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가 터키와 도입하기로 한 KAAN 전투기에 대해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고 현지 매체 ZonaJakarta가 보도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터키로부터 KAAN 5세대 전투기 48대를 도입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죠.
2025년 6월 자카르타에서 열린 방위 엑스포에서 체결된 이번 협정은 단순한 구매를 넘어 생산 협력과 기술 이전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KAAN 전투기는 아직 시제기조차 완성되지 않은 상태라는 점입니다.
터키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5세대 스텔스 전투기 프로젝트이긴 하지만, 실제로 양산에 들어가려면 상당한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죠.
글로벌데이터의 수석 분석가 하프리트 시두는 이번 결정을 인도네시아가 5세대 전투기 시대로 바로 "도입"하려는 시도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에서는 아직 존재하지도 않는 전투기에 거는 기대가 과연 현실적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노후화된 공군력, 급한 불부터 꺼야 하는데...
인도네시아 공군의 현실은 그리 밝지 않습니다.
현재 보유한 군용 항공기 대부분이 노후된 4세대 전투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5세대 공중 위협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군력 현대화는 시급한 과제입니다.
동남아시아 주변국들과 비교해보면 인도네시아의 상황이 더욱 절실해 보입니다.
싱가포르는 이미 F-35 전투기 도입을 확정하고 순차적으로 배치를 진행하고 있고, 태국도 F-35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역시 차세대 전투기 도입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 중국, 러시아 등 군사 강국들이 F-22, F-35, J-20, Su-57 등 5세대 전투기를 실전 배치해 운용하고 있는 가운데,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도 각국이 5세대 전투기 시대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죠.
KF-21과 KAAN,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더 큰 문제는 인도네시아가 현재 두 개의 5세대 전투기 프로젝트에 동시에 발을 담그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국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 KF-21 보라매 전투기 프로젝트에 여전히 참여하고 있으면서, 이번에 터키 KAAN까지 손을 뻗은 거죠.

원래 인도네시아는 KF-21 프로젝트에 12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약속했었지만 최근 이를 4억 4천만 달러로 대폭 줄였습니다.
KF-21을 50대 구매할 계획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지만, 재정 지원 감소는 참여 의지가 예전만 못하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시두 분석가는 "인도네시아의 두 가지 첨단 전투기 프로그램이라는 이중 전략은 현재 GDP의 1% 미만인 국방 예산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돈이 문제라는 얘기죠.
예산 현실과 맞지 않는 야심찬 계획
인도네시아의 국방 예산은 GDP의 1%도 되지 않습니다.
인도네시아 주변에 위협적인 나라가 없어 국방비를 높일 필요가 없는 상황이죠.
이런 상황에서 두 개의 거대한 전투기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특히 KAAN은 아직 개발 단계에 있는 전투기라서 추가 비용이 얼마나 들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KF-21의 경우 이미 시제기가 비행에 성공했고 양산 단계로 넘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반면 KAAN은 아직 프로토타입조차 완성되지 않았죠.

개발이 지연되거나 비용이 초과될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에 베팅하는 것이 과연 현명한 선택인지 의문이 듭니다.
더욱이 터키와 인도네시아 간의 장기적 협력 관계도 변수입니다.
양국은 이슬람 국가라는 공통점이 있어 쉽게 접근할 수 있었지만, 간 외교 관계가 틀어지거나 산업 협력에 차질이 생긴다면 KAAN 프로젝트는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터키 KAAN의 불확실한 미래
KAAN 전투기 프로젝트 자체도 여러 불확실성을 안고 있습니다.

터키가 5세대 전투기 개발에 뛰어든 것은 분명 의미 있는 도전이지만, 실제로 완성까지는 갈 길이 멉니다.
엔진 문제부터 각종 전자장비, 스텔스 기술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특히 터키는 NATO 회원국이면서도 러시아로부터 S-400 방공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F-35 프로그램에서 제외되기도 했죠. 최근에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트럼프 미 대통령과 만나 F-35 프로그램에 복귀 입장을 밝혔지만 아직 미궁인 상태입니다
이런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서 미국의 도움없이 KAAN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인도네시아 입장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전투기에 거액을 투자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고, 만약 KAAN 개발이 실패하거나 크게 지연된다면, 인도네시아는 엄청난 손실을 입게 될 것입니다.
현실적 대안은 검증된 기종 도입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가 현실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당장 시급한 공군력 현대화를 위해서는 이미 검증된 전투기를 도입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거죠.
F-35나 유로파이터 타이푼 같은 기종들이 그런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기종들은 기술 이전이나 생산 협력 측면에서 제한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정해진 시기에 정해진 성능의 전투기를 확실하게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인도네시아가 지역 방공 분야의 핵심 국가가 되려는 야망은 충분히 이해할 만합니다.
하지만 그 야망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예산과 능력에 맞는 현실적인 계획이 필요해 보입니다.
아직 존재하지도 않는 전투기에 미래를 거는 것은 너무 큰 도박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