛 모습을 남기고 내부는 과거 어린 시절에 이 집에 살면서 생각했던 희망 사항을 녹여내고자 했다. 마당과 1층의 연계를 강화하고, 다락은 2층과 접점을 늘려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 골자였다.

주택은 이를 위해 구조에서는 1, 2층을 전부 철골조로 구조 틀을 만들어 보강했다. 1층은 상업 공간으로의 전환을 생각하고 있어 1층과 2층으로 향하는 동선에 뚜렷한 구분을 만들었다. 2층은 불필요했던 공간을 정리하고 각 실의 크기를 늘려 쓰임새를 넓혔다. 2층 천장은 오픈해 다락과 연결점을 만들고 지붕창을 얹었다. 지붕을 철거할 때 골조 틈새로 들어온 햇빛에 아이디어를 얹은 부분이었다. 2층 주거공간의 톤을 정할 때, 건축주는 원하는 것보다 원치 않는 것을 꼽았다. ‘현대적’, ‘세련된’, ‘모던함’이 그것이었다. 덕분에 집은 베이지 톤의 도장과 벽지, 우드 시트가 베이스가 되어 은은한 붉은 톤의 테라코타 타일, 다락 천장의 코르크 판재를 포인트로 인테리어가 정리되었다. 여기에 지붕창의 풍부한 채광과 함께 집 전반에는 따뜻함이 깃들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홍은동
대지면적 : 141.5㎡(42.80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 다락
건축면적 : 75.91㎡(22.96평)
연면적 : 145.02㎡(43.86평)
건폐율 : 53.65%(법정 50%)
용적률 : 102.49%(법정 250%)
최고높이 : 5.85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연와조 + 철골조
단열재 : 비드법단열재 2종4호 135T
외부마감재 : 외벽 – 외단열미장마감 위 도장 / 지붕 – 컬러강판
담장재 : 스테인리스 금속재 위 도장
창호재 : 독일 알루플라스트 플로윈 4000
에너지원 : 가스보일러
시공 : 더프로젝트엔도
인테리어 : ㈜에스엠엑스엘건축사사무소 + 더프로젝트엔도
설계팀 : 김정인(에스엠엑스엘건축사사무소), 김미애(더프로젝트엔도)
설계·감리 : ㈜에스엠엑스엘건축사사무소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벽 – LX하우시스 베스띠, 노루 친환경 페인트 / 바닥 - 동화 나투스 진 / 천장 - LX하우시스 LG 8190-01
욕실·주방 타일 : 다인세리믹 수입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누오보
주방 가구 : 예나가구
조명 : 프로라이팅
계단재·난간 : 오크 25T 계단재
현관문 : 미림금속 제작 + 금속위 시트
방문 : 예림도어, MDF + 필름지 부착


한편, 건축가는 대수선에 대한 당부로 건축가와 건축주의 소통을 강조했다. 대수선의 경우 일부 철거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문제점을 발견하는 등의 돌발변수가 생기기 마련인데, 이 과정에서 소통과 대처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 이 현장에서도 철거 중 기초가 누락된 부분이 발견되기도 해 긴급하게 보강이 이뤄지기도 했다.

가족의 따뜻한 추억이 묻어있는 집은 이제 새로운 모습으로 가족들 앞에 섰다. 이제 건축주 가족의 희망은 이 집이 다음에 머물 이들에게 가족이 느낀 따뜻함이 충분히 전해지는 것이다.

코르크판으로 마감해 색감뿐 아니라 질감에서도 따뜻한 느낌을 더하는 다락 공간. 코르크판도 투톤으로 시공해 단조로움을 피하고자 했다.
다락으로 향하는 계단의 형태를 공간에 노출시켜 재밌는 조형감을 만들었다.

건축가_ 이상민·이준용 : 에스엠엑스엘건축사사무소 × 더 프로젝트 엔도

이상민(왼쪽)은 에스엠엑스엘건축사사무소 대표이자 대한민국 건축사다. 한국교통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건축학 석사를 취득한 후 토문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와 애이아이건축사사무소에서 실무경험을 쌓았으며, 2020년 에스엠엑스엘건축사사무소를 개소했다. 현재는 국립한국교통대학교 건축학부 겸임교수를 역임하고 있다. 이준용(오른쪽)은 ㈜더 프로젝트 엔도의 디렉터이자 대표이다. 2016년 틱디자인을 시작으로 상업공간을 위주로 디자인 및 설계해왔으며, 2021년에 더 프로젝트 엔도를 설립하며 주거와 상업공간을 넘나들며 다양한 공간을 만들고 있다. www.studiosmxl.com www.tpendo.co.kr

취재_ 신기영 | 사진_ DOT KIM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5년 3월호 / Vol.313 www.uujj.co.kr


이 콘텐츠가 마음에 드셨다면?
이런 콘텐츠는 어때요?

최근에 본 콘텐츠와 구독한
채널을 분석하여 관련있는
콘텐츠를 추천합니다.

더 많은 콘텐츠를 보려면?

채널탭에서 더 풍성하고 다양하게 추천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