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까지 뜰줄 몰랐다...공개되자 넷플릭스 1위 랭크 저예산 韓영화

공개되자마자 넷플릭스 영화 부분 1위 차지한 영화 '얼굴' 리뷰

영화 '얼굴'은 연상호 감독이 자신의 초기작 스타일인 '날것의 인간 본성'으로 회귀하여 제작비 2억 원이라는 초저예산으로 완성한 문제작이다. 넷플릭스 공개 직후 글로벌 1위를 기록하며 화제가 된 배경과 작품에 담긴 서늘한 메시지를 나름의 시각으로 분석했다.

연상호 감독이 돌아왔다. 하지만 우리가 익히 알던 'K-좀비'의 화려한 액션이나 거대 자본의 블록버스터가 아니다. 넷플릭스 1위를 차지하며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영화 '얼굴'은 연상호 감독의 초기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과 '사이비'에서 보여주었던 그 날카롭고 서늘한 '인간 혐오의 미학'을 실사로 완벽하게 재현해낸 작품이다.

이 영화가 가장 먼저 주목받은 이유는 단연 제작 환경이다. 박정민, 권해효, 신현빈 등 충무로의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참여했음에도 제작비는 단 2억 원. 촬영 기간은 단 3주에 불과했다. 연상호 감독은 "거대 자본의 간섭에서 벗어나 모난 구석이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저예산 시스템은 오히려 영화에 독특한 '르포르타주(Reportage)' 형식을 부여하며 극의 사실감을 극대화했다.

영화는 시각장애인이지만 누구보다 아름다운 도장을 새기는 전각 명장 임영규(권해효 분)와 그의 아들 동환(박정민 분)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어느 날, 40년 전 가출한 줄로만 알았던 어머니 정영희(신현빈 분)의 백골 시신이 발견되면서 평온했던 일상은 깨진다.

아들 동환은 어머니의 죽음 뒤에 숨겨진 진실을 찾기 위해 과거의 인물들을 인터뷰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들이 기억하는 어머니의 얼굴은 하나같이 "지독하게 못생긴 여자"였다. 영화는 5개의 인터뷰 챕터를 통해 '아름다움'과 '추함'이라는 잣대가 한 인간의 삶을 어떻게 난도질했는지를 집요하게 추적한다.

주인공 영규는 앞을 보지 못하지만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장인이다. 반면 앞을 보는 주변인들은 타인의 외모를 '추함'으로 규정하고 폭력을 정당화한다. 영화는 "눈이 먼 자는 누구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아들 '동환'과 젊은 시절의 아버지 '영규'를 동시에 연기한 박정민은 이 영화의 백미다. 그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에 서 있는 두 세대의 인물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비극이 어떻게 대물림되는지를 몸소 증명한다.

극 중 인물들이 영희를 '똥괴물'이라 부르며 멸시하는 과정은 소름 돋을 정도로 현실적이다. 이는 고도성장기 한국 사회가 '미적 기준'이나 '성과'에 부합하지 않는 존재들을 얼마나 쉽게 지워버렸는지를 상징하는 사회적 자화상이기도 하다. 영화의 클라이맥스에서 마침내 공개되는 영희의 실제 사진은 관객에게 형용할 수 없는 허무함과 불쾌감을 선사한다. 그녀의 얼굴은 괴물도, 경국지색의 미인도 아닌 그저 '평범한 한 인간의 얼굴'이었기 때문이다.

연상호 감독은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다가 마지막 순간 평범한 얼굴을 들이밀며, 우리가 타인에게 씌우는 '프레임'이 얼마나 허구적인지를 폭로한다. 영화가 끝나고 화면이 검게 변할 때, TV 화면에 비치는 관객 자신의 얼굴이야말로 감독이 보여주고 싶었던 진짜 '얼굴'이었을지도 모른다.

'얼굴'은 장르적 쾌감을 쫓는 영화가 아니다. 오히려 관객의 편안한 소파를 가시방석으로 만드는 불편한 영화다. 하지만 그 불편함을 견뎌낸 끝에 마주하는 진실은, 지금 우리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성찰을 제공한다.

총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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