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붕이의 홋카이도 도동 뚜벅이-6일차 上 (시레토코)
아침 5시 칼기상으로 눈을 떴다
사실 시레토코를 계획에 넣은 것은 정말 의도치 않은 일이었다
더럽게 머니까 시발
근데 인간의 욕심이란 정말 무서운게
흠 오비히로? 좀 더 가면 쿠시로?? 좀 더 가면 네무로???
좀 더 가면 아바시리???? 좀 더 가면 시레토코?????
이런 병신같은 생각으로 결국 나는 멀다고 컷한 왓카나이 계획만큼 먼 곳을 가게 되었다
에구 내가 미쳤지
갓 요 코 인의 은혜로 아침은 공짜 도시락으로 떼우고
다시 센모본선에 올라탔다
장장 누적 1000분에 걸친 노리테츠도 이걸로 끝이었다
이 이후로는 철도를 안 탄다 오직 버스와 비행기만이 있을 뿐
지겹다 지겨워
그래도 홋카이도레일패스 5일권 뽕은 뽑았으니
한잔하겠다
쿠시로에서 아바시리로 가던 바닷길을 도로 내달리면
원래 샤리역이었다가 국립공원 홍보로 시레토코샤리가 된 역이 나타난다
여기서 버스를 타야 비로소 진정한 시레토코로 간다
즉 신치토세공항에서 뚜벅이가 국내선이랑 야간버스 안 타면
시레토코까지 가는데 철도 6시간 버스 40분을 타야한다는 뜻이다
그냥 여러분은 얌전히 렌트하거나 국내선 타라...
이 맑은 날씨가 밤까지 유지되었다면 참 좋았으련만
나의 날씨 운도 이 날 다 한건지 결국 오후부턴 흐렸다
맑은 아칸마슈쿠시로네무로 본거에 만족한다
거대한 토대부기가 보인다면
이제 시레토코에 거의 다 왔다는 뜻이다
시레토코 여행의 거점 우토로항에 도 챠 꾸
도착하자마자 내가 예약한 숙소인
민박 페레케가 나를 맞이해준다
5호 투어 시작 전까지 좀 시간이 있으니 우토로항 동네구경을 좀 한다
첫 시작은 미치노에키(휴게소) 시리에토쿠
시리에토쿠는 아이누가 이 지역을 부르던 명칭 시레톡에서 따온 것이다
시레토코라는 지명도 시레톡에서 따온거다
오른쪽에는 시레토코세계유산센터가 있다
곰니치와 당하지 않는 여러가지 주의사항과
시레토코의 식생을 소개하고 있다
죽었다이기
왼쪽은 휴게소 역할이다
음식점 하나가 딸려있고 다양한 시레토코 특산물을 파는 가판대가 있다
여기서 부모님 선물로 시레토코산 연어로 만든 연어 육포랑 연어 칩을 좀 사갔다
곰 방울이라던가 곰 스프레이도 파니 곰이 무서운 갤럼들은 하나 사라
그리고 특산 먹을거리로 코케모모가 있는데
코케모모는 시레토코에 자생하는 열매다
소프트콘이랑 도라야키로 먹었는데 독특한 단맛이 있다
먹을만하니 오면 먹어보셈
어째서인지 있는 윾카리
어릴 때 유카리실황으로 보던 애가 왜 여기에...?
읽어보니 관광대사랜다
홋카이도는 그냥 보컬로이드와 보이스로이드가 점령했다
우연히 발견한 푸키먼맨홀
오기 좆같은 곳이라 그런가 전포가 박혀있다
해병-도시락
국립공원 안은 화장실이 없어서 파는듯
휴게소 뒤쪽으로 가면 우토로 연어 테라스라는 곳이 있다
별건 아니고 연어잡이 배들이 이용하는 항구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다
7일차 여행기 스포하자면 아침에 배 보러 갔다가 너무 늦게 가서 못 봤음
시발
올라가면 저 멀리 오론코바위가 보인다
오론코바위 자체도 올라갈 수 있게 계단이 있다
약간 미니성산일출봉 느낌
오론코바위쪽으로 걸으면 나오는 고질라바위
대체 어디가 고질라인가 싶긴한데
지역 명물이 대체로 그런거 아니겠는가
점심은 ウトロ漁協婦人部食堂라는 곳에서 해결했다
우토로항 아지매들이 운영하는 밥집이다
연어알이 잔뜩 들어있는 연어오야코동이 단돈 2천엔밖에 안하는 혜자 식당이니
나처럼 연어알을 존나 좋아하면 꼭 가봐라
이것보다 연어알이 적은 이쿠라동을 4000엔 주고 먹었었는데...
