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쏘나타 디 엣지 2.0 가솔린 프리미엄 시승기, 엔트리 트림

2024년 상반기, 쏘나타의 판매량이 급증했다. 그에 따라 매스컴에서는 '국민차'의 재림을 시사한다. 쏘나타는 한국 승용차 시장의 표준과 같은 차량이었다. 4인 가정이 탑승하기 좋은 넉넉한 크기와 안락한 승차감, 적당한 가격대까지 대중들의 인기를 이끌었다. 하지만 같은 플랫폼을 공유하는 K5의 판매량에 밀리고, 아예 준대형 세단이 중형 세단의 시장점유율을 넘어서며 인지도는 급락했다. 쏘나타 판매 부진의 원인은 그 디자인도 많은 지목을 받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크로스오버형 SUV에 승용차 시장의 파이를 빼앗겼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지난 2024년 6월 쏘나타의 월간 판매량은 그랜저를 넘어선 바 있다. 2022년 1월 이후 2년 5개월 만의 성과다. 그에 따라 쏘나타의 상반기 성과는 K5와 5천 대 이상의 격차를 만들어 낸다. K5의 월간 판매량이 약 3000대라 한다. 다만, 아직 국민차의 '재림'이라고 보기에는 오류가 있다. 6월 쏘나타의 판매량 중 46.6%가 택시 사양이었다. 쏘나타 택시는 이전 LF 쏘나타 택시의 단종에 따른 업계의 반발에 따라, 지난 4월부터 중국 북경 현대 현지 생산분을 역수입하여 판매되고 있다. 월 2천 대의 공급물량으로 주문량을 소화해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관점에 따라 택시를 통한 판매량 증대도 '국민차'의 요건에는 충족한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제조사의 입장에서 주력 상품의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점이다. 대략 절반에 달하는 염가형을 제외하면, 실질 수요는 여전히 저조했다. 그래도 2023년에 진행되었던 페이스리프트를 통한 판매량 및 인식 개선 효과는 분명히 있었고, 쏘나타 디 엣지의 상품성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는 편이다. 4개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판매량이 꾸준히 상승한다. 하물며 르노 코리아의 SM6는 단종을 앞두고 있으니, 국산 D 세그먼트 세단에 대한 선택지는 쏘나타와 K5가 온전히 양분하게 된 상황이기도 하다.

시승 차량은 현대자동차의 쏘나타 2.0 가솔린 프리미엄이다. 2.0L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을 채택하고, 변속기로는 8단 대신 6단 토크컨버터가 맞물린다. 추가로 들어가는 편의 장비는 '인포테인먼트 내비' 하나의 패키지뿐이다. 패키지에는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 병렬 디스플레이, 듀얼 풀 오토 에어컨, 레인 센서 등의 편의 장비가 추가로 도입된다. 함께 무드램프와 멜란지 니트 실내 마감이 더해졌다. 하나의 패키지치고 옵션 구성이 많긴 하나, 프리미엄은 쏘나타 라인업 중 가장 하위 등급이라는 점 참고하시면 되겠다.

페이스리프트 이후 쏘나타 DN8의 디자인은 와이드하고 공격적인 스탠스를 지향하게 된다. 그래서 쏘나타 '디엣지'라는 서브네임을 덧붙이기도 했다. 우선 현대자동차의 신규 패밀리룩 요소로 채택하고 있는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가 전면 상단에 배치된다. 메인 헤드 램프는 양측 에어커튼 상단에 설치되어 있는 모습이다. 그리고 에어커튼 홀과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 사이의 가니시를 다크 크롬 색감으로 마감하여 그릴 크기를 최대한 과장시킨다. 전면 하단부를 마감하는 스커트까지 정교하고 얇은 형상으로 디자인되었다.

측면 디자인은 매끄럽고 날렵하게 다듬어져 있다. 원래 쏘나타의 디자인 철학은 '센슈어스 스포티니스'였다. 스포츠카처럼 곡선형으로 뻗어나가는 C 필러와 측면 패널을 과감하게 장식하는 라인들이 감각적인 조형미를 보인다. 이번 페이스리프트와 함께 전면 포지션이 더욱 낮아 보이고, 리어 오버행이 길게 상승하는 형태라서 공격적인 자세가 더욱 잘 느껴진다. 시승 차량은 엔트리 트림의 17인치 휠이 적용되어 있는데도 디자인이 꽤나 매력적이다. 로커패널을 블랙 하이그로시 색상으로 마감하면서 디자인의 포인트를 더했다.

그런 차체 하단부의 도장면은 뒤로 갈수록 더욱 넓어지면서 스포티한 프로필을 형성하여 준다. 리어 범퍼에 에어 인테이크 홀 형상을 기본으로 구현한 점도 국산 세단으로는 과감한 시도였다. 트렁크 리드 끝부분은 별도의 가니시로 장식하고, 에어로 핀 디자인을 적용하여 공기저항을 줄였다고 한다. 페이스리프트 이후 'H' 형태의 테일램프가 배치되기도 한다. 굉장히 얇고 넓어 차량이 더욱 와이드해 보이는 인상을 남긴다. 앞서 언급한 내용처럼 범퍼 하단부는 블랙 하이그로시로 넓게 도색되어 있고, 머플러 팁은 생략된 채 과감한 디퓨져가 부착되어 있다.

