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코리아 게이트' 핵심 박동선 별세…향년 89세
1970년대 박정희 정권 당시 한·미 관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던, 이른바 '코리아 게이트'의 핵심 인물인 박동선 씨가 별세했습니다.
첫 한국인 로비스트의 삶을 김도훈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기자]
1970년대 중반 미국 워싱턴 정가를 발칵 뒤집어놨던 '코리아 게이트'의 핵심 인물 박동선씨가 그제 세상을 떠났습니다.
당시 워싱턴포스트에서 "박씨가 한국 정부의 지시로 미국 의원과 공직자 100여 명에게 불법 로비를 했다"고 보도한 게 사건의 시작이었습니다.
박씨는 1978년 미 의회 청문회에서 증언했고 자신의 일은 한국 정부와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박씨에게 돈을 받은 미국 현직 의원 1명이 유죄 판결을 받고 의원 7명이 징계를 받는 것으로 사건은 마무리됐습니다.
조지타운대 첫 아시아인 학생회장을 지낸 박씨는 1960년대부터 워싱턴DC에 사교모임 '조지타운클럽'을 만들어 현지 정계 인사들과 친분을 쌓았습니다.
2005년에는 이라크를 위해 불법 로비 활동을 했다는 혐의로 미국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국익을 먼저 생각하는 민간 외교관으로 불리길 원했다고 유족들은 전했습니다.
[박대식/박동선 씨 조카 : 세간에는 로비스트로 알려져 있잖아요. 본인은 그걸 받아들이는 게 거부감이 있으셨던 거 같아요. (스스로를) '중재자'다. 로비스트가 아니라. 그런 역할을 많이 하셨다고 그러더라고요.]
빈소에는 박씨를 애도하는 정·재계 인사들과 외교관들의 조문이 이어졌고 오늘 발인이 진행됐습니다.
[영상디자인 신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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