으스스한 폐가
꽤 큰 시장이었을텐데 망해버린 모양이다
시내 옆에 작게 폭포가 있다
나는 오신코신폭포를 못 봤기에 이거라도 위안 삼는다
이름이 후레페 폭포였나 뭐였나
그렇게 우토로항 시내 구경을 마치고 잠깐 숙소에서 죽쳤다
투어 픽업 장소를 이 민박집으로 지정했기에 나를 곧 데리러 차량이 올 것이다
참고로 나는 시레토코 네이쳐 오피스(SNO)라는 업체에서 신청했다
다른 업체들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우토로항 내의 숙소로 픽업을 해준다는게 무척 마음에 들었다
민박집 주인아재도 관광객들이 물으면 SNO를 추천한다고 한다
가이드는 딱 봐도 노련한 등산가의 아우라가 넘치는
사사키상이라는 여자분이 맡으셨다
벌써 이 일을 16년이나 하고 계신다는걸 듣고
곰에게 잡아먹힐 각오는 순식간에 사라짐
사진은 국립공원 입구로 가는 길부터 벌써 불쑥불쑥 등장하는 시-카
국립공원 입구 앞에는 작게 교육장이 있다
내가 간 시기인 식생 보호기에는 곰의 활동이 비교적 뜸하기에
교육장에서 곰 안전 교육을 이수하면 가이드 없이도 5호를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다
물론 곰 활동기에는 얄짤없이 전부 가이드 동행이다
내가 간 날 이틀 전에 곰 출현 현황판이 갱신된 모양인데
곰 입갤이 보고 되는 순간 해당 산책로는 폐쇄다
산책로의 입구
5호 트래킹 코스 안내판
작게 1호 2호 고가목도만 보는 짧은 코스가 있고
크게 5호 전부 다 보고 고가목도로 이어지는 긴 코스가 있다
나는 당연히 가이드까지 있기에 긴 코스로
시레토코의 숲은 빽빽한 원생림이다
원생림이라함은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숲을 말한다
산책길 정비 말고는 거의 손대지 않은 자연을 볼 수 있다
쓰러진 나무의 뿌리가 전위예술적으로 말라있다
잘 보면 바닥에 도토리가 떨어져있는데
곰은 식사의 80% 정도를 식물성 먹이로 떼우기에 도토리는 곰들이 아주 좋아한다
따라서 비바람 휩쓸고 지나간 다음날은
곰이 나타날 확률이 올라간다니 유의하는 것이 좋다
곰이 으름을 따먹기 위해 나무를 기어올라간 흔적
곰은 나무도 존나 잘 타기 때문에 곰니치와 당해도 나무 위는 올라가지 마라
다섯 개의 호수 중 5번째 녀석인 5호
건너편에서 숫사슴이 풀을 뜯고 있었다
에조시카의 성비는 3:7 정도기에 숫사슴은 귀하다
존나 정석적인 가문비나무
크리스마스트리에 쓰이는 그 녀석이다
딱따구리의 아파트
지금은 딱따구리가 살지 않는다
5호 다음은 4호
저 멀리 왜가리가 생선을 잡고 있었다
원래 이 구역은 얕은 웅덩이였는데
올해가 좀 가물어서 물이 다 빠져나가버렸다고 한다
이끼가 그 흔적
물이 있을 때는 곰이 미친듯이 나타나는 곰 핫플이라한다
4호에서 3호 가는 길에 이런 뻥 뚫린 고목이 있는데
그 안을 들여다보면 이렇게 천장까지 뻥 뚫려있어서 빛이 들어온다
근데 존나 신기한건 이 나무거 뒤진게 아니라는거다
속은 다 썩어 없어졌지만
뿌리와 줄기 겉부분만으로 생명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한다
자연의 경이란...
마찬가지로 이 녀석도 그런 식으로 가운데 부분 없이 살아있다
이렇게 되는 이유는 바람으로 윗부분이 날아간 뒤
지속적으로 비가 가운데로 유입되면서 상대적으로 물렁한 안쪽 부분이 썩어 사라지는 것이라 한다
사진 50장 제한 때문에 3호 4호 5호 야간야생동물관찰은
下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