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동선, 신설 지주 앞두고 퇴임 행보…한화비전만 남긴 이유는

김동선 한화비전 미래비전총괄이 신설 지주 출범을 앞두고 한화비전을 제외한 주요 계열사 직책에서 물러났다. /사진제공=한화그룹

김동선 한화비전 미래비전총괄이 한화비전을 제외한 주요 계열사 직책을 정리하며 신설 지주 내 역할을 재편하고 있다. 한화그룹이 테크·라이프 사업군을 묶은 신설 지주회사 출범을 추진하는 가운데, 김 부사장의 무게추도 유통·호텔 중심의 라이프 사업에서 한화비전 중심의 테크 축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 부사장은 신설 지주사에 편입될 주요 계열사 직책에서 잇따라 물러난 것으로 확인됐다. 김 부사장은 4월1일자로 한화갤러리아·한화모멘텀·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등에서 퇴임했다. 앞서 3월31일에는 ㈜한화 건설부문 해외사업본부장직에서도 물러났다. 2024년 1월 본부장에 선임된 지 약 2년 만이다. 현재 주요 직책으로는 한화비전 미래비전총괄만 남은 상태다.

한화는 김 부사장이 신설 지주 관련 업무에 집중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한화 관계자는 “현재 설립 추진 중인 신설 지주 재상장에 대한 거래소 예비 심사가 최근 통과된 만큼 앞으로 관련 업무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계열사 잇단 퇴임…한화비전만 남긴 김동선

김 부사장은 그동안 한화그룹 내 라이프 사업 확장의 전면에 서왔다. 한화갤러리아에서는 파이브가이즈 국내 도입과 식음료(F&B) 사업 확대를 이끌었고,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 등 신규 식음료 사업 확장에도 관여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서는 호텔·레저 사업과 푸드테크·외식 사업을 연결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김동선 한화비전만 남기고 전부 퇴임/챗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하지만 최근 김 부사장은 한화비전을 제외한 주요 계열사 직책에서 잇따라 물러나고 있다. 한화 건설부문 해외사업본부장에 이어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모멘텀에서도 직책 정리가 이뤄졌다. 건설·유통·호텔·모멘텀 관련 직책을 내려놓으면서 현재 남은 핵심 직책은 한화비전 미래비전총괄이다.

이번 퇴임은 단순한 겸직 해소를 넘어 김 부사장의 역할을 한화비전 중심으로 재정렬하는 과정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개별 계열사에서 라이프 사업을 직접 챙겼다면, 앞으로는 신설 지주 내에서 테크와 라이프를 연결하는 역할이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신설 지주 앞두고 ‘라이프 전면’서 ‘테크 연결축’으로

한화, 테크·라이프 신설 지주 출범 지배구조/챗GPT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한화는 인적분할을 통해 존속회사와 테크·라이프 사업을 담당하는 신설회사로 나누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분할기일은 기존 7월1일에서 8월1일로 연기됐다. 신설회사인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에는 한화비전·한화모멘텀·한화세미텍·한화로보틱스 등 테크 계열과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아워홈 등 라이프 계열이 편입될 예정이다.

김 부사장이 이 가운데 한화비전 직책만 유지한 점이 핵심이다. 한화비전은 보안·영상 솔루션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 로봇, 자동화 기술과 연결될 수 있는 회사다. 신설 지주 내에서 단순 보안·영상 장비 회사를 넘어 테크 계열의 연결축 역할을 맡을 수 있다. 테크 부문 내 유일한 상장사라는 점도 의미가 있다.

신설 지주 편입 계열사의 단순 합산 자산은 10조1600억원이다. 이 가운데 한화갤러리아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 라이프 계열의 합산 자산은 7조6885억원으로 전체의 약 76%를 차지한다. 외형상 라이프 계열 비중이 크지만 수익성은 테크 계열이 상대적으로 높다. 테크 계열의 합산 영업이익률은 5.4%로 라이프 계열의 2.4%보다 높다.

특히 한화비전은 지난해 영업이익 1623억원을 기록해 테크 계열의 핵심 수익원 역할을 하고 있다. 한화로보틱스와 한화모멘텀이 각각 영업손실을 낸 점을 감안하면, 김 부사장의 한화비전 잔류는 외형이 큰 라이프 사업에 테크를 접목해 효율성과 수익성을 높이려는 역할 재편으로 볼 수 있다.

김 부사장이 그동안 갤러리아·호텔·외식 등 라이프 사업을 직접 챙겨온 점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는다. 한화비전의 AI 카메라와 영상 분석 기술, 한화로보틱스의 협동로봇은 백화점·호텔·식음료 매장의 공간 운영과 보안, 서비스 자동화에 활용될 수 있다. 김 부사장에게는 라이프 사업 경험을 테크와 결합해 새 성장 모델을 설계하는 역할이 요구되는 셈이다.

한화비전 관계자는 “테크와 라이프 부문의 시너지가 중요 과제 중 하나인 만큼 테크 부문 주요 계열사이자 상장사인 한화비전 직책은 유지하면서 부문 간 시너지와 테크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 투자 방안 등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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