실내 디자인도 페이스리프트치고 많은 변화가 있다. 인포테인먼트는 12.3인치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로 구성했고, 최신 UI를 적용한다. 기존 쏘나타의 불편함으로 지적받았던 버튼식 기어 대신 칼럼 기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스티어링 휠에 엠블럼이 없다는 점도 특징이 될 수있다. 주행보조 기능은 전부 스티어링 휠 스포크에 배치되고, 일부 버튼은 암레스트 끝부분에 배치되었다. 에어벤트나 수납공간, 오토 에어컨 등 실내 구성요소의 디자인이 깔끔하게 마감되어 있다. 앰비언트 무드램프의 적용 범위가 디스플레이 하단에만 제한적인 건 아쉽다.

전륜구동 중형 세단답게 2열 공간은 넓고 여유롭다. 루프 형상이 패스트 백 스타일이지만, 의외로 2열 머리 공간도 딱히 답답하지 않았다. 시승 차량은 엔트리 모델이다 보니 C타입 충전 포트와 에어벤트 정도로 편의 장비가 간결하다. 만약 풀 패키지 사양을 출고한다면 2열에도 시트 열선과 암 레스트, 수동식 도어 커튼 등 다양한 장비가 추가될 것이다. 뒷유리 전동식 블라인드까지 추가되며, 6:4 시트 폴딩까지 지원된다. 스마트 전동 트렁크는 익스클루시브 사양부터 적용되며, 공간은 역시 넓고 평탄하여 사용하기 좋다.

시승 차량은 2.0L급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과 6단 토크컨버터 변속기가 채택된다. 1.6터보 대비 출고가는 67만 원가량 낮고, 연비와 출력은 떨어지지만 관리나 내구성 측면에서 이점이 있을 수 있다. 2.0L 엔진의 최고출력은 160HP, 최대토크는 20Kg.m이라 한다. 공차중량은 1475KG, 공인 연비는 최고 12.6KM/L로 인증을 받는다. 우선 2.0 모델의 장점으로 느껴졌던 부분은 엔진 회전 질감이다. 예상보다 부드럽고 정숙한 감각을 보인다. 엑셀에 대한 반응도 부드럽고, 일상적인 가속에서는 변속기도 자연스레 따라주는 느낌이 크다.

선형적인 가속감과 정숙성은 대중성을 목표로 하는 세단답다. 약간은 탄탄하다고 느껴지는 승차감도 트렌드에 비하면 대중적인 편이다. 낮은 요철이나 방지턱은 부드럽게 지나갈 수 있는데, 댐핑 스트로크 자체는 짧아진 느낌이다. 무게 중심이 낮게 깔려 있는 감각으로 안정적인 선회 감각이 나타난다. 스티어링 휠도 적당히 가벼운 편, 스포츠 모드에서만 무게감이 생긴다. 조향 감각은 약간의 언더스티어 타입, 스포츠 모드에서는 고 RPM 사운드가 인공적으로 증폭되기 때문에 운전자를 자극하는 느낌은 있다. 단, 사운드가 고급스럽진 않다.

크기 대비 중량이 가볍다 보니 급가속 성능도 치고 나가는 느낌이 있다. 특히 터보 엔진처럼 훅 튀어나가는 어색한 가속감이 느껴지지 않아 마음에 든다. 대신 100Km/H 이상의 고속에서는 힘에 부치는 느낌이 있다. 스포츠 모드에서 증폭되는 RPM 사운드 대비, 고 RPM에서의 최고출력이 부족하다 보니 조금 더 어색한 느낌이 든다. 확실한 건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딱 적당한 수준의 출력이다. 최근에는 소형 SUV를 중심으로 고출력 터보 엔진을 맞물리면서, 그 주행 품질에 비해 가속 성능만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

쏘나타의 2.0 자연흡기는 적정한 출력과 승차감, 정숙성의 조화가 매력이다. 참고로 1.6 터보에만 랙타입 파워 스티어링과 8단 토크컨버터를 적용해 주는 부분은 아쉽지만, C-MDPS의 스티어링 방식이라 하여금 그 정교함의 차이를 체감하긴 어렵다. 아마 변속기가 바뀐다면 연비는 소폭 개선될 듯하지만, 차량 가격차로 미리 무마하는 셈이 아닐까 싶다. 자연흡기의 회전 질감과 내구성, 터보의 출력과 세팅 그 이점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그 외에 기본으로 적용되는 '차선유지 보조 기능을 가장 편리하게 이용했던 것 같다.

쏘나타 디 엣지 2.0 자연흡기 프리미엄 트림을 시승했다. 간결하면서도 날카로운 외모가 마음에 든다. 특히 낮은 출고가의 기본 외관인데도 차등이 크지 않은 모습이다. 실내 디자인도 위에서 언급한 패키지만 추구하면 정갈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서론에서 쏘나타의 판매 반등에는 오류가 있다고 설명했다. 단, 상품성 재고에 노력한 것도 사실이었다. 준대형 세단보다는 스포티하며, 준중형 세단에 비해서는 명확히 고급스러워야 하는 중형 세단의 수요를 잘 이해하고 있다. 가격에 대비한 상품성을 따지면 오히려 소형차보다도 훌륭했다.

글/사진: 유